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경제가 정말 안 좋아졌다는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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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요약.

  1. 모기지는 연리 6.5%부터 8.7% 입니다.
  2. 나라가 돈이 없습니다.
  3. IT, 소프트웨어쪽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요즘들어 매우 잦습니다.
  4. 전기차 부담금이 생겼습니다.

제가 뉴질랜드에 산지 십여년이 지나갑니다.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뉴질랜드가 아주 천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지내왔습니다. 최근들어 "뉴질랜드가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뉴스가 퍼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어 걱정도 많이 되고 마음이 많이 싱숭생숭합니다..

저는 원래 개발자였다가 지금은 IT업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애자일 코치 겸 프로젝트 매니징, 인사관리를 합니다. 솔직히 뉴질랜드에서 IT에 종사하면 보통 고소득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한번 써봅니다.

1. 미친 모기지

주변 친구들이나 직원들 보면 대부분은 다들 자가에 삽니다. 집값은 천차만별이지만 요새는 75만불 (한화 6억) 이하인 곳은 오클랜드에 잘 없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집을 사려면 이론적으로는 원래 집값의 10% 만 있으면 모기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불 (한화 약 8억 3천만원)의 집을 사려면 10만불 (8천 3백만원) 현금이 있으면 모기지 브로커가 은행에서 맞는 모기지 상품을 찾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좀 과거형이 되어서... 아무래도 20-30% 이상 초기 금액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문제는 모기지 이자가 미쳤다는 겁니다.. 작년 말부터 이자가 미친 듯이 올라서 이제 매년 7% 8% 이자를 내야합니다.. 100만불 집을 사려고 매해 7만불 8만불씩 이자를 내면 원금은 언제 갚고 숨은 언제 쉴까요.. 하ㅠ 당장 시작할 돈도 없긴 하지만 생각만 해도 막막합니다..

2. 돈 없는 정부

코로나 때 락다운하고 생계 유지를 위해 정부에서 돈을 엄청 풀었습니다. 특히 요식업, 여행 산업 쪽은 일을 전혀 못 하게 되었지만 정부에서 수입을 꽤 많이 보장해줬습니다. 저처럼 IT쪽이나 사무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재택 근무를 계속했지만 요식업이나 사람을 직접 마주해야 하는 직종들은 대체로 일하지 않아도 수입이 보장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코로나가 끝무렵에 접어들때쯔음 노동당 (중도진보)이 선거에서 밀려 국민당 (중도보수)이 집권하면서 복지 예산이 대거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미 지원하고 있는 복지를 싹둑 무 자르듯 줄일 수는 없으니 세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 왔고 지금은...

도시 곳곳에 경찰들이 속도 위반 잡기 바쁩니다 ㅋㅋ 진짜 여기서 한번도 딱지 끊어본 적이 없는데 작년 올해만 벌써 다 합해서 4개 끊었습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제가 사는 오클랜드는 곧 수도요금도 20% 인상한다고 하네요.. ㅠㅠ

3. IT 업계 구조조정 

저는 여기서 학교를 졸업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워낙 인구가 적다보니 이 회사에서 만난 사람 저 회사에 있고.. 정말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최근 들리는 이야기로 정말 많은 곳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고.. redundancy 라고 해서 미리 4주 임금을 주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해고가 굉장히 어려운 나라인데, 경제적인 문제로 고용 안정성이 어려워진다고 판단할 경우 권고사직?을 강요하게 되는 형태가 됩니다. 벌써 정말 많은 동기들, 친구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일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4. 전기차 부담금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보조금을 줬는데 작년말에 싹 끊기고 올해부터 전기차 부담금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Road Usage Cost라고 해서 뉴질랜드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가 아니면 따로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작년까지는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예외로 했는데 올해부터는 1000km 당 70몇불씩 부과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조금 더 싼거 같긴하지만.. 명목상으로는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 무거워서 도로에 흠이 많이 생겨 수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는데 글쎄요...

하.. 암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경제 뉴스나 트렌드를 보고 있으면 갑갑해지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해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평소 죽는 소리 하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 요새는 좀 힘드네요.. 바다건너당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해외 거주중인 30대 초반 아줌마. 새우튀김은 제가 남편 만들어 줍니다! ?

댓글 9

뭉지님의 댓글

뉴질랜드도 많이 힘들군요...
미국포닥 중인데 정말 죽을 맛입니다. ㅎㅎㅎ 월급빼고 다 올랐어요...
매일 매일이 적자 입니다. ㅜㅜ

어머님의 댓글의 댓글

@뭉지님에게 답글 포닥이면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ㅠㅠ
안그래도 어제 nsf budget 미팅갔는데 ra와 포닥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ㅠ

뭉지님의 댓글의 댓글

@어머님에게 답글 ra 와 포닥은 진짜 올려 줘야 합니다. ㅜㅜ
미국애들도 포닥이면 나이 먹을만큼 먹고 박사 까지 받았는데, 실질적인 월급은 최소한 급에 맞게는 줘야하지 않나 싶어요

새우튀김님의 댓글의 댓글

@뭉지님에게 답글 헐.. 포닥중이시면 정말 고생하고 계시겠네요.. ㅠㅠ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힘내요 우리.. ㅠㅠㅠㅠ

와타나베님의 댓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뉴질랜드도 사정이 안좋군요 ㅠ
저도 며칠전 performance review 미팅을 했는데 조마조마 합니다(ㅠ)

새우튀김님의 댓글의 댓글

@와타나베님에게 답글 뉴질랜드는 redundancy 로 사람을 내보낼 경우 퍼포먼스에 상관없이 보통은 나중에 들어온 사람 순으로 내보내 거든요..;; 너 못했으니까 해고. 가 아니라 우리 경제 사정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정리하는 거야.. 가 기조다 보니ㅠㅠ
우리 모두 힘내요.. 와타나베님도 괜찮으실거에요. 한국 사람들은 외국 나가면 다 타인종 대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이니까요!! 화이팅 ㅜㅜㅜ

새우튀김님의 댓글의 댓글

@다소산만님에게 답글 네.. 그래서 뉴질랜드에서는 디젤 차를 타는게 전혀 이득이 아니에요. 디젤 차 (대부분 트럭이죠)는 전기차처럼 1000km 당 70몇불에서 200몇불을 내고 타야해서 기름 넣을 때 디젤이 싸다고 이득이 그렇게 있지 않거든요.. 저희도 처음에 휘발유보다 디젤이 싸니까 디젤차를 타려고 했다가 Road Usage Cost라는게 따로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젤 차를 타는 사람들은 그러면 뭐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막 엄청 큰 트럭처럼 생업 관련 해서 어쩔 수 없는 사람들도.. 돈 어마어마 하게 낼거에요ㅠ;

와싸다님의 댓글

호주보다 더 상황이 안좋은거 같네요. 전기차에 세금부과는 호주에서도 검토된적이 있는데 아직 시행하고 있다는 소리는 못들었습니다 (rego할때 한번 내는걸로 이야기 되다가 쏙 들어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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