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짧은 글과, 긴 부연설명.

페이지 정보

81 조회
6 댓글
3 추천

본문

독재자 박정희 사망에 대한 무덤덤함에 이어, 5.18도 제게는 무덤덤한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TV에서 광주사태라는 헤드라인으로, 젊은 사람들과 어른들이 시위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자료들에는 그 당시 보도가 전혀 없었던 것 같이 이야기 되는 것 같은데요,
-저의 기억엔 몇번인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대한 저의 기억이, 왜곡된 기억인지는 모르겠네요.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구나~
(스스로 알았는지 형이 알려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시위대를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잊혀졌습니다.


==========

저의 유년기~성인기의 삶은 일반적인 사회와 동떨어진 삶이었습니다.
아마 저보다 10년 이상 더 드신 분들도 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으시면 정말 그랬어? 하실 겁니다.
그렇다고 자랑할만/대단 하지 않기에, 제가 사회문제를 "덤덤하게 바라보는" 것에 대한 부연설명만 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보다는 자연을 함께하는 것을 좋아했으며(결과인지 원인인지는 모르겠네요).
-유년기(5~7세)에 이미 불합리하고 난처하고 충격적인 경험이 지속적으로 있었으며,
-국민학교 시기도 유년기에 이은 저의 생활 환경이 또래 친구들을 멀리하게 한 점이 있으며,
-10살 차이 큰형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저의 사회 인식을 정립시킨 점이 있으며,
-국민학교 졸업하고는 먹고사느라 바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런 생각을 시험하는 사건도 없었네요.
(독재는 나쁜거고, 그러니 시위는 당연한거고, ...)

-공장이 한 두개 들어설까 말까 하고 있는 농사가 완전 주업이 아닌 시골,
-이장 또는 마을 어른(?)이 마을 사람들을 모으거나 나서서 뭔가를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조용한 동네,
-사실 이장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전형적인 농촌이 아닌 도시에 부속된 시골같은 동네,
-군부대가 널렸지만, 친근한 형/아저씨 같았던 군인들(군대 병원 신세도 짐),
-이전 글에서 군인들의 반공교육을 이야기 했었지만, 그다지 강압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던 모습,
-주변에서 광주민주화운동 등 정치/사회적 운동/참상을 알리는 일도 없었으며,
-공권력의 폭력을 마주하지 않았네요.


게다가 유년기~성인기 저의 삶은 바닥 이었기에,
(바닥이긴 한데 막 너무 힘들거나 하지도 않았던)
"내가 바로, 그 민중"이란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저의 오만인지, 착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PS: 요 몇 일간,

5.18 글을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써 봅니다.

    일본불매!
    NO JAPAN!
    Line is owned by South Korea's Naver.
    ラインは韓国ネイバーの所有です

댓글 6

BonJovi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덤덤하게 적어주셨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살던 곳과 비슷한 느낌이라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군인들에 대한 에피소드도 그렇고, 병원 이야기도 그렇고...
이제까지 걸어오신 길에 위로와 함께 박수를, 또한 앞으로 가실 길에 격려를 불어넣어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밤 되셔요.

Java님의 댓글의 댓글

@BonJovi님에게 답글 쓰고 돌아보니, 제가 뭔가를 한 것도 없고 그냥 삶에 매몰되어 살았던 것 같습니다.
부끄럽네요.

무명님의 댓글

슬픈 역사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해석 해서
차 세대에게 잘 설명 해야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무명님에게 답글 그래야 하죠~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고 설득한다는 것, 제게는 많이 어려운 부분이네요.
이게 뭔가 삶에서 체화되어야 가능한 것인데,
저의 생각과 언어는 머리로 당위성으로 배운 것이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삶을 살며 공감하며 배워 체화한 것이 아니거든요.
그러니 저의 말은 설득력을 가지기에 충분하지 않죠.
저는 간혹 사회가 이 정도라도 돌아가는 것이 신기합니다.
저의 인생을 통털어 저의 주변 사람들만 모은다면?
대략, 절반은 정치/사회 무관심을 넘어 말로만 남욕하던 사람들이고,
절반은 저쪽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네요.
정말 이쪽은 가뭄에 콩나듯 한두명이었죠.

도미에님의 댓글

담담하게 적으셨는데 왜 이다지도 생생하게 느껴질까요?
이 행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그런데 그렇게 막 힘들지도 않았다는 대목에서 왠지 가슴이 찡해옵니다.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도미에님에게 답글 일정 부분 여러가지 작게 운이 좋은 부분들도 있었고,
일정 부분 자기보호 기전이 작용한 부분들도 있어서 큰 상황은 피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고
(최소 4살 연상인 동료(?)들, 그들과 나의 일상이 다름, 가까운 미래 목표가 다름, 가치관이 다름, ... ),
여러모로, 자/타의적으로, 어느 선은 넘지 않았던/못했던 것 같네요.
전체 1,355 / 4 페이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