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울트라 마라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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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마라톤이라고 하는 장거리 달리기.
그간 몇번의 마라톤과 작년 해피 레그 울트라 마라톤의 50키로 완주로, 100키로에 대한 도전 의식이 더 강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청남대 울트라 마라톤을 신청했습니다.
코스를 보니 고저도가 상당했습니다.
먼저 완주하신 분들의 후기를 읽고 세운 전략은
오르막에서는 걷고 내리막에서 달린다.
초반 체력을 과신해서는 안된다.
였습니다.
목표 시간은 14시간이었습니다.
달성 못해도 된다.
CP만 보면서 가자 마지막 CP에서 오뎅 먹으면 다온거다!
즐기면서 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와… 근데 언덕이 엄청 나더라고요. 시작부터 끝까지 언덕이었습니다.
언덕에서 무조건 걸을 수는 없어서 초반에는 좀 달려야 했습니다.
전봇대를 보고 3개까지 뛰고 2개까지 걸었습니다.
CP에선 무조건 쉬었습니다. 음료 충분히 마시고 플라스크에 물 채워서 출발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천만다행인 건 30키로 지점에서 친구를 한 명 만납니다. 저랑 비슷한 페이스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가 저에게 먼저 말을 걸더라고요. 대화를 해보니 저랑 동갑이고 풀마라톤 페이스도 저랑 비슷하고 이번 대회 공략도 비슷해서 이 때부터 이 친구와 함께 달렸습니다.
와 근데 4CP 가는 길에 너무 힘들더라고요. 옆에 친구한테는 얘기 안 했지만 그냥 4CP에서 미역국 먹고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4CP가 고비라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밥을 먹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완주를 못하고 여기서 밥을 잘 먹으면 완주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밥 먹고 나니 또 달릴 힘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또 달려갑니다.
5CP에서 또 다른 어려움이 생겼는데 날씨가 추운데 목마르다고 찬물을 마셨더니 오한이 왔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해야될까 생각했는데 열 오를 때까지 달릴 수 밖에 없더라고요.
6CP 지나서 대망의 피반령 고개를 만납니다. 여긴 달릴 경사가 아니라서 그냥 걸어갑니다. 여기서 걷다가 동갑내기 친구를 한 명 더 만났네요.
피반령 고개 정상에 있는 비석에서 인증샷 찍고 이제 오뎅 먹으러 갑니다.
7CP에서 오뎅 두 그릇 먹고 결승점을 향해가는데 진짜 끝까지 언덕이네요.
12시간 40분으로 결승점에 도착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61등이었네요.
처음 경험해 본 울트라 마라톤.
좋은 경험과 좋은 친구 두명을 얻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울트라 마라톤을 다시 할 일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다음 달에 있는 서울 한강 울트라 마라톤을 신청했네요.
청남대도 달렸는데 한강변 못 달릴 이유는 없으니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랑말랑님의 댓글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