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 에버랜드 서킷 런 10k - under 50분 부문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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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봐라 1.♡.225.139
작성일 2024.11.23 20:55
분류 대회후기
9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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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에버랜드에서 개최된 

스피드웨이 서킷런 10k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종목은 10k 하나이고 참가 신청을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더군요. 

- 50분 이하

- 60분 이하

- 60분 이상

저는 50분 이하를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50분 이하는 10시 출발, 60분 이하는 11시 출발 등

시간대별로 1시간 간격을 두고 출발했습니다.


에버랜드에 위치한 스피드웨이- 자동차 경주용 트랙내

10k 구간을 달리는 대회입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자동차 경주용 트랙을 내 다리로 달리는건가?" 하면서

자기도취에 빠졌더랬죠.

자동차 경주용 트랙이다 보니 무서워서 차로 달릴 엄두는 안나니

튼튼한 두 다리로 달리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스피드웨이'에서 하는 대회이니 만큼

대회 시작 30분 전 쯤에 영화에서나 볼 법한

'드리프트' 

시범을 보여주더군요

메르세데스 AMG가 공터에 들어서더니

''부우우우~~웅! 바아아앙앙~!!''

소리와 함께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을 하면서 

중앙에 놓인 빨간 꼬깔을 차량 앞 범퍼로 공을 몰듯이 몰기도 하고,

타이어가 회전할 수록 지면과의 마찰로 인해

타이어 밑에서 흰 연기가 자욱히

피어올라 차를 완전히 감춰버리더군요.

"와아아~~"

나즈막한 탄성이 군중들 속에서 피어나고,

그 순간

'나도 한 번 해볼까?'

생각했지만,

다행히 제 차는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같이 밟으면 차가 움직이질

않습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타이어 비싼데 말입니다 그 돈있으면

러닝화를 하나 더 사야죠.


'드리프트' 시범이 끝나고 사회자가 뭐라고 뭐라고 하는 중에

잠시 스쳐가듯 들리는 말이

"페이스 잡기가 힘들다고 합니다"는 소리가 왼쪽 귀로 들어와서는

오른쪽 귀로 빠르게 빠져 나갔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의아했지만 달리다 보니 깨닫게 되더군요.


아침 10시에 출발을 했는데요, 0도 가깝던 이른 아침 온도가 해가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니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더니 출발 즈음에는 약 8도 정도의 온도가 되서

달리는 중에는 땀이 뻘뻘 나더군요.


달리는 코스가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달려야 하는데요

아주 '알흠다운' 코스입니다.

시작하자 마자 언덕이더니, 곧 내리막으로 바뀌고, 이어서 다시 오르막, 다시 내리막,

급한 오르막, 다시 급한 내리막.

계속 반복입니다.

내리막은 왜 그렇게나 경사가 급한지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신발안의 발가락이 계속해서 신발끝에 닿아서

통증이 느껴지고, 속으로

'아, 발가락.. 아, 발가락' 

하며 달리고 있는데, 옆에서 달리던 다른 러너는

"아, 무릎. 아, 무릎"

하며 아예 소리를 내며 달리더군요.

평소에 동네를 달릴 때에도 내리막 길은 걸어서 다닐 정도로

내리막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데요,

하여간 경사가 많아서 평지는 뭐

'개나 줘버려'

하는 수준으로 짧았습니다.

아래 페이스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정한 페이스로 밀고갈 수 있는 구간이 없습니다.

페이스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 대회에서 달리는 힘으로 다른 대회에서 달리면 무조건 PB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회 마치고 가민의 고도 그래프를 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의 가민 고도계를 보니 고저가 상당하다고 나옵니다.


가민 기록으로 45분 19초 나왔습니다.


마지막 구간에 심박이 많이 오르네요. 숨을 헐떡이며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습니다.


다시 한번, 페이스가 엉망진창입니다.


대회 공식 기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주일 전의 손기정마라톤의 기록을 경신하고 싶었는데요,

타이슨 형님에게 한 대 쳐 맞으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래도 고무적이었던게 케이던스가 일정하게 나와준 것이, 다행이다 싶습니다.

오르막 올라갈 때 힘이들기에 나름 계획을 짠 것이

'케이던스로 밀고 올라가자'

하고 생각을 하며 달렸는데 의도대로 된 것 같습니다.


대회 마치고 나니 VO2 MAX가 53으로 올랐습니다.

역시 빡런을 해야 올라가나 봅니다.


대회를 마치고 기록 사진을 찍는데

러너들이 under 50분에 원체 잘 달리는 러너들이라 그런지 

40분대 기록한 러너에게는 감탄하는 사람들도 없더군요.

'조금만 기다려라. 나도 곧 그 기록 따라잡는다'

이런 느낌인가요.


대회가, 이 대회가, 참,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멘탈도 털리고, 몸도 털리고.

대회 후 점심 식사를 순대국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몸이 어찌나 힘이 들었는지 순대국을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겼습니다. 입 맛이 없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대비없이 참가했다가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풀코스 완주 한 만큼 힘든 대회였습니다.

대회 후 남은건 케이던스와 VO2MAX 53 입니다.


아마 내년에도 이 대회를 개회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혼자 죽을 수는 없으니,

저는 이 대회 강력 추천합니다!!!!!!!

알흠답고 환상적인 코스를 한 번 느껴보시지요.

저는 참가하지 않을겁니다. 흠흠.

댓글 8

DdongleK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dongleK (211.♡.163.67)
작성일 어제 21:03
첫번째 바퀴 오르막에서 털리고나니... PB고 뭐고 너무 힘들더라구요 오르막 냐리막의 향연.. 전 u60 참가했는데 앞에 뛰신분들이 정말 힘들다 하시는 말을 너무 가볍게 들었습니다 ㄷ ㄷ ㄷ 다른 코스였으면 50분안에 들어갔을듯 한데... 저도 혼자죽을수 없으니 강추할겁니다 ㅋㅋㅋ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해봐라 (1.♡.225.139)
작성일 어제 21:54
@DdongleK님에게 답글 아, 참석 하셨군요.
진작 알았으면 막간을 이용해서 냉수 한 잔 같이 마실건데 말입니다 ㅎㅎ
다음 기회가 있겠죠.
대회 참 힘들었습니다.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글 쓰면서도 '내가 왜 참가했던가'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힘든 대회 수고하셨습니다. 자축으로 각자 무알콜 맥주 한 잔 하시죠! ㅎㅎㅎ
감사합니다.

프시케님의 댓글

작성자 프시케 (59.♡.111.98)
작성일 어제 21:10
와우~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회네요. 근데 왜 저는 피하고 싶은.... 뭔가 힘들어 보여요 ㅎㅎㅎ
고생하셨습니다.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해봐라 (1.♡.225.139)
작성일 어제 21:54
@프시케님에게 답글 아, 맞습니다. 강추합니다!
내년에 꼭 참가해 보시길 완전 추천합니다, 흐음...
감사합니다 ㅎㅎ

훈민정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훈민정음 (211.♡.80.1)
작성일 어제 21:38
와 이런 대회도 있군요.
부상 없으시길 기원드립니다.
경주용 트랙을 두발로 달리시다니..
고생하셨습니다!!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해봐라 (1.♡.225.139)
작성일 어제 21:56
@훈민정음님에게 답글 경주용 트랙 달리는 재미가 의외로 솔솔 합니다.
내년에 한 번 참가해보시죠. ㅎㅎ
감사합니다.

해바라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해바라기 (1.♡.199.237)
작성일 어제 21:54
무릎약하고 발톱이 다죽어 가는 초보는 노노노
사양합니다~ㅎ
그렇게 빡센 코스인데도 45분이면 잘 달리셨네요. 최고심박이 175까지 올라가네요.
저는 160넘으니 숨쉬기가 힘들덴데…ㅠ
순대를 별로 안좋아 하시는 것 같던데 순대국을
드셨데요. 나날이 급발전하고 계시니 내년이
기대됩니다. 기대주로 급부상!!
수고하셨습니다!^^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해봐라 (1.♡.225.139)
작성일 어제 21:59
@해바라기님에게 답글 아아,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해바라기 님 참가 신청은 제가 대신 해놓겠습니다.
몸만 오시죠. 자동차 경주용 트랙 한 번 달려보셔야죠~!
국밥은 다 좋아합니다. 순대국밥 보다는 돼지 국밥을 더 좋아할 뿐이죠 ㅎㅎ.
심박 175 올라가니 숨이 차더군요. 존5 영역입니다. 헉헉 거리며 땡칠이됐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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