옛날 동래(현재 부산) 지역의 정공단, 송공단, 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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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광역시 지역은 조선시대 동래도호부였습니다. 지금은 지명 앞뒤가 바꿔서 부산광역시 동래구로 '동래'라는 명칭이 남아 있지만 옛날에는 동래도호부 지역에 부산포라는 작은 포구가 있었죠.
동래도호부는 경상도 지역의 대표적인 군사도시였습니다. 조선후기에는 동래 지역 인구가 4만에서 5만 사이였는데, 동래에 있던 군부대가 대략 오늘날 군대와 비교할 때 사단 또는 여단급 4개(경상좌수영, 금정산성 동래독진, 부산포진, 다대포진), 그리고 독립 대대급 4개(두모포, 개운포, 서평포, 포이포)가 있었죠.
물론, 이런 규모라는 것은 전쟁 발발시 동원령이 내려진 후 완편 병력일 때의 여단급(1~5천), 대대급(500명)이고 평상시 규모는 크지 않았습니다. 조선시대 군대가 대부분 그러하듯 평상시에는 잘해야 지휘소 내지 본부중대 병력만 갖추고 있었죠.
동래도호부를 군사도시로 특징짓는 것은, 이처럼 외교 및 군사적으로 대일본 최전선이라서 군부대가 많이 주둔하고 있었던 이유도 있지만, 조선시대 500년 넘는 전기간을 통틀어 문과 과거시험 급제자가 겨우 3명 정도만 나왔을 정도로 대표적인 무반읍(武班邑 : 무인들의 고장)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군부대가 하도 많다보니 그런 군부대에 소속되거나 군사부분에 관계된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소위 진짜 양반이라고 하는 문관들을 거의 배출하지 못했죠. 500년 동안 3명 배출했으면 거의 150년에 1명꼴로 문과 과거시험 급제자나 나온 것이니까 실제 급제자가 나왔을 때에는 온동네가 난라도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플랜카드가 이렇게 걸렸을 겁니다. '(경) 150년만에 문과 급제자 배출 (축)'
하여간, 이 동래에는 정공단, 송공단, 윤공단이라는 3개의 제단이 있습니다. '단'은 제례를 지내는 단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고, 중간의 '공(公)'은 위인에게 붙이는 호칭입니다. 그리고 제일 앞 '정(鄭)', '송(宋)', '윤(尹)'은 사람 이름의 성씨죠.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짐작하는 분이 많이 계시겠지만, 모두 임진왜란 초반에 전사하신 장수들을 모신 제단입니다.
정공단 : 부산진 첨절제사 정발 장군 및 부산진성 전투에서 순국한 사람들을 모신 곳
송공단 : 동래부사 송상현 및 동래선 전투에서 순국한 사람들을 모신 곳
윤공단 : 다대포진 첨절제사 윤흥신 장군 및 해당 전투에서 순국한 사람들을 모신 곳
정공단은 동구 좌천동(임진왜란 때 부산진성 남문 자리)에 있고, 송공단은 동래구 복천동(동래읍성 내부)에, 윤공단은 사하구 다대동(옛 다대진성 북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음력 4월, 그 전투가 벌어졌던 날에 제례를 지내고 있죠. 조선시대만 해도 그 지역 지방관원, 장수들이 직접 지냈지만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주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1차 전투인 부산진성 전투에서 정발 장군은 군사와 백성 1천 명 미만으로 부산진성 전투를 치뤘습니다. 1만 명이 넘는 일본군이 공격해 들어오는데 불과 수백 명으로 작은 성을 사수하려던 정발 장군과 백성들의 시선과 다짐을 생각해 보면, 그들의 희생으로 짧게는 반나절, 길어야 하루 정도 시간을 벌지 못했지만 그런 것들이 쌓여서 의병들이 봉기하고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할 시간이 확보되었다고 봐야겠죠.
부산진성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한 동래부사도 불과 3천 남짓한 병사로 3만 명 일본군을 상대했고, 부산진 남쪽 다대포진의 윤흥신은 겨우 400명 병력으로 일본군 공격에 맞서 한 차례 격퇴했다가 이튿날 전투에서 모두 전사했습니다.
구식 군대가 폐지되기 얼마 전(1880년대?)에 다대포진 첨절제사로 부임했던 인물이 남긴 일기에 송공단, 윤공단 등의 제례에 직접 참여하면서 느낌 감회가 잘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임진왜란 이후 약 200년이 지난 시점까지 그 비장미가 동래 지역 사람들 사이에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시기라서 더 그랬겠지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부산 지역을 방문 또는 관광하실 때 한 번씩 들려보시는 것 어떨까 싶네요.
(원래 무슨 내용을 쓰려고 글을 작성했던 것인지.. 글을 쓰다 보니 까먹고 대충 마무리합니다.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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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sserit님의 댓글의 댓글
Gesserit님의 댓글의 댓글
dustku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고보니 정공단 바로 앞은 바닷가였겠네요
Gesserit님의 댓글의 댓글
화신님의 댓글
아마도 관련된 곳이 아닐까 합니다.
오랜만에 기억이 났습니다.
조상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ㅠㅠ
파란바람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