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내가 기억하는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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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구서 국민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나왔습니다.

국민학교 들어갔을때 아직 박통이 살아있었을때죠…

자연스래 학교에서는 박정희대통령 각하 라는 호칭을 사용했었습니다.

뭐 김일성은 돼지로 표현되고 맨날 반공포스터 만들고 하던 시절이었죠


제가 다니는 학교는 국립대학의 정문에서 가까운 학교였어서 

등교시에는 그 대학교 정문을 지나서 다니게 되었었죠…


몇학년때였나? 박통이 죽고 그 이후로 대학교에는 데모가 많았고

등교길은 밤새 데모한뒤에 바닥에 남아있던 최루탄 가루와 함께하는 길이었습니다.


정문 근처에 살았던 집엔 밤만되면 쫒기는 대학생 아재들과 쫒는 경찰?들로 시끌시끌했었습니다.

어떤날은 저녁에 으쌰으쌰하더니 정문으로 못나가서 담벼락을 대학생들이 여럿이 밀더니 담벼락을 무너트리고 탈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대학교 담벼락은 그 이후로 밀어서 넘어지지않는 아주튼튼한 벽으로 바뀌었었죠


그러던 어느날 등교길에 탱크가 대학교정문 앞에 딱 있는겁니다.

바닥에는 최루탄 안전핀이 흐드러지게 있었구요…

전 또 기침하면서 등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탱크(지금 생각하면 장갑차 였었던것 같습니다.)는 한참있다가 사라졌었던것 같습니다.


탱크가 서있던 그날이 아마 지금 생각하면 5.18 이었던것 같습니다.


5.18에 대해서 알게된건 대학교 들어가서 알았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알게된건 성인이된 후 사회생활하면서 알게 되었었죠.


더듬더듬 기억을 되집자면 그당시에 경상도 그중에서도 대구에서 사는 일반 사람들은 

대학생들이 왜 데모하는지도 몰랐었고 티브이와 신문에 나온걸 진실로 알고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국가수반이 자국민을 학살한 사건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전두환이 물러난 뒤에 노태우가 대통령이 된 이후엔 

어른들이 물태우라고 (전두환만큼 제대로 못했다는 의미에서) 조롱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구에서도 아직 살아있는 많은 사람들은 70년대 80년대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가지고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세뇌된 고정관념은 너무나 단단해서요. 

그 당시 같이 대학다녔던 동기들 중에서도 저랑 같은 민주당 성향의 친구들은 정말 적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대가 점점 바뀌면서 대구경북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걸 느낍니다.

최소한 제 가족 친척들 중에는 민주당성향의 지지자가 대부분이거든요

아 저희 윗세대 말구요 ㅋㅋㅋ 윗세대 중에도 막내외삼촌 막내고모 정도 빼곤 아주 단단합니다.


공중파와 언론이 바뀌어 제대로된 사실을 전파해서 한 10년이 지나야 제대로 알게될까요?

글 쓰다보니 점점 비관적이 되어갑니다. 여기서 줄일게요.

    원래 닉네임은 자(연)사(랑) 이었어요 지금은 산골에서 14년째 살고 있어요

댓글 6

동짓달님의 댓글

전 집이 대구  명덕로터리에서 두블럭정도에 있어서  명덕로타리ㅡ남문시장ㅡ반월당네거리로 이어지는 대로에서  시위하고 최루탄쏘고 백골부대가 진압하는 장면들을 자주봤어요 .  버스가 두세거장 거리였는데도 아침에 최루탄가스 냄새가 남아있었지요.
그때  어른들은 다 학생들을  욕했어요" 부모님들이  소팔고 논팔아서 학교시키는데 공부안하고 데모만한다,  빨갱이들 다 잡아넣어라" 고 ㅠ

연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짓달님에게 답글 그렇죠. 명덕로타리면 계대 대구대 학생들이었겠네요. 그당시 그분들의 의기와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그분들 아니었으면 민주주의가 더 후퇴했었겠죠?

비치지않는거울님의 댓글

가슴이 답답합니다.
어떤 때는 내가 이런 꼴 볼려고 내 청춘을 허비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는 뜻이 아닙니다만....
일베사이트 하나 정리 못하는 물러터진 꼴을 본 뒤로
늘 생각합니다.
고통은 늘 뜻있는 민초의 몫이란 것을요.
솔직히 지금 나라 꼴을 보며 너무 슬프고 답답합니다.
지사도 열사도 의사도 못되는 한 서민이 이렇게 답답해 합니다.

연랑님의 댓글의 댓글

@비치지않는거울님에게 답글 지사도 열사도 의사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한분 한분이 모여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거죠...
그분들을 폄하하는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이 많을수록 세상은 변화할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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