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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로 아버지와 관계가 크게 틀어져 버린 20대 취준생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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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Aircooled 112.♡.53.126
작성일 2024.12.09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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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20대 후반, 보기 드문 20대 남자 민주당원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586 세대이시고 충청도 스타일 보수이십니다...

내란 사태가 터지고 난 다음 통화했을 때, '이재명은 범죄자이기 때문에 지금 탄핵하면 이재명에게 정권을 헌납하는 꼴이 되므로 탄핵하면 안된다' 라는 말씀을 하셔서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항상 정치인은 다 그 놈이 그 놈이라 하시면서 정치혐오적인 정서를 드러내시면서도 민주당에는 절대 표를 안 주시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인 이재명 증오를 하시는 모습이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아버지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설마 내란을 옹호하는 말씀을 하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국회에도 나갈려고 했는데 그 동안 밤낮없이 바쁘기도 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그런 말씀을 하신게 결정적으로 충격이 컸는지 결국 몸살이 나서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추운 날씨와 여러 어려움을 뚫고 시위에 참가하신 분들에게 참 면목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화를 내거나 싫은 소리를 못하는 아들입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들은 뒤 며칠 동안은 괜히 연락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모진 소리를 할까 싶어서 연락과 통화를 안 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이 없는게 걱정되셨는지 하루에 한 번 두 분이 계속 전화를 하셔서 오늘 아침에 아버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냐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부모랑 연 끊고 살 생각이냐, 그게 지금 새벽댓바람부터 할 질문이냐, 어떻게 며칠동안 전화도 안 받고 부모를 걱정시키는 것도 모자라 부모자식간 일에 정치를 끼어들이냐, 사람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건데 왜 너의 생각을 강요하냐,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민주주의 나라에서 사는 시민으로서 입장이 나뉘면 안되는 부분이라고 가까스로 항변하니... 할 말 없으니 끊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또 제가 가해자가 되어버렸네요... 저도 지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는데 막막해서 그냥 여기에라도 하소연을 해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댓글 56 / 2 페이지

PeterK님의 댓글

작성자 PeterK (182.♡.171.16)
작성일 12.09 10:20
많이 힘드실텐데, 우선은 건강을 잘 추스리시면 좋겠네요.

그래도 위로의 말을 드려보자면,
꼭 이런 정치적 사안이 아니더라도
30살 이후부터는 이런저런 가치관충돌 사안이 여럿 출현하는데,
저는 이게 지극히 정상적인 거라는 알게된 후에는
마음이 편해졌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 같아요
겉으로 보기엔 대부분 사람들이 부모와 원만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원만한 케이스가 되려 드물다는 거죠.

가치관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상수이고
여기서 갈림길은
이 충돌에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 인것 같아요.
충돌을 충돌로 마무리하면 긴시간 너무 힘들구요
충돌을 쿨다운해서 마무리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문제>와 <감정>을 분리하라고요

우선 <문제>때문에 생긴 <감정>을 가라앉히는게 중요하고
그 출발은 다름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다음
<문제>는 문제대로 <아 그렇구나> <생각이 다르구나> 정도로 마무리하고
머릿속 심란함을 훌훌 털어버리는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저 방식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번 탄핵문제 같은 경우라면

PeterK님의 댓글

작성자 PeterK (182.♡.171.16)
작성일 12.09 10:34
부모님세대의 정치관은 일종의 자존심 같은 거라서
논리적 설득이나 공감은 불가능한 문제같아요.
(뭐가 옳고 그르냐 의 단계는 진작에 끝나버린 그런것)

그런 가치관이 어떤 이유로 형성되었는지
어디를 지적해야 이게 교정이 가능할지
이런 고민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거죠.

친구라면 손절이라도 가능한데,
그래도 부모님이고 수십년 더 어울리고 살아야 관계이니

저라면, 이 대화가 행여 다시 올라오더라도
절대 <감정>을 흥분하지말고
조곤조곤 저는 이런이런 이유로 탄핵찬성하는데
마지막엔 <하지만, 부모님 의견도 존중한다고>
<서로 생각을 알았으니, 이 이야긴 더 하지마시죠>
라고 마무리할 것 같아요

부모님도 아들의 마음을 설득하는게 불가능한 건 알거고
그래도 마지막엔 부모님의 면을 세워주는 거니까
웬만하면 적당히 쿨링다운으로 끝나더라구요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조곤조곤>
<마지막엔 부모님 자존심 세워줘서 감정적퇴로를 열어주기>

PeterK님의 댓글

작성자 PeterK (182.♡.171.16)
작성일 12.09 10:38
휴, 힘든 문제에요.
참고로 저는 2번정치성향 사람과는
<옳고 그름>이야기는 안통할 걸 알아서
오직 <경제성적> 이야기만 건조하게 흘려주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설득은 못해도 입을 막아버리는 효과는 꽤 있어요

예컨대 다음과 같은 자료들.
1만불 시대는 김대중이, 2만불 시대는 노무현이, 3만불 시대는 문재인이 열고
보수대통령은 경제말아먹기만 한게 수십년 역사로 증명.
과거 역사에 비추어보면, 진보대통령이 들어서야 4만불, 5만불 시대로 갈수있지 않겠냐.
나머지는 관심없음. 끝. 이런식으로.



PeterK님의 댓글

작성자 PeterK (182.♡.171.16)
작성일 12.09 10:47
그리고, 어찌어찌하다 <정치가치관> 이야기가 나와서
어쩔수없이 말을 섞을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역시 <담담하게, 드라이하게>
역대 보수대통령 업적 조곤조곤 열거한다음
이러이러한 이유로 나는 진보이고
<하지만 뭐 사람생각은 다르니까, 당신의 보수성향 존중합니다.> 하고
대화종료시켜버립니다.
(싱긋 웃으면서, 됐고 밥 뭐 먹을래 이러면서 상황종료)

이승만 : 민간인학살,부정선거로 자진하야,해외도주
            (특히, 625전쟁때 한강다리 끊고 국민들 버려두고 도주)
박정희 : 18년 국민학살,독재하다 사살
전두환 : 국민학살, 군사반란 사형선고 범죄자
노태우 : 국민학살, 역시 군사반란 범죄자
김영삼 : IMF로 국가부도
이명박 : 징역 20년 벌금 수백억 얻어맞은 부패범죄자
박근혜 : 징역 30년 이상 맞은 국정농단 범죄자.
윤석렬 : 형량이 사형,무기징역인 내란,반란 친위쿠데타 범죄자

시간금방간다님의 댓글

작성자 시간금방간다 (183.♡.119.117)
작성일 12.09 10:58
12월 3일 계엄이 성공했으면 수많은 국민들이 죽었을겁니다.
나 또는 우리 가족, 친구들이 될 수 있습니다.

광또리님의 댓글

작성자 광또리 (49.♡.38.4)
작성일 어제 01:01
아버지의 생각이 뭐가 중요합니까. 제 입장에서 그저 작성자가 대견합니다. 아버지는 엄밀히 말하면 날 낳아주신 분에게 정자를 제공해주셨을 뿐이지, 저 광화문 거리에 태극기 흔들고 있는 수많은 범부 중에 하나일 수도 있는 겁니다. 작성자께서도 그걸 인정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셨으면 합니다. 저라면 아버지 면전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을 겁니다. 실제로 생전에 그랬고요. 그저 아들 입장에서 미친듯이 깐족거릴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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