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년이 온다, 5.18 광주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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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잠시 한강 작가님의 스웨덴 현지에서 국내 기자와의 간담회가 있었네요.
늦게 알아서 끝날 무렵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기자의 질문이 이거였습니다.
경향신문의 어떤 여기자가 질문하기를 과거 한강 작가께서, 자신의 작품 소년이 온다를 많은 독자들이 읽어주실 때
비로소 5.18 광주가 완성이 될 수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를 기자가 물었습니다.
작가의 답변은 '소년이 온다는 실제로 있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쓴 소설이다. 그 소설이 얇기 때문에 독자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읽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5.18 광주를 알게 되는 '입구'로서의 역할을 작가는 기대했고, 그 기대대로 많은 독자들이 소년이 온다를 읽게되면 그것이 5.18 광주의 '완성'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제 개인으로 보자면, 5.18 광주를 당시의 영상이나 이후에 다큐로 만들어진 것들,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의 특검등을 통해 언론에서 다루어진 표면적인 사실들로 어느 정도의 뼈대는 알고 있었죠.
이런 토대 위에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비로소 죽은자, 죽인자, 산자, 5.18 상황안에 광주에서 있던 이들, 그리고 그 바깥에서 방관자에 입장에 있던 이들, 5.18로부터 도망친 이들, 5.18에 맞서면서 인생이 망가진 이들의 복합적인 레이어들을 종합적으로 조망하게 되면서 5.18의 대한민국 내에서의 역사,사회,문화적 의미들을 입체적으로 구축하게 되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얇은 책을 통해서 그러한 입체적 심상을 구축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죠. 하지만 그 고통은 작가가 겪었을 고통에 비하면 미미할 겁니다.
한강 작가 본인이 밝히길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면서 받은 데미지는 아직도 온전히 치유되지 않았다고 얘기한 바가 있죠.
개인적으로 이번 12.3 윤석열의 반란사태가 미수로 끝난 데는 5.18 광주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남긴 트라우마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침 작년말 개봉했던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 그리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소년이 온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던 것이 '5.18 광주'의 트라우마를 대한민국 대중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입체적으로 구축되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대다수 국민들에게 잠재의식 속에 5.18 광주같은 일은 다시 있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을 심어준 것이, 12월3일에 수많은 시민들의 행동으로 분출되지 않았나 싶어요.
다시 한번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Rebirth님의 댓글
'다시 한번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
광또리님의 댓글
과객님의 댓글
스톰스매시님의 댓글
'여리지만 심지가 굳은 꺼지지 않는 촛불'
Enwoon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