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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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디가니 210.♡.254.193
작성일 2024.09.0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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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풍요로운 삶이란 배경 속에서 향유가 미끄러지며 반짝 빛을 내는 허리선을 타고 잠자리 날개 같은 실크 천이 스르르 미끄러지고 있다. 몸이 아닌, 몸에 난 솜털을 간지르는 바람 같다.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대리석을 가죽으로 무두질해서 만든 듯한 이 몸으로 태양신조차 달빛처럼 유순해지도록 유혹해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오직 물리의 세계 속에서 수식만을 찾아온 내게 찾아온 이 환생, 그 삶이라는 게 만족으로 차고 넘친다. 나는 이런 종류의 만족을 갈망했던 것일까?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40.♡.29.3)
작성일 09.06 09:59
역시 비율이 문제였다. 도드라지게 하나가 빛이 나면, 그 높이만큼이나 어둠이 짙어지는 걸.
그 간극을 좁히는 게 급선무였다. 때론 그 현격한 차이가 약점으로 잡힐 수도 있으니.
매번 주사위를 돌리 듯 괜찮은 비율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기대는 그저 기대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눈에 보이는 모습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지만, 그의 상응하지 못하는 빈약한 내면.
홀로 내놓았을 때 과연 어떤 삶이 펼쳐지게 될까, 조금 더 지적 능력이 뛰어난 이에게 휘둘리는 것은 아닐까,
혹은 원하지 않았던 삶은 원했던 삶인냥 착각하며 소중한 또 한 번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리는 것은 아닐까,
내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reset 버튼을 눌러야 하나, 이렇게 남는 다섯 번 중 한 번을 허비할 수는 없는데.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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