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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내한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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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_2_3
작성일 2025.04.24 22:11
2,218 조회
35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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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이 어느덧 내일 하루만 남았습니다. 저는 4회차인 4월 22일 공연을 보고 왔어요.

  • 콜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최애 가수지만 그렇다고 딥한 코어팬은 아닙니다. 저는 Viva la Vida로 입문한 아주 평범한 라이트팬이에요. 이만한 대규모 콘서트도 태어나서 처음 가봤습니다.



  • 2017년 내한 때는 노오력이 부족해서 티켓 구경도 못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호들갑 떨며 미리미리 선예매 자격(?)도 따놨습니다.



  • 지난해 9월, 선예매 오픈하자마자 입장했는데 3만5천번째. 아니 무슨 다들 로봇이세요?



  • 순서가 다가올수록 막 가슴이 뛰고 손이 떨리더라고요. 점심도 거르고 약 30분 만에 저희 가족 3장 예매에 성공했습니다.

  • 첫날이냐 마지막 날이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막콘에 의미를 두고 싶어서 22일로 정했는데 나중에 24일과 25일이 추가되면서 쓸데없는 고민이 됐죠 ㅎㅎ

  • 원하는 자리는 이미 털린 뒤였고, 더구나 3연석은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냥 보이는 자리를 냅다 주워 담았습니다. 그나마 (예매일 기준) 4회 공연으로 분산된 덕분에 이 정도였던 것 같아요.

  • 공연을 일주일쯤 앞두고 아이 학교에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냈습니다. 제목에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관람’이라고 쓰고, 영국 록 음악이며 공연문화며 공공질서며 늘 그렇듯 거창하게 써 냈어요.



  • 공연 당일 5시 넘어 느즈막이 도착했습니다. 콜플이 4명인지 5명인지도 모르고 힙합만 듣는 중학생 아들이 굿즈티 입고 싶다길래 예정에 없던 MD부스에 갔어요. 늦게 갔기 때문에 당연히 사이즈가 거의 동난 상황이었습니다.



  • 그래도 월드투어 티셔츠는 수량이 넉넉한지 인기가 없는지 사이즈가 있길래 살 수 있었어요. 밖에서는 2만원도 아까울 것 같은 얇은 티였지만 6만원x3 결제. 그래도 이걸 입으니 막 찐팬이 된 것 같고 기부니가 났습니다.



  • 와 서울 공연 6회 대단해요. 공연 횟수가 런던 다음으로 가장 많습니다. 과연 대통령 탄핵 축하 전문.



  • 안 그래도 늦게 왔는데 줄 서서 티셔츠까지 사느라 입장이 많이 늦었습니다. 이 날 비가 많이 내렸는데 공연 시작 전에 그쳐서 다행이었어요.

  • 이런 콘서트가 처음인 촌놈이라 뭐가 필요하고 필요 없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가져갔는데 아웃도어 간이 방석과 콘서트 망원경은 완전히 쓸모없었고 짐만 됐습니다. 큰 백팩이 반입 금지여서 슬링백을 가져가느라 물건을 많이 챙기지 못한 게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 어렵게 자리를 찾아 앉았을 때는 이미 트와이스의 오프닝 무대가 한창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안 보여요...



  • 티켓값이 가장 비싼 지정석이었는데 뒤쪽이어서 무대가 너무 멀었습니다. 무대 위 사람이 손톱보다 작게 보였어요.

  • 멀기도 멀지만 그보다 높이가 애매했습니다. 이 정도 떨어진 거리면 차라리 공연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위쪽이 훨씬 낫겠더군요.

  • 나중에 유툽 영상들을 찾아보니 스탠딩 앞쪽이나 스탠드 윗층은 나도 같이 본 그 공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경험을 주더라고요ㅠ



  • 유명한 그 화면. 한일전은 이겨야죠.


  • 공연은 말해 뭐해요,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았다 일어났다 뛰었다 하며 즐겼네요.


  • 이번 내한공연에 맞춰 공개한 트와이스 버전 WE PRAY도 잘 들었고요.

  •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콜플 노래 3곡은 아마 Viva la Vida, A Sky Full of Stars, Every Teardrop is a Waterfall일 겁니다. 최애곡 셋 중 Every Teardrop...이 세트리스트에 빠져서 아쉬웠어요.

  • 저는 Viva la Vida 이후에 발표한 곡들을 좋아하고 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공연에서는 제가 평소 듣지 않았던 Viva la Vida 이전의 초기 곡들이 큰 울림을 주더라고요.


  • Yellow 시작할 때는 전율이 등골을 타고 내려가며 닭살이 돋았고, Fix You 기타 리프에는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습니다. 이런 곡들이었나 하고 놀랐어요. 오히려 열광하려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던 Viva la Vida는 평범하게 느껴지고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 연출이 가장 환상적이었던 무대로는 A Sky Full of Stars를 꼽고 싶어요. 정말 화려하고 예쁘고 멋진 공연이었는데 아쉽게 영상으로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크리스 마틴이 노래하다 멈추더니 폰이며 카메라며 다 집어넣고 오롯이 즐기자고 하길래 저도 두 팔 들고 눈으로만 담았습니다.


  • 세트리스트에 My Universe가 있어서 내심 BTS 멤버는 기대했지만 로제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한 게스트였습니다. 콜플 공연에 로제님 출연이라니 정말 콜플 출세했네요.

  • 브루노 마스처럼 크리스 마틴도 “아-파-트”라고 또박또박 발음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제야 영미권 사람들도 아파트를 제대로 발음할 수 있게 됐군요. 김구 선생님 요즘 많이 바쁘시죠?

  • 콘서트가 모두 끝나고, 식상한 표현이지만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진짜 딱 한 번만 더 보고 싶었습니다. 다시 본다면 폰이고 가족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즐기겠다고 생각했어요.



  • 퇴장할 때는 난생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인파에 압도되어 무서웠는데 걱정과 달리 빠르고 질서정연하게 사람들이 빠졌습니다.



  • 제가 앞으로 살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절반 이상 산 것 같은데 이번 콜플 콘서트는 죽는 날까지 기억할 일생일대 이벤트가 될 것 같습니다.

  • 크리스 형(아님) 고마워요. 형(아님) 덕분에 내 인생 적재적소에 브금이 깔리고 조금 더 멋있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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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 1 페이지

샴슌이님의 댓글

작성자 샴슌이
작성일 04.24 22:20
멋지고 재미난 후기 잘 읽었습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2:46
@샴슌이님에게 답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ubyBlood님의 댓글

작성자 RubyBlood
작성일 04.24 22:35
콘서트 예매부터 현장까지 함께한 느낌입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2:47
@RubyBlood님에게 답글 언젠가 후기를 쓰겠지 하고 스샷 찍어둔 보람이 있네요 ㅎㅎ

PWL⠀님의 댓글

작성자 PWL⠀
작성일 04.24 22:58
같은 날 보셨네요! 저도 즐겁게 봤어요.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3:16
@PWL⠀님에게 답글 같은 시공간에 계셨군요. 아 정말 즐거웠습니다

레베카미니님의 댓글

작성자 레베카미니
작성일 04.24 23:01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3:17
@레베카미니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안냥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안냥요
작성일 04.24 23:03
잼나게 읽었네요 그리고 멋지네요
공연좋아하지만 내한공연 이런건 가본적 없거든요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3:18
@안냥요님에게 답글 저도 이런 대규모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한번 경험해볼 만했어요. 콜플 티켓팅하면서 국내 아이돌 공연 보기는 정말 어렵겠구나 실감했습니다

타임스케이프님의 댓글

작성일 04.24 23:12
저 머나먼 옛날 셀린 디온 내한공연을 가본 게 마지막 기억인데, 올려주신 콜드플레이 후기를 읽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말씀처럼 콜드플레이 곡들이 희한하게 떼창에 최적화된 락 발라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3:21
@타임스케이프님에게 답글 셀린 디온이면 보컬이 아주 파워풀했겠네요. 콜드플레이는 그런 소리를 들려주진 못하죠

할퍼맨님의 댓글

작성자 할퍼맨
작성일 04.24 23:18
저는 첫날 4/16에 다녀왔는데 이 글을 보니 그 날의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비슷한 감정을 똑같이 순서대로 느껴서 살짝 놀랐습니다. 진짜 이런게 같은 공간, 같은 콘서트를 관람한 사람들이 같은 감정으로 하나되는 그런 신기한 느낌, 경험인 것 같습니다. 진짜 그래서 콘서트도 다녀봐야 하는 것 같아요.
너무너무 좋았고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싶습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3:23
@할퍼맨님에게 답글 아 정말이에요. 이런 건 경험해봐야 하는 거였어요

ruther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ruthere
작성일 04.24 23:21
Yellow 뮤비 분위기도 노래도 너무 좋아서 한때 무한 반복 재생했었죠. 젊은 크리스 마틴의 그 순수하고 말간 얼굴이 저에겐 청춘의 표상처럼 각인돼 있습니다. 정말 소중한 경험 하셨네요. 부럽습니다!ㅎ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4 23:25
@ruthere님에게 답글 저는 사실 초기곡들을 잘 모르고 안 들었는데 이번에 느낀 점이 아주 많습니다

마음13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마음13
작성일 04.24 23:28
뽑기 실패인지 게스트 없는날 공연 봤는데 다른날 진도 오고, 로제도 왔다니 은근 부럽습니다^^ 정성스런 후기 잘봤습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0:03
@마음13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인면조님의 댓글

작성자 인면조
작성일 04.24 23:49
오늘 5회차 보고 막 들어왔슴다 ㅎㅎ
오늘은 게스트가 없어서 좀 아쉽긴했네요.
콜드플레이 공연은 진짜 최고네요!!!!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0:03
@인면조님에게 답글 진짜요. 최고예요!

영심이™님의 댓글

작성자 영심이™
작성일 04.24 23:54
저도 같은날 봤습니다.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16일 첫공연 이후 급하게 시야제한석을 구해 갔습니다.
비슷하게 Viva La vida 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이전 앨범들은 몇곡 미드에서 들었던 정도...) 콘서트에서 시작되는 순간 자리에서 자동으로 튀어 오르게 되더군요.
하이라이트인 A sky full of stars 도 좋았지만 Something Just Like This 도 좋았습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0:06
@영심이™님에게 답글 와 두 번 보셨군요. 아 정말 빈손으로 딱 한 번만 더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24일이나 25일 표를 찾아봤는데 당연히 구하기 힘들고, 구할 수 있는 건 너무 비싸서 포기했습니다

영심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영심이™
작성일 04.25 00:16
@1_2_3님에게 답글 아... 제가 글을 오해하게 썼군요. 16일 첫공연은 유튜브로 봤습니다. ㅋ
평생에 남을 공연이었어요. 시야제한석이라도 사서 간 저를 칭찬중입니다.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0:19
@영심이™님에게 답글 아 제가 잘못 읽었네요 ㅎㅎ 첫콘 보시고 또 가신 줄 알았습니다. 휴 이제 배가 안 아픕니다 ㅋㅋ

솔고래님의 댓글

작성자 솔고래
작성일 04.25 02:21
4/16,18
이렇게 두번 다녀왔는데 16일은 8년전과 날짜를 맞추어 세월호 추모해준 기억으로 다녀오고
18일엔 한번 공연 봤다고 휴대폰 집어넣고
콜드플레이 그자체를 즐겼네요.
어짜피 스탠딩 뒷번호고 C스테이지에서도 콜플 나오니 뒤라도 밴드 볼수 있었기에 또 이렇게 추억을 쌓게 되네요. 탄핵없이도 4년에 한번씩 와주면 좋겠네요 ㅎㅎ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6:37
@솔고래님에게 답글 다시 없을 기회라 생각하니 이 순간을 짧게라도 영상으로 남기고 싶고, 한 손에 폰을 들고 있으려니 박수도 제대로 못 치겠고 어중간한 상태가 되더군요. 다회차 관람하는 이유를 너무 잘 알겠더라고요

샴페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샴페인
작성일 04.25 03:14
멋진 공연 후기 정말 재미있게 한자 한자 놓치지 않고 잘 읽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공연을 본게 대학생 때인 85년이고 그 후 40년간 꾸준히 공연을 보러 다녔는데 이제 예년만큼 감동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갈때마다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지라 최근 30년 이내에 한국 뮤지션이라고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아이유 정도만 컨서트에 가보았고 7월의 블랙핑크 스타디움 공연을 예매해 놓고 대기중입니다. 항상 혼자 공연 다녔는데 이번 컨서트는 아내와 딸과 가게 되어 좀 색다를 거구요.

그런데 객석에서 무대가 멀었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충분히 잘 즐기셨나요?(써주신 감상으로 짐작은 됩니다만...) 콜드플레이 공연은 한번도 못가봤는데 써주신 글을 보고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7:29
@샴페인님에게 답글 저도 앞으로 기회되는대로 공연을 보러 다닐 것 같습니다. 표를 구할 수 있을지가 문제지만요ㅠ

사실 공연날에는 아 너무 머네 하고 아쉬운 정도였는데 나중에 다른 유툽 영상들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무대 바닥에도 화려한 연출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거든요 ㅎㅎ

지정석 중에 가장 높은 등급이었는데 알고 보니 가격은 가장 비싸면서 거리는 멀고, 거리는 멀면서 무대 전체를 조망할 수도 없는 위치였어요.

제가 이런 대규모 공연장 경험이 없어서 막연히 비싼 자리가 더 좋겠지 했는데 적어도 콜플 공연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 경험이다 생각해야죠 ㅎㅎ 다음엔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림동루니님의 댓글

작성자 신림동루니
작성일 04.25 03:49
저는 안(못) 갔지만 와이프는 세번 다녀왔어요. 좋다고 난리입니다. ㅎ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7:33
@신림동루니님에게 답글 아내분이 찐팬이시네요. 기억에 오래 남을 공연이었는데 다회차 관람 부럽습니다

Pluto님의 댓글

작성자 Pluto
작성일 04.25 08:42
4.16. 첫 공연에 돌출무대 펜스잡고 봤습니다 ㅋㅋ
모든 곡 다 좋았지만, sparks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올해 중 가장 좋은 기억이네요

1_2_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1_2_3
작성일 04.25 09:25
@Pluto님에게 답글 저는 한순간만 꼽으라면 Fix You에서 징징징징징 기타 리프 시작될 때였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을 순간적으로 느꼈네요. Sparks, The Scientist 등 제가 평소에 듣지도 않던 곡들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고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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