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천에 올라와서 생활한 지 6년째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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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서 뉴스보다가 생각해보니
'오늘이 10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이 날이 나름 기념할만 날인게
그 전까지 목포에서 좀 대책없이 살고 있었는데
(당시 구몬 교사 하고 있었죠)
군대에서 알게 된 친구가 '거기서 그렇게 있지 말고 올라와서 일하면서 공부하라'라고 했는데
문제는 제가 돈이 없었습니다.
친구가 집 알아봐줘서 보증금 300만원만 있으면 생활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돈이 없어서 부모님께도 좀 이야기도 해봤지만 '돈 없다'라는 말 듣고
올라가려는 거 포기 하고
(또 엉뚱하게도 그 친구가 사기꾼 아니냐 오해를 받아서 본이 아니게 미안한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그냥 아무 생각도 안들어서 나름 열심히 글 썼던 '이토랜드'에
'제가 서울가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는데 월세금 마련 못해서 포기했다. 기분 전환 좀 하게 달리기 좀 할테니 신발 좀 추천해 달라'라고 글 올렸는데
얼마 가지 않아 어떤 분에게서 쪽지가 하나 오더군요.
'당신, 그 돈만 있으면 열심히 살거냐?'라고 짧막하게 물어보니까'
답장으로 '그럴 생각이었는데 돈 없으니 그냥 여기 있어야겠다'라고 보냈더니....
세상에...계좌번호 보내주면 300만원 보내준답니다...
그리고 그 돈 안 갚아도 된답니다....
쪽지받고 어이가 없어서..일단 부모님과 친구에게 말했더니..
물론 둘 다 저처럼 못믿더군요..(하긴 저도 이게 뭔가 했는데...)
친구는 사기치는게 아냐니 조심해라 라고 해서 저도 고민 엄청했는데
쪽지가 또 와서...맘 바뀌기 전에 빨리 계좌번호 보내랍니다...
또 엄청 고민하고. 부모님과 친구에게 또 이야기 하고
결국에는 답장으로 계좌번호 보냈더니..
정말 보내주더군요....
그리고 또 하는 말이
안 받을 테니까 그냥 서울에서 열심히 살랍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어렵게 부천 올라왔는데
'그래도 나중에 꼭 연락해서 다시 보내줘야지' 했는데
몇 달 지나니 연락도 안되더군요...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6년을 살았습니다.
살다보니 보이스피싱 사기도 당해보고 그래서 신용문제도 크게 당해보고
지금도 겨우 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의문의 300만원' 임팩트가 너무 커서 그냥 거져 고생한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 분이 어떤 분인지...평생 생각날 것 같습니다.
Ecridor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