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줄 쓰기]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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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디가니 210.♡.254.193
작성일 2024.09.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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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간에 맞추지도 못 했는데 숙제를 착각했네요. 쓴 김에 그냥 올립니다.   

마지막 문장은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해서 따로 분리해 놨습니다.




"그냥 취미예요."


M은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조용히 말했다. 아마 표정을 들키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지만 가는 어깨선에서 크게 돌아 가볍게 올라간 턱선에 어쩐지 작은 미소의 여운이 느껴진다. 내 착각이 아니길.


"심심파적 취미라기엔 그림이 뿜는 에너지가 엄청난데."

"흠... 그게 보여요? 다들 뭐냐던데요?"


M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다. 어깨와 목이 조금 수축하면서 머리가 살짝 아래도 들어간다. 방어 자세일까? 보송하게 묶은 머리단에서 빠져 나온 머리카락들이 목에 긋는 가는 곡선이 애처롭다.


"그냥... 나 같은 놈이 예술은 뭐... 말로는... 그냥 쿵 하고 느껴져."

"정말요?"


M은 이제서야 슬로모션 같은 움직임으로 상체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나 혼자 사랑하는 M. 너무 아련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서질까 애틋해지는 M. M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려 주었다.


---


M의 얼굴엔 내가 본 그림이 있었다.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9.12 10:15
"난 말이야..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항상 동경하지, 그 안에 끓어오르는 그 뭔가.."
"궁금하네요?"

"있어.. 그런 게. 창작하는 사랑들에게 뿜어져나는 독특한 향취라고나 할까."
"하하.. 그런 게 있어요?"

"그럼 그럼.. 여기를 봐.. 달라, 다르지.. 이런 부분에 난 매료되고 말아요."
화폭의 가장자리에 희미하게 그어져 있는 얇은 선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두 연인의 뒤로 가로질러가고 있었다. 하늘을 오르는 것인지, 파도 속으로 사그라지는 것인지.

"난.. 이런 걸 보면 잠을 잘 수가 없어. 확인해야 하거든, 저 선이 무얼 의미하는 걸까."
"그게 궁금해요?"

"그래요, 난.. 오늘 밤 그 얘기를 꼭 듣고 싶어요. 시간이.. 될까?"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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