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토트넘 23-24시즌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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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에 총평을 남겼는데요.

38R 경기를 앞두고 대부분 결정이 나버려 김이 팍 새는 느낌도 있네요 ㅎㅎ


클리앙에서 작성했던 1R(현재는 일괄 삭제) 부터 다모앙에서 작성한 34R(순연경기)까지 

애정하는 토트넘 경기를 한번도 놓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시청한 건 이번 시즌이 처음입니다.

간혹, 평일 새벽 1시 30분부터 4시 사이에 시작한 경기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토트넘 축구 결과를 해축 좋아하는 분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의외로 즐거웠습니다.

실시간 레전드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이라 팀보다 손흥민을 응원한 분도 많다는걸 알고 있어요.

사실 저도 토트넘팬이 된 게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대략 16-17 시즌이었던 것 같은데요.

15-16 시즌은 손흥민 선수 첫 시즌이었고 레버쿠젠에서 갓 넘어와서 부침이 있던 시기였어요.

자세히 기억 나지 않지만 시즌 전에는 볼프스부르크 영입 제안도 있어 독일로 다시 복귀할 뻔 했습니다.

그러나, 손흥민은 2번의 PL 이달의 선수를 비롯해 FA컵 득점왕(?) 등 본인 힘으로 16-17 시즌 첫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죠.

이렇게 손흥민 선수 덕분에 저도 토트넘 팬이 되었고 이래저래 계속 애정을 갖고 보고 있습니다!


토트넘의 23-24 시즌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한줄로 정리해보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시즌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포체티노가 떠나고 토트넘은 이후 감독들의 성향상 수비 지향 전술을 선호했어요.

뒤로 물러나 수비와 미들을 두툼히 하고 손흥민과 케인이 만들어내는 역습을 주 전술로 사용했어요.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전술 체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공 점유 시간을 늘리고 짧은 패스로 전진하며 인버티드 윙백 전술을 활용해 공격력을 강화했습니다.

리그 초반 10경기는 그간 토트넘을 상대했던 감독들도 전혀 예상치 못한 전술에 고전했고 결과로도 증명했죠.

특히 중원에서는 비수마와 메디슨이 빛났고 수비는 로메로와 반더벤이 강력히 방어해냈습니다.

전방에서는 새로 영입한 우도기의 역량과 솔로몬, 셉셉, 존슨 그리고 손흥민이 공격을 이끌었어요.


일사분란한 전방 압박과 토트넘에게 약점이던 10번 롤 해결, 그리고 공격수보다 빠른 수비진까지.

포스텍이 원하는 라인업은 그렇게 리그 초반 우승까지 넘볼 기세로 무패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10R 이전 총평에서도 남겼지만 선수 뎁쓰 문제는 언젠가 터질 문제였죠.


11R 첼시전.

이 한 경기에 그동안 쌓아온 토트넘의 강력한 위용이 사르르 무너집니다.

지나고보면 2명 퇴장에도 라인을 올리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분들도 계셨고,

이렇게하면 안될텐데 걱정하는분들도 계셨는데 후자….분들이 축잘알이셨네요. (저는 전자였...)

첼시전에서 반더벤과 메디슨을 부상으로 잃었고 메디슨은 그 경기 이후 영영...

지금까지 폼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맨시티전은 전술 변화의 영향인지 잠깐 폼이 회복된 모습 보였죠)

로메로에 이어 우도기까지 퇴장을 당하며 한순간에 백4 라인중 포로만 살아남게 됩니다.


순식간에 붕괴된 수비진으로 토트넘이 리그 초반부터 자랑한 후방 빌드업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메디슨까지 빠지며 중간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선수가 없었고 경기력은 바닥을 칩니다.

그렇게 5경기 동안 1무 4패를 거두며 우승 전력에서는 멀어집니다.


반전은 결국 손흥민과 돌아온 히샬리숑이었죠. 뉴캐슬에게 4대 1로 승리하며 반전의 기회를 갖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변곡점이 되는 비수마의 다이렉트 퇴장이 발생합니다.

비수마는 두차례 퇴장과 AFCON을 거치며 완벽히 자기 폼을 잃어버렸습니다.

리그 초반 좋았던 탈압박은 사라졌고 타이트한 수비는 퇴장과 부상 이슈로 실종되버렸어요.


포스텍 감독의 플랜A 전술이 상대팀에 파훼된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선수들 뎁스 부족에 따른 부상과 일부 경기 퇴장에 대한 후유증으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게 되었고

이 모든 결과는 결국 후반기 경기력 하락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12월 반등에 성공한 건 벤 데이비스의 놀라울만한 센터백 적응력과 히샬리숑이 살아났기 때문이었죠.

뉴캐슬 전 이후 박싱데이에 4승 1패로 좋은 결과를 이끌었습니다.

토트넘은 뎁스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고 수비와 공격수를 영입합니다. 드라구신과 베르너 선수였죠. 


주요 선수들 부상과 비수마, 사르,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1월을 잘 버텼지만 경기력은 형편 없었습니다.

갈수록 승리는 사라지고 무승부와 패가 늘어나기 시작했죠.

곧장 상대팀들은 토트넘 전술을 완벽히 분석하고 나옵니다. PL의 무서운 부분이죠.


토트넘을 상대하는 팀들은 가장 먼저 후방 빌드업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 압박을 강하게 들어옵니다.

우선, 골키퍼에서 출발하는 패스길을 막았습니다. 

패스를 받는 선수들을 개별 마킹했고 이후 토트넘은 턴오버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버렸습니다.

중간 패스가 생략되니 좌우 윙백의 크로스에 의존했지만 선수 퀄리티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상대방은 깊게 내려앉았고 무의미한 패스만 남발하던 토트넘을 압박해 턴오버를 유도합니다.

공을 탈취하자마자 좌우 넓은 공간에 깊게 던져주면 토트넘의 모래알 수비력으로 계속 골을 헌납했죠.

아마도 최근 10경기에서 이 패턴으로 항상 골을 내주게 되었습니다.


베르너가 있어 그나마 후반기 승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솁솁은 전반기보다 더한 후반기 폼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실망감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존슨은 성장하는 와중이라지만 몸값을 해내지 못했고 히샬리숑은 유리몸과 유리 멘탈이 되버립니다.


손흥민이 무리해서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경기 하는 시간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전-후방을 자주 오가는 손흥민의 플레이 특성상 체력이 닳고 달았고 경기 내내 고립되버렸습니다.

아시안컵 혹사와 손가락 부상으로 힘든 시점에 체력적 이슈와 전술적인 한계까지 어려운 후반기를 보냈습니다.


이렇듯 수비부터 중원 그리고 전방까지 모든 선수들이 전술적 한계점에 다다랐고

시즌 내내 끌고온 무성의한 플랜 A 축구는 내려앉는팀에게 손 쉬운 역습의 기회를 주었고

상위팀에게는 쉽게 부수는 라인 브레이킹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최근 강팀과의 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한 건 다른 이유도 아니고 똑같은 패턴과 전술이었으니 말이죠.

그나마 맨시티전에서 기존에 보였던 전술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감독의 모습에

내년 시즌을 희망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는 '무한' 긍정회로를 탑재하게 되었어요.


다음 시즌에서 중요한 건 감독의 전술 뿐만 아니라 선수들 부상 관리입니다.

맨시티 홀란드가 우승보다 중요한게 부상관리라고 했죠.

전술 특성상 유기적인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니 체력적 문제도 보완해야할 점입니다.

리그 뿐만 아니라 유로파컵도 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니 말이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번 시즌 정착하고 싶었던 건 위닝 멘탈리티입니다.

이기는 팀, 우승하는 팀에게는 전술보다 강한 위닝 멘탈리티가 심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투지겠죠?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강하게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대로 소기의 성과는 바로 이 점이라고 봐요.


토트넘이 셀링클럽을 넘어 PL 탑 6에서 이제는 우승팀으로 한단계 나아서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물러서서 역습만 할게 아니라 스스로 점유율을 높여 창조적인 공격으로 골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진정 방향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포스텍 감독을 한 시즌 더 지켜보고 싶다고 기존 총평에도 남겼어요.


중요한 건 전술적 이해도와 실행력이 가능한 선수들이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손흥민도 이제는 최전성기에서 내려올 때 입니다.

케인을 데리고 올 수는 없지만 유능한 센터 포워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윙도 마찬가지에요. 솁솁과 존슨은 몸값이 생각보다 높아요.

솁솁은 개인적으로 팔고 크랙형 윙을 데리고 왔으면 합니다.


중원은 한 시즌 더 지켜볼만 하다고 봐요.

로셀소는 작별 인사와 비슷한 트윗글을 남겨서 떠날게 분명하고

비수마는 의외로 팀에서 내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호이비에르가 떠날 가능성은 더 높습니다.


에메르송 로얄은 AC밀란 기사가 떴으니 다음 이적시장에는 분명히 떠날것으로 보입니다.

중요한 건, 멀티 윙백 자원이 필요한 시점이네요.

수비진은 유로파를 대비해서 한명 더 필요한게 사실입니다.

리즈로 임대보낸 조로든이 한 시즌을 잘 보냈지만 챔피언십과 PL 격차는 이번 시즌 제대로 확인하셨죠.


최종 내보내야할 선수를 정리하면

공격 - 클루셉스키, 힐, 히샬리숑, 솔로몬

중원 - 로셀소, 호이비에르

수비 - 세세뇽, 로얄


들어와야할 포지션은 총 5개 정도로 봐요.

CF, RW(LW), MF(DF), RB(LB), DF 


최전방 공격수로 폐예노르트 산티아고 히메네스 선수가 계속 거론되는데

네덜란드 출신이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지 않아,

개인적으로 솔랑케 선수 같은 유형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손흥민이 내년 시즌에도 건재하다는 조건으로 오른쪽 윙은 크랙형 선수가 들어오면 좋겠어요.

존슨이 순간 속도가 빨라 그런 선수가 될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직까지 많이 아쉽네요.

오히려 베르너가 크랙형 스타일로 잘해줬지만 완전 영입을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메디슨이 살아날것인가?

인플레 고통을 겪는건 PL도 마찬가지라 잘하는 선수들은 너무 비싼게 사실입니다.

레비가 이번 시즌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얼마나 더 지원할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중원도 두명을 내보내면 한명은 잘 영입해줬으면 합니다.


수비진은 정말 이번 시즌 내내 100점이라고 봐요. 

물론 전반기 로메로는 조금 아쉬웠지만 후반기에는 정말 잘해줬다고 봅니다.

반더벤은 팬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인만큼 대단한 능력치를 보여줬구요.

드라구신도 이적하지말고 잘 적응했으면 합니다.


토트넘의 팀 목표는 자력 유로파 진출이겠네요. 

첼시가 간밤에 승리하면서 마지막 경기가 생각보다 중요해졌어요.

또한, 손흥민 선수의 10-10이 남았는데 셰필드 전에서 꼭 기록 새워주길 바랍니다.


올 시즌 제 총평을 읽어주시고

이렇게 긴 총평도 읽어주신 다모앙 여러분들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마지막 38R 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좋은 경기러 보는 분들이 즐거우셨으면 하네요!

댓글 13 / 1 페이지

사이다s님의 댓글

솔직히 케인 나간 시점에.. 전력이탈한거에 비해 이정도면 매우 잘치른 시즌이죠.

선수단 구성만 보면.. 가성비 쩔죠

콩쓰님의 댓글의 댓글

@사이다s님에게 답글 사실 케인 얘기를 빼고 썼던 이유가 그게 핑계의 이유가 될까봐였습니다.
축구에는 조건절이 없으니 말이죠.
그래도 토트넘의 전부였던 선수가 떠나고 첫 시즌에 전술까지 탈바꿈했는데 이 정도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해요.

이두박근님의 댓글

총평 잘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다 동의하는 바입니다.

궁금한것은 손흥민의 계약이 25년까지로 알고 있고 1년 연장 옵션 발동이 구단에게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러면 1년연장 옵션을 손이 거부할수 없나요?
제발 FA전 몸값 남아 있을때 원하는 팀이 나서서 우승가능한 팀에 이적 하길 바랍니다.
무관으로 이 커리어를 끝내기엔 팬들도 본인도 너무 아쉬울거 같습니다.

콩쓰님의 댓글의 댓글

@이두박근님에게 답글 1년 연장은 구단과 선수간 모양세가 전혀 좋지 않아요.
재계약 시점에 1년을 더 끌고 선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건데 손흥민도 납득하기 어렵겠죠.
만약 그런 모습을 보이면 손흥민은 놓아달라고 할겁니다.
손흥민 선수는 이전 인터뷰를 보면 토트넘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길 바라는 것으로 보여요.

2082님의 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관람이 되었습니다.
'토트넘팀'의 팬이 아니라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의 팬 입장에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부디 도움 하나 더 해서 10-10 하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기대하겠습니다.

rockon78님의 댓글

저 개인적으로 몇가지 느낀점은
1. 포스테코글루 밑천이 과연 다 끝난건지. 제대로 선수단 구성하면 업그레이드 할수있는건지?
2. 구단은 과연 어느정도 선수보강 해줄수있을건지?
3. 다이어는.....토트넘이 문제였던건가 선수가 업그레이드를 한건가?

콩쓰님의 댓글의 댓글

@rockon78님에게 답글 1. 그래도 마지막에는 변화의 모습을 보였죠. 제대로 업그레이드는 어려울거에요.
2. 적절히 기존 선수들을 팔면 총알은 충분하다고 봐요.
3.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낮은 이적료에 감독과 선수의 성향에 맞았고 기대치가 낮다보니 오히려 잘하게 보이는 점이 부각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체 경기를 못봐서 선수를 평하기는 어렵네요. 토트넘에서는 느린발과 순간 판단력이 부족해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건 누차 경기를 봐와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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