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비타민 D (동물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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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앙에 있던 글들을 다시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지난 번에 올렸던 것과 연관해서 올립니다. 내용은 변한 것이 없고, 그냥 복붙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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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최근에는 치매라는 말을 쓰지 않고, '인지능력 저하증'과 같은 순화된 용어를 쓴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이 용어를 쓰려고 생각했으나, 이해가 빠르게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특정 환자를 지칭하는 글이 아니라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글이기도 해서, 기존 용어인 치매를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이점 양해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치매 (dementia)는 질환은 아니고 증상인데,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알츠하이머 병입니다. 물론 알츠하이머 병이 없음에도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비타민 D가 치매의 발병을 막아주는데 도움을 준다는 말씀을 드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https://damoang.net/lecture/270
그런데, 치매라는 것이 긴 시간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임상테스트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통 코호트를 분석해서 관련성을 확인해 보는 연구들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번 글도, 코호트를 분석했더니, 비타민 D를 꾸준하게 먹고 있는 그룹의 사람들에게서 치매가 적게 발병하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연구들은 이 논문 외에도 여러 편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이스라엘에서 4,278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하였더니, 비타민 D 부족(<75 nmol/l)한 사람들의 치매 위험도는 오즈비 OR = 1.8 (95% C.I. = 1.0-3.2)을 보였고, 비타민 D 결핍(<50 nmol/l)한 사람들은 오즈비 OR = 2.6 (95% C.I. = 1.4-4.8)을 보였다고 합니다. 오즈비 (OR) 2.6이라는 것은, 결핍일 때와 결핍이 아닐 때 치매 발병 가능성을 비교하면 2.6배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논문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pubmed.ncbi.nlm.nih.gov/36888907/
한편, 영국 웨일즈 지역의 65세 이하 참여자 356,052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하여 조기 발병 치매(YOD)를 연구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위험인자 15가지를 확인였는데, 그중에 비타민 D 결핍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ApoE ε4 유전자나, 우울증 같은 것도 인자로 확인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의 논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38147328/
대만에서는, 1,42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비타민 D를 처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1:1로 나눠서 추적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비타민 D를 처방한 그룹에서 치매의 조정위험도 adjusted hazard ratio (aHR) = 0.44 (95% CI 0.29-0.69; p &lt; 0.0001)로 계산되었습니다. 즉 56% 정도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통계적으로 계산되었다는 것입니다. (논문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pubmed.ncbi.nlm.nih.gov/37629597/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테스트가 오랜 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통제도 잘 되지 않고, 추적도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을 이용한 테스트가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작년 10월에 발표된 동물 실험 논문을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37801071/
https://iubmb.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biof.2013
이 연구팀은 염화 알루미늄과 갈락토우스를 투여하여 인위적으로 렛트 (Rat)에서 치매를 유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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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 그룹으로 각 그룹 14마리씩 렛트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룹1은 치매를 유도하지 않고, 그냥 옥수수 기름만 먹인 그룹, 그룹2는 치매를 유도하지 않고, 그냥 비타민 D만 먹인 그룹, 그룹3은 치매를 유도하고 아무것도 없는 옥수수 기름만 먹인 렛트, 그룹4는 치매를 유도하고 비타민 D를 먹인 그룹입니다. 그러니까, 치매에 걸린 것이 그룹3이고, 치료를 시도한 것이 그룹4인 셈입니다. 먼저 30일까지 치매 실험군과 치매 실험군+비타민D 군에게는 염화 알루미늄과 갈락토우스를 매일 주사하였고, 그렇지 않은 그룹1, 2는 식염수를 주사했습니다. 이후 30일째부터 비타민 D가 투여되기 시작했고, 51일째 실험을 종료했습니다. 각종 행동 능력 테스트는 43일째부터 수행하였다고 합니다. 실험이기 때문에 고용량의 비타민 D (500 IU/kg)가 투여되었습니다.
먼저 행동 능력 테스트 결과를 보시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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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박스에 어떤 물체를 넣고, 거기에 익숙해 진 다음, 같은 모양인데 다른 색깔의 물체로 바꿔놓고 그 물체에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는지 테스트 한 것입니다. 인지능력이 저하된다면, 그 물체가 새로운 물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전에 있던 물체랑 같다고 생각해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것입니다. 세번째 그룹인 치매 그룹에서 새로운 물체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였고 (빨간 화살표), 치매유도와 동시에 비타민 D를 투여한 그룹은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녹색 화살표).
(B)는 수조에 물을 받아 놓고, 바닥이 안 보이게 분유를 풀어서 뿌옇게 한다음 정해진 위치에 수면 아래 2cm정도에 쉼터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장소에서 레트를 풀어주면 수영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쉼터를 발견하면 거기 올라가서 쉬게 됩니다. 이때 출발 장소를 얼마나 빨리 벗어나서 쉼터를 찾으러 나가는지를 보면 작업을 이해하고 시작하는 능력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풀어주고 얼마만에 그 장소를 벗어나는지 시간을 측정한 것입니다. 매일 반복할 수록 더 빨리 출발 위치를 벗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역시 점선+삼각형인 치매 유도 그룹이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가장 많이 걸렸습니다. 비타민 D를 먹은 렛트는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C)는 결국 쉼터인 플렛폼을 찾아서 쉬도록 훈련한 후에 마지막에는 그 쉼터를 제거하고, 렛트가 그 위치를 얼마나 기억해서 그곳에 가서 쉼터를 찾으려 시도하는지 시간을 측정한 것입니다. 기억력이겠죠. 치매를 유도한 렛트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플렛폼이 있던 위치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다른 곳을 찾아 헤맸고, 비타민 D를 투여한 그룹은 대조군과 비슷하게 오랫동안 그곳을 빙빙 돌며 쉼터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D)는 장기 기억능력을 테스트 한 것인데요, 상자를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으로 구분하고, 어두운 곳에는 바닥에 전기 자극이 주어지도록 해두었습니다. 렛트는 본능적으로 어두운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 장소에 도착하면 전기 충격이 오는 것입니다. 이런 훈련을 2일 동안 반복한 후에, 이후 2일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가, 2일 후에 다시 이 테스트를 하면, 렛트가 2일 전의 전기 충격을 기억하고 어두운 곳을 피하는지를 알아본 것입니다. 출발해서 어두운 곳으로 이동한 시간을 측정하니, 치매그룹은 2일 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바로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비타민 D를 투여한 그룹은 대조군과 유사하게 한참이 지난 후에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 일을 기억을 한다는 것이죠.
이런 능력 테스트는 렛트의 상태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렛트도 지능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실험이 끝난 후 뇌를 빼내서 분석한 데이터를 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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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A)베타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하면, 치매 그룹에서 크게 증가하였고 (빨간 화살표), 비타민 D 투여 그룹에서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녹색 화살표). (B)타우 단백질 양도 마찬가지로 치매그룹에서 높게 나타났고, 비타민 D 투여 한 그룹에서 정상 수준까지 낮아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츠하이머와 관련이 깊다고 하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모두 비타민 D 투여로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을 보였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연구팀은 몇가지 추가 실험을 하였는데요, 모든 데이터를 다 보여드리기는 어렵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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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S의 양이 많아지면, 뇌 혈류량이 증가해서 뇌 기능이 더 활발해지고, SOD는 산화적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때문에 산화적 손상을 막아주는 것이고, 뇌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활성도를 높여서 에너지 생산이 더 잘되도록 해주는 것 같다고 제시합니다. 모두 비타민 D를 투여한 후에 많이 개선되는 것을 보였습니다. 기타 다른 데이터 들은 본문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동물 실험은 어느 정도 한계가 존재합니다. 사람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말하기도 어렵구요. 하지만, 통제가 어려운 임상 테스트를 수행할 수 밖에 없을 때는, 우리에게 꽤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추정은 가능할 것입니다.
앞으로 의학이 더 발달하면, 언젠가 치매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발견될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당분간 비타민 D3를 꾸준하게 복용하면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 저를 포함해 저희 가족들은 모두 꾸준하게 복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리뷰를 드리면서 저는 안 먹고 있다면 그것도 이상할 것입니다. 비싼 것도 아니고, 그렇게 위험한 것도 아니니 한번 드셔보시면 어떨까요?

요약)
1. 비타민 D의 치매 치료 효과를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2.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들을 보여주었고,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이런 차이는 비타민 D가 뇌의 산화적 손상을 줄여주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뇌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을 늘려서 뇌가 더 건강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한다.

(댓글로 드렸던 추가 정보들)

1. 동위원소로 라벨링해서 비타민 D3의 흡수도를 확인한 결과, 흡수도는 55~99% 정도로 확인되었습니다. 음식의 지방함유량과는 상관이 없었으나 지질의 구성은 흡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음식에 들어있는 지질의 구성에 따라서 흡수에 영향을 미치지만, 55~99% 사이라는 의미입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631968/

2. Merck manual에 따르면, vitamin D toxicity usually occurs only if excessive doses (prescription or megavitamin) are taken. Vitamin D 1000 mcg (40,000 units)/day causes toxicity within 1 to 4 months in infants. In adults, taking 1250 mcg (50,000 units)/day for several months can cause toxicity.
1~4개월된 유아의 경우 하루 40,000 IU를 넘게 먹으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성인의 경우 하루 50,000 IU를 몇 개월간 계속해서 복용하면 독성을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https://www.merckmanuals.com/professional/nutritional-disorders/vitamin-deficiency,-dependency,-and-toxicity/vitamin-d-toxicity

3. 비타민 D의 과다복용시 나타나는 독성은 보통 고칼슘혈증의 증상과 유사합니다.
The main symptoms of vitamin D toxicity result from hypercalcemia. Anorexia, nausea, and vomiting can develop, often followed by polyuria, polydipsia, weakness, nervousness, pruritus, and eventually renal failure. Proteinuria, urinary casts, azotemia, and metastatic calcifications (particularly in the kidneys) can develop.
식욕 부진, 메스꺼움, 구토가 발생할 수 있으며, 다뇨증, 다음증, 약화(weakness), 흥분감, 가려움증, 그리고 신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백뇨, 요관 막힘(칼슘 때문이겠죠?), 색전, 질소혈증 (신장에 문제가 생겨서) 및 전이성 석회화(특히 신장에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이름들 : 정형식, 성창호, 송경호, 정준영, 임정엽, 이동원, 엄상필, 천대엽, 조재연, 민유숙, 김세용 영장전담, 김상우 영장전담, 이준철, 조병구

댓글 24 / 1 페이지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부기팝의웃음님에게 답글 어느 정도 드시고 계신지는 모르겠는데요, 1년 넘게 고용량으로 드시는 경우가 아니시면 큰 문제는 없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공부할까님에게 답글 신장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계신 것이 아니시라면 하루 2000 iu정도 드시면 전혀 문제 없으실 겁니다.

큰별큰곰님의 댓글

비타민D 과다 복용시 1번 부작용이 마음을 끄네요..;; 적당히, 꾸준히 챙겨먹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백장미님의 댓글

클량에 올리셨던 이 글에 저도 댓글 달았던 기억이 납니다! 반갑습니다. 좋은 정보 많이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ㅎ

고약상자님의 댓글의 댓글

@백장미님에게 답글 지난 글들 빨리 정리해서 올리고, 곧 새로운 글들 써 보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Crosby님의 댓글

치매는 비타민 D와의 관계에 관한 이런한 논문들이 있긴 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의 뇌내 축적이 대원칙입니다. 비타민 D가 neurosteroid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타우나 베타알리로이드의 이동 통로가 밝혀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함이 우선시 되고 있습니다. Aß(amyloid-ß, Aß)와 과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tau protein)에 의한 신경섬유 덩어리(neurofibrillary tangles, NFTs)가 함께 나타납니다. 이렇게 축적 된 Aß는 서로 응집하여 올리고머(oligomer)부터 섬유화나 플라크(plaque)라 불리는 큰 응집체까지 다양한 형태로 축적 됩니다. 그리고 올리고머 형태는 세포 독성이 강하며, 알츠하이머 병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관여하고 신경세포의 사멸과 인지장애를 유발합니다.  세포막이나 미토콘드리아의 손상 및 칼슘조절 실패를 유발하는데, 위에 보인 미토콘드리아 활성도를 비타민 D가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 건 사례의 형태로 좋아보입니다. 비강-뇌 경로를 통한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빨리 나와야 할텐데요. ^_^

삼알배엽바척님의 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덕분에 비타민d 잘먹고있습니다
다만 측정은 병원이나 건강검진밖에없다보니
혈중농도를몰라서 용량제한 안하고 걍 먹다가
얼마전에 이상현상땜에 역겨움이 가시질않아서
하루 날린적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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