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딸의 남자친구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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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흥미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경로당의 당원들의 기호에는 맞을 것 같아서 간단한 후기를 남깁니다.


서론

1. 딸에게 진지한 만남을 가지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은 제 아내보다 좀 늦게 알았습니다. 제가 딸의 삶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짐짓 모르는 척 하고 있었습니다.

2. 몇달 전 부터 딸의 일상 속에 등장하는 '남친'의 존재가 가족톡에 언급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저를 제외하고는 아내와 둘째딸에게는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3. 전 딸들과 같이 보낸 시간이 적습니다. 둘 다 고등학교를 기숙사에서 지냈고, 첫째는 대학도 기숙사에서 지냈으며, 졸업하고 바로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둘째도 졸업하고 바로 서울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가슴 한 켠에는 그 시간의 적음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4. 회원님들도 그러시겠지만, 전 아이들의 결정을 늘 존중하며, 지지를 표명하며 지냈습니다. 그래서 두 딸의 남자친구에 대해 크게 품평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본론

1. 예약한 식당으로 이동하기 위해 태우러 온 지하주차장에서의 첫만남은 '건실하고 착실해 보이네' 입니다. 아내를 위해서 분홍색 장미꽃 한다발을, 절 위해서는 적당한 양주를 준비해서 인사와 함께 전해줍니다.  다소 긴장한 상태임을 느끼게 됩니다.

2. 식당에서 준비된 음식을 먹으면서 간단한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종종 본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가면 '딸에게 가지는 애정어린 제스쳐와 시선'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3. 아무래도 일반적인 회사원이 아닌 비교적 전문적인 영역의 동일한 직업을 딸과 남자친구가 가지고 있어서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음을 대화로 알 수 있었습니다.

4. 식사를 마치고 근처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좀 더 편안해진 느낌으로 일상의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5. 관점의 차이일 수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클리셰'와 같은 직접적인 질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 기억은 안나지만,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특별히 호불호를 가지는 음식은 있는지, 어떤 삶을 구상하고 있는지, 취미는 무엇이고, 최근에 읽은 책은 있다면 무엇인지... 정도였습니다.


결론 

1. 딸의 전언에 의하면 '차분히, 맹렬하게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고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런 질문이 없어서 편했다'고 합니다.

2. 구체적인 '결혼'에 대한 내용이 없이, 편안하게 얼굴을 익히는 대면식에 가까운 자리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일일히 적기는 어렵고, 느낌은 '제 딸만큼 건실하게 자랐고, 노력했으며, 자기관리도 잘 하는' 청년이었습니다. 

4. 같이 보낸 '공유'할 일상의 추억이 적었기에 아마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크지만, 나머지 인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찾았다는 것은 내심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첨언

1. 일상다반사로 인해 일찍 후기를 적지 못했습니다. 뭐, 제 게으름도 한몫하기도 했습니다.

2. 두살터울 둘째의 남자친구도 멀지 않은 시기에 대면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뇌섹과 뇌삭사이 그 어디쯤에... "민주주의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노력하고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Democracy is never complete. It requires continuous effort and safeguarding." - 유시민 작가-

댓글 18

loveMom님의 댓글

예나 지금이나 여친 부모님 뵐때 긴장감과 리허설 준비는 똑같군요 ㅋ
좋은 예비사위 맞게된거 축하해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loveMom님에게 답글 예비 사위...의 느낌이 맞긴 합니다. 제가 판단하고 느낀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이길 소망해 봅니다.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연랑님에게 답글 아마도 그런 때가 되면 종종 어디선가 혼자 조용히 '훌쩍'거릴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키단님의 댓글

오~~ 좋은 소식을 듣네요.
긴장된 첫 대면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나봐요.
곧 한가족이 될것같은 예감.
사윗감이 꽤 멋진 청년인가봅니다.
따님 잘 키우셨네요~~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키단님에게 답글 주위에서 '잘 키우셨네요'라고 하면 제가 그렇게 대답합니다.
'아닙니다. 잘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겠습니까... 다 잘 따라주고 잘 커주어서 부모로서 고마울 따름이지요.'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별나라아톰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토트넘 경기 보다보니 댓글도 달게되네요. 평온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문없는문님에게 답글 축하의 답글 고맙습니다. ^^ 좋은 가족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선 좋은 가정이 되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

비가그치고님의 댓글

후기 궁금했었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제겐 아직 몇년 남은 얘기지만 자녀의 이성친구나 배우자감을 소개받는 자리는 제가 더 떨릴 것 같습니다^^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비가그치고님에게 답글 언제나 첫만남은 힘든 것이라는 어떤 아이돌의 비슷한 노래 가사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 저도 그랬습니다만 늘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됩니다.

lexicon님의 댓글

인터넷에 도는 두 짤이 생각나네요.ㅎㅎ
1. 여자친구 아빠가 보는 딸과 남자친구(사슴을 포획한 치타 짤)
2. 딸의 아빠가 입고있는 티셔츠 등에 써있는 '내 딸과 데이트할때의 규칙'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lexicon님에게 답글 언젠가 비슷한 짤들을 본 기억이 납니다. 공감가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

란초님의 댓글

편안한 만남이었다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세상 가장 힘들었던게 여친 부모님께 첫 인사 하던 날이었습니다.
전 그날 집에 와서 밥한끼 하고 가라고 하셔서 갔더니
큰아버님, 고모부님, 삼촌들까지 가족들이 총 출동해 계셨더랬죠 ㅎㅎ
밥을 어케 먹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들만 계속 되길 빌어드립니다~~~

뇌삭중년예규아님의 댓글의 댓글

@란초님에게 답글 따뜻한 말씀 고맙습니다. ^^
언제나처럼 아이들의 옆에서 같이 잘 걸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피자왕버거님의 댓글

저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 상황은 상상만 해 왔어요.
저는 아이들이 만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함께 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저희 아이들이
어떻게 할지 예상을 못하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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