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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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디가니 123.♡.192.165
작성일 2024.09.0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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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바빠 루팡이 되질 못했네요. 눈곱을 떼고 밀린 숙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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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사과"


나는 완전체다. 완전하게 태어났고 완전하게 죽는다. 나의 모습은 죽을 때도 태어날을 때와 전혀 다름이 없다. 굳이 다름을 찾자면 볼륨을 지적할 수 있겠다. 변신, 변태 따위는 불완전한 것들이 자괴감에 빠져 뼈와 살을 헤집고 마디를 꺾고 골절을 틀며 스스로를 부정하는 짓의 총체일 뿐이다. 부분을 엮어 전체를 만들려고 했던 그 닥터 프랑켄슈타인의 실패를 통해서도 증명되는 바다. 이는 부분을 바꾼들 전체가 바뀔 수 없다는 걸 증명해 주는 명제인 것이다. 그렇다. 그러므로 생성과 소멸에 이르기까지 하등의 변화가 없는 나는, 완전한 자다.

저기 거울이 있다. 보라. 막 로스팅을 마치 루왁 원두 같이 윤기나는 구릿빛 유선형 몸을. 강한 햇빛에 비쳐보이면 밝은 구릿빛이 선홍의 붉은 빛까지 보여주니 얼마나 에로틱한지, 이정도면 나르시스트의 마음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나르시스를 부정하는 이들이야말로 이 거부할 수 없은 숙명적 감정에 무지한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아~ 완전한 나!


그런데 이런 완전한 나를 흔드는 사건 하나가 오늘 아침 일어났다.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다던 그녀가 보낸 전갈이었다. 우리는 같은 주머니에서 서로의 몸의 열기로 탄생을 준비해 어떤 큰 충격을 받고 잠깐 허방에 뜬 느낌 그리고 하강의 감각... 이후 잠깐 일어난 의식의 암전 이후 우리는 완전하게 태어났다. 그녀도 나와 같은 완전한 자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호기심을 느꼈다. 왜? 완전에는 시간의 개념이 끼어들 공간이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왜? 그녀는 과거에 집착을 하는 것인지. 그런 그녀가 보내 전갈이 날 혼란케 했다. "사과... Apfel"가 대체 뭘 어쨌다는 것일까? 기하학적으로 완전에 가까운 원을 닮은 사과? 나를 향한 추앙인가? 그런데 그 앞에는 "원인"이 있다. 사과가 대체 무엇의 원인이 된다는 것일까? 우리의 뿌리가 완전한 원에서 출발했다는 것일까? 귀찮은 일이지만 그녀를 찾아가 봐얄 것 같다.



댓글 2

적운창님의 댓글

작성자 적운창 (42.♡.63.161)
작성일 09.05 09:25
불멸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 인류를 좀비로 변신시키는 재앙을 불러왔다.
도시의 고층 빌딩들은 좀비들의 둥지로 변하여 밤마다 으스스한 울음소리를 내뿜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무자비한 살육자로 탈바꿈하거나, 아니면 좀비의 먹이가 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9.05 09:40
완전무결함이란 의문을 품고 있지 않다. 의문을 품을 틈 자체가 없다.
깃털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 자체가 없지. 아무런 부연 설명을 달지 않아도 충분한,
이미 완성되었으며, 완성이라는 정의 외에는 아무 것도 붙일 수 없는.
우리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탄생? 그렇게 완전무결한 운명이고 그렇게 완전무결한 생성이었다.
그런데, 그녀에서 느껴지는 이 불안감이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경험이 사고의 폭과 깊이이듯, 내게 불안감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인지
실질적으로 깨닫게 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그런 경험 자체가 없으니까.
책 속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것 아닌가. 그녀의 눈빛이 흔들린다.
사과, 그녀가 하늘거리는 드레스의 뒷편에 감추어두었던 사과를 보여주었다.
한 입을 깨물어버린, 완전함이 깨어진.. 금지된 그것을..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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