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탈모와 비타민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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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내가 한달에 한 두번씩 머리를 깎아 줍니다. 미용사가 깎아주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내가 깎아 주는 것이라, 미용실 가는 것보다 더 좋습니다.

연구하는 직업이어서 아무래도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이 좀 빠지는 경향이 있구요, 이것 때문에 아내가 늘 걱정이었는데요, 얼마 전에 머리를 깎아주면서 아내가 머리숱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구요. 뭐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지나갔었는데, 얼마 전에 연구실 미팅을 하면서 비타민 D 수용체 결손 마우스 (Vitamin D receptor knockout mice) 얘기가 나왔는데, 이 마우스들이 태어나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탈모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2903507/

비타민 D 수용체 유전자가 결손된 맨 오른쪽 마우스를 보시면, 탈모가 많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생후 3.5개월된 녀석들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젊은 성인 정도 되는 나이죠.

이들의 피부 조직을 잘라보면 좌측에 정상적인 마우스는 털과 모근 피지등이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수용체가 결손된 넉아웃 마우스는 피지 분비선이 과도하게 비대해 있고 (우측 이미지 큰 화살표), 모근도 제대로 발달되어 있지 않으며 (우측 이미지 작은 화살표), 털도 없습니다.

이런 형질은 마우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마우스보다 체구가 큰 랫트에서도 이 유전자를 결손시키면 탈모가 나타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32231239/

이 녀석들도 15주 정도 된 랫트로 사람으로 치면 한참 젊은 성인 나이 정도 됩니다.


탈모는 보통 아래 4가지 정도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1) 선천성 탈모증 (Congenital alopecia) : 탈모 유전자를 물려 받은 경우

2) 반흔성 탈모증 (Cicatricial Alopecia) : 화상이나 부상으로 인해 모근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탈모

3) 남성형 탈모증 (Androgenetic alopecia) : 남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모근에 있는 남성호르몬 수용체를 자극해 발생하는 탈모

4) 원형 탈모증 (Alopecia areata) : 스트레스와 같은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동전 모양의 부분 탈모

이중에서 1)과 2)는 사실 모근 이식과 같은 수술적 방법 외에는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3)과 4)의 경우는 연구를 통해 대응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고, 그중에서 3)의 경우는 프로페시아 같은 남성호르몬 수용체 차단제를 사용하면 개선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와 같은 원형 탈모증은 보통 스테로이드를 처방 받아서 사용하시면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주로 다룰 내용은 3)과 4)가 될 것입니다.

모발의 성장은 아래와 같이 4단계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 사이클이 돌면서 노화된 머리카락은 빠지고,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는데요, 비타민 D 수용체가 결핍되면, 퇴행기에서 사이클이 멈추고 털이 빠지면서 다음 사이클로 진행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탈모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37673445/


비타민 D 수용체가 결손될 때 탈모가 발생한다면, 비타민 D가 부족해도 탈모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원형 탈모증을 가진 환자를 조사한 결과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30 ng/ml 이하인 경우 원형 탈모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5058999/
https://pubmed.ncbi.nlm.nih.gov/24655364/


통계적으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원형 탈모증을 가진 사람이 낮은 비타민 D 혈중 농도를 보이며, 오즈비 (Odd Ratio)가 4.86이라고 합니다 (95% confidence interval 1.60-14.76). 즉 비타민 D가 결핍되었을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원형 탈모가 발생할 확율이 4.86배라는 의미입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9241789/


한편 13개의 비타민 D와 남성형 탈모와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의 시작과, 증상의 심각도가 비타민 D의 혈중 농도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35047268/


비타민 D 유도체인 calcipotriol 로션을 하루 2번씩 원형 탈모 환자에게 3개월간 바르도록 한 결과, 59.1% (13명/22명)의 환자에게서 모발이 다시 자라는 것을 확인하였고, 모발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 시점은 이 로션을 바르기 시작하고 약 4주후 부터였다고 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8133875/


어쩌다가 보니 비타민 D와 관련된 글을 계속해서 쓰게 되었는데요, 의도한 것은 아니고 그냥 우연이었습니다.

비싼 것도 아니고, 큰 부작용이 있는 것도 아니니 꾸준히 드시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비타민인 것 같습니다.


요약)

  1. 비타민 D 수용체가 결손될 경우 탈모가 나타나는 것을 마우스와 랫트로 확인하였다.
  2. 비타민 D가 결핍될 경우 원형 탈모와 남성형 탈모가 증가할 수 있다 (OR=4.86).
  3. 비타민 D 유도체인 calcipotriol 로션을 사용하여 원형 탈모를 치료한 임상 결과가 있었다.
  4. 비타민 D를 꾸준히 복용하면 좋겠다.


    기억해야 할 이름들 : 정형식, 성창호, 송경호, 정준영, 임정엽, 이동원, 엄상필, 천대엽, 조재연, 민유숙, 김세용 영장전담, 김상우 영장전담, 이준철, 조병구

댓글 40 / 1 페이지

고약상자님의 댓글

(추가) calcipotriol 연고 말고, 그냥 비타민 D3 크림은 없는가? 있습니다. 사실 제 큰 아들이 건선이 조금 있어서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사용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건선에 도움이 되기는 했었는데, 아주 큰 개선은 없어서 중간에 사용을 중단했었습니다.
https://www.iherb.com/pr/now-foods-vitamin-d-3-cream-4-fl-oz-118-ml/40277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여러 회사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제품이 있을 겁니다. 비타민 D3가 면역계를 조절해 주는 역할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각종 알러지 질환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보니 바르는 제품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Crosby님의 댓글

비타민 A, C(콜라겐생성촉진 모낭건강 도움), D(모낭의 성장 주기를 조절하는 데 관여), E, 바이오틴(B7, 모발 성장과 건강한 모낭 유지에 중요), B12과 미네랄 성분으론 철분, 아연, 셀레늄 등이 있죠. 칼시포트리올(Calcipotriol) 로션은 비타민 D 유사체로, 주로 건선 치료에 사용되지만, 원형탈모증(Alopecia Areata) 치료에도 일정한 효과를 보일 수 있고, 원형탈모증은 면역 체계가 모낭을 공격하여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칼시포트리올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여 탈모 영역의 모발 성장을 촉진 할 수 있음. 칼시포트리올 로션의 사용이 원형탈모증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긴 하나, 특히, 초기 단계의 원형탈모증 환자에게서 더 나은 반응을 보임. 부작용으론 피부 자극, 발진, 가려움 등이 발생. 그래도 탈모엔 핀페시아 같은걸 복용하거나 머리카락을 심으세요. ㅎㅎ

그루밍님의 댓글

지난번 자궁근종에 비타민D의 영향 글도 보았는데
부부가 같이 비타민D를 복용하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그루밍님에게 답글 비타민 D가 최근 여러 생리활성과 효과가 알려지고 있습니다. 무슨 유행인지, 아니면 우연히 그런 것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기존에 몰랐던 역할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HD25님에게 답글 가격도 저렴하고 먹기도 편해서 접근하기가 좋은 보충제인데, 이런 저런 좋은 효과가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냥 루틴하게 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돈쥬앙님의 댓글

아내가 머리깎은지 20년입니다
바리깡 비용 두대 10만원 들었고 두대째로 잘 버티고 있어요
근데 요약에 나온거 코스코에서 사서 드시는 분 계실까요? 전 M자 인거 같더라구요 ㅜㅜ
전 하수오가 궁금하더라구요 흰머리를 없애준다고 들어서...

꼬순내님의 댓글의 댓글

@돈쥬앙님에게 답글 저도 엠자 인거 같고 밖에 잘 안 나가서 비타민 d 부족한 것 같은데

저도 궁금합니다.

LV426님의 댓글

몇 년 전에 고지혈증 때문에 동네 내과에서 채혈검사를 했더니, 비타민 D가 부족하다고 해서 그후로 계속 먹고 있습니다. 의사 왈, 우리나라 일조량에선 햇볕으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아무튼, 비타민 D 장기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나요? 그리고 어느 정도 용량을 복용하는게 좋은가요?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LV426님에게 답글 FDA에서는 성인 기준 하루 4000 iu 이하를 복용하도록 하는데요, 보통 2000 iu 정도를 매일 복용합니다. 이 정도는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믹스다모앙님의 댓글

게시해 주시는 글들이 영양제 선택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4000IU 이러니 대용량 같아 보이지만 mg 변환하면 4000 IU = 0.10 mg
같은 용량이라도 사람마다 흡수율이 다를 것이라 봅니다.
복용 전 혈액검사해 보시고 일정 기간 복용 후 확인해 보시는 게 낫다고 봅니다.

ryoso님의 댓글

코로나 시국때부터 고약상자님 글보고 비타민D 꾸준히 복용중인데 추천해주실만한 제품도 있으실까요?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ryoso님에게 답글 워낙 만들기 쉬운 것이라 저렴하고 구하기 편하신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코스트코 kirkland에서 파는 걸로 먹고 있습니다. 이유는 제가 사는 곳 가까이에 코슷코가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그냥 이걸로 온 가족이 다 먹고 있습니다.

쾌락의새님의 댓글

며칠 전 발표된 science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 D가 항암에도 효과적입니다!

고약상자님 글 클량에서부터 잘 보고 있습니다. 이 논문도 잘 정리 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h7954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쾌락의새님에게 답글 microbiome 쪽 논문은 좀 조심스럽습니다. 저도 이쪽 관련해서 한 2년 정도 연구에 참여했었던 경험이 있고,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도 이쪽을 하고 있는 팀이 한 팀 있기는 한데요, 이게 해석의 문제가 좀 있어서, 명확하게 관련이 있다고 말씀드리기에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다른 연구자들의 면밀한 리뷰를 통해 논문이 등재되었겠지만, 정말 이것이 명확한 관계가 있을지는, 이쪽 분야가 좀 더 발전하고, 데이터가 더 많이 쌓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은 그냥 참고 정도만 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llison님의 댓글의 댓글

@고약상자님에게 답글 현대차그룹이
한국시장용 차량에
코나, 그랜저 등 많은 차량에
에어컨 증발기 에바포레이터에 미생물 코팅을 한 시도가 있는데
장기사용시 호흡기쪽 문제는 없을지 좀 무섭네요  ㅠㅠ

https://youtu.be/vgDxYTqUr2I?feature=shared
https://namu.wiki/w/에코 코팅
https://www.hyundai.co.kr/story/CONT0000000000022236
https://www.hmgdevcon.com/2022/bbs/board.php?bo_table=developer&wr_id=46&page=2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Allison님에게 답글 박테리아 중에서 좋은 냄새를 만드는 박테리아들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슈도모나스 같은 박테리아는 포도향이 납니다. 아마 이런 식의 박테리아를 사전에 뭍혀서 다른 악취를 만드는 박테리아가 자라는 장소를 선점해서 자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아이디어 같습니다. 저 회사가 검증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런 필터에 부착된 박테리아들이 분명히 죽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박테리아 세포벽 구성 성분들이 부숴져서 공기에 혼입이 될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박테리아 세포벽 조각들은 TLR ligand가 되고, 이것들은 사람의 점막이나 피부에서 위험 신호로 인지됩니다. 그래서 면역 염증반응을 유도합니다. 이것들은 위험 신호라서 면역계가 자극되게 되고,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저희 연구실 보스가 젊었을 적에 했던 연구 중 하나가,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적은 양의 박테리아를 기관지에 감염시키면 병에 걸리지는 않지만 면역계가 자극되어 천식과 같은 면역질환이 더 악화된다는 것을 마우스 실험으로 증명했었습니다. 이때 살아 있는 박테리아 뿐만 아니라, 죽은 박테리아도 이런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밝혔고, 그게 학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저 회사도 이런 부분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Allison님의 댓글의 댓글

@고약상자님에게 답글 추후 큰 뉴스로 돌아올거같은 느낌..
아 아닙니다...

재벌 대기업의 명문대출신 연구원들이 어련히 잘 했겠지요! (친기업적인 분들이 자주 쓰는 멘트^^)

Crosby님의 댓글의 댓글

@쾌락의새님에게 답글 비타민 D가 그렇게 되면 노벨상 감이 됩니다. 항암, 치매, 탈모.. 이런 효과는 아~ 언먹는것 보단 낫다. 정도여야 합니다. 비타민 D의 항암효과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의 특정 암에 그럴수 있다는 가정인 것입니다. 비타민 C하고 글루타치온을 함께 복용하면 좋은 점도 논문에 찾아보면 매우 많습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ynwa2002님에게 답글 유전적인 원인으로 오는 선천적 탈모는 좀 어려울 것 같구요, 외부 요인에 의한 탈모에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빅버그님의 댓글

최근 머리숱이 많아 졌다는 이야기기 있었는데..몇달 전부터 먹기 시작한 비타민D 때문이었나보군요...ㅎㅎㅎ 계속 먹어야겠네요.

figlet님의 댓글

영국인들이 유난히 탈모가 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타민d 결핍이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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