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항공여행객의 드레스코드를 둘러싼 대혼란. 어디까지 갈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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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0 KST - CNN - 항공여행객들의 드레스코드는 끊임없는 혼란과 논쟁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코드로 인한 탑승거부는 모델, 의사, 연예인, 헤어스타일리스 등 직업을 가리지 않으며 소셜미디어에서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CNN은 전합니다.

 

  • 2022년 모델이자 전 미스유니버스 오로라 컬포. 검은색 스포츠 브라를 입었다고 아메리칸 항공 탑승거부 당해
  • 2019년 의사인 티샤 로우. "너무 노출이 심한" 꽃무늬 의상을 담요로 가리라고 승무원이 명령해 실랑이
  • 2021년 래퍼이자 자칭 헤어스타일리스 레이 린 하워드. 반바지와 크롭탑 입었다고 알래스카 항공에서 경찰에 임의동행 요청
  • 2024년 리사 알치볼드. 브래지어 없이 상의 입었다고 탑승거부. 상의 한겹 더 입고서야 탑승 허용

 

편한게 최고다?!

1978년 미국에서 항공규제 완화법 실시 이전에는 미국의 항공여행객들은 비교적 고가의 항공권을 구매했고, 옷차림도 쓰리피스 정장, 드레스, 하이힐 구두 등을 입고 여행했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습니다.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오늘날 항공기 이코노미 객실은 청바지, 티셔츠, 후드티, 슬리퍼, 심지어 잠옷까지 입은 승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한 승객과 항공사간의 마찰은 전적으로 승객의 탓은 아닙니다. 이는 항공사들의 정책이 다소 모호한 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승객들은 항공권을 구매할 때 항공사와의 운수계약을 맺었다는 계약이 성립합니다. 이는 항공사의 정책을 고객이 수긍하고 동의한다는 법적 계약서가 바로 항공권 발권입니다. 그러나 항공사의 드레스 코드 같은 사항은 항공권 뒷면 혹은 영수증 뒷면 깨알같이 적혀있는 조항들중 그저 한두줄에 불과합니다. 

 

또한 항공사별도 약관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강제적용 유무도 다릅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기내에서 승객들이 맨발로 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델타 항공은 승객의 "행동,복장 위생 또는 냄새가 다른 승객에게 불쾌감을 줄 주 있는 잠재적 및 불합리한 경우"에 한해 승객을 기내에서 퇴거시킬 수 있다고 약관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항공은 "승객은 항상 적절한 복장을 해야 하며 맨발이나 불쾌감을 주는 복장은 허용하지 않는다" 라고 약관에 말합니다. 스피릿 항공도 맨발 승객과 "음란,외설,불쾌감을 주는 복장"을 금지한다고 약관에 적혀 있습니다. 이 모두가 전부 해석이 모호하고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CNN이 검토한 미국 항공사 복장규정 정책중 그나마 가장 구체적이고 상세한 것이 바로 하와이안 항공(알래스카 항공과 합병결정)입니다. 하와이안 항공은 비키니 수영복 하의,스피도,맨발, 그리고 "외설,음란,불쾌감을 주는 의류"는 기내 착용 금지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반신을 가릴 수 있는 복장"이라고 한다지만 탱크탑,튜브탑,홀터탑은 허용한다고 명시합니다.(반바지는 길이제한 규정없음) 그나마 가장 규정이 상세하다고 하는 하와이안 항공도 해석이 모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승객들도 이런 규정을 적용하는 데 차별이 있는 걸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공사 직원 및 가족할인이나 항공사 직원 버디 패스로 여행하는 경우 더 엄격한 드레스코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2017년 유나이티드 항공은 레깅스를 입었다는 이유로 10대 소녀 2명의 탑승을 거절했는데 이 소녀들은 모두 직원가족할인을 받은 승객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지고 여론은 유나이티드 항공을 융단폭격했습니다.

 

성별, 지역, 문화배경도 드레스코드에 반영. 불분명하고 주관적인 것도 문제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항공사 약관 및 정책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합니다. "부적절", "음란한","불쾌감"이라는 단어들은 판단이 꽤나 모호합니다. 따라서 규정을 집행하는 항공사 직원들의 결정에 많은 불분명한 여지를 남길수 있습니다. 

 

또한 항공사들의 거점 및 본사가 있는 지역, 항공사 직원과 승객의 문화적 배경 등도 이 문제에 한몫한다고 진단합니다.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이 로스앤젤레스의 승객들과 문화적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는 겁니다. 거기다 성별의 차이로 인한 드레스 코드 집행은 분명 큰 문제입니다. 

 

앞서 거론한 사례인 아치볼드 씨의 사례는 명확합니다.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볼 수 있는 이유는 아치볼드 씨가 남성용 티셔츠를 입었기에 어느정도 판단이 적용되었습니다. 남성용,여성용 티셔츠를 구별해야 입어야 한다는 걸 항공사가 강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불쾌감을 주는 복장"에 사례에 티셔츠에 적힌 문구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가령 티셔츠 문구가 자극적이라던가 도발적인 경우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표현의 자유 영역에도 포함되는 문제입니다. 정치적 진보성향 지역출신 승객의 티셔츠가 보수적 지역성향의 항공사 직원에게 드레스코드를 이유로 제재의 영역에 들어선다면 이는 꽤 아슬아슬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승객, 항공사 둘다 손해를 보는 상황

CNN은 12개의 전세계 주요 항공사들에게 드레스코드 집행과 관련한 논평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항공사는 아예 요구에 무응답이었고 KLM-에어프랑스는 이메일을 통해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항공사 직원은 승객 대다수의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드레스코드 집행에 대해 판단을 할 책임이 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CNN이 취재한 항공사 직원들 대부분도 "승객의 복장에 대해 간섭하는 일"이 달갑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승객과의 드레스코드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지면 항공사도 피해를 입습니다. 승객의 탑승거부는 최종적으로는 항공기 기장의 결심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장이 항공사 및 관제탑에게 교신을 해야 하며 이로 인한 항공기 출발 지연은 불가피하게 발생합니다. 이는 모두 항공사의 비용으로 돌아갑니다.

 

승객들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입니다. 부당한 대우에 대해 항공사 및 정부당국에 항의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와같은 경우에 즉각적으로 보상이나 환불에 대한 보장은 없습니다. 드레스 코드 위반으로 인해 탑승이 거부된 승객들에게 항공사가 대체 항공편등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환불이나 보상이 100% 확실하지도 않습니다. 더군다나 드레스코드로 인해 탑승거부될 경우 여행자 보험이 이를 커버해주지도 않습니다. 여행보험 업계는 드레스코드로 인해 발생하는 승객의 피해에 대해 본인 과실로 판명해 보험보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사고방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미국 출신 전세계 7대륙을 여행한 여행 작가인 크리스티 알버트는 승객들의 사고방식 전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옷을 입을 자유를 포기하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방문할 다른 지역, 다른 국가, 다른 세상은 모두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매우 짧은 반바지나 공격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문구가 적인 티셔츠를 입지 않는 것은 원하는 대로 옷을 입을 자유를 포기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방문할 그곳의 그 사람들을 배려하고 친절을 베푸는 거죠. 그럼으로 저는 세계를 여행하는, 글로벌 시민의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 크리스티 알버트 / 유럽 여행 작가 -

 

"계기로 삼아서 아이들에게 가르칠 기회"

에티켓 전문가인 레이튼씨는 엘리베이터 혹은 지하철 등 혼잡한 공공장소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에티켓 규칙을 따르면 의외로 문제는 간단해 질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자신만의 작은 공간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공간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 것도 말이죠. 항공기를 타는 건 디너 파티에 참석하는 건 아니죠. 음식예절을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기내식이 나오면 옆사람 상관없이 먹어도 되요. 혼자 있는 공간에 있는 척 할 따름입니다. 다만 정말로 혼자 있는 건 아니겠죠."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때 옆자리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면 말하세요. '비행기에서 저런 옷차림은 적절하지 않으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 가족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라고 말이죠. 아이들에게 배우고 가르칠 기회로 만드세요."

 

"비행기에 탈때 편안함도 중요하지만 안전도 염두에 두고 옷차림을 결정하세요. 90초 안에 탈출해야 할때 어떤 옷과 신발이 적절한지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항공기에서 탈출해야 할 때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나 샌들을 신고 뛰고 싶진 않아요. 저에게는 편함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안전도 중요 고려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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