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 작은 협탁에 새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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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가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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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ndyne 입니다.


10여 년 전에 저렴하게 구입해서 오랫동안 써 온 협탁(사이드 테이블)이 하나 있습니다.
MDF 재질 상판에 검정색 필름을 씌우고 아래에 간단한 철제 받침을 부착한 것인데,
한샘에서 나온 것으로 대략 3만원 정도 줬던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긴 녀석입니다.



상판의 검정색 필름 마감이 완전히 벗겨져서 그냥 버릴까 하다가 재미삼아 리폼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정말 별거 없는 간단한 리폼인데, 가볍게 작업기(?) 비슷하게 올려 봅니다.


저희 집의 인테리어가 주로 자작나무 소재여서, 같은 자작나무로 상판을 교체해 보기로 합니다.
처음엔 동네 목공방 같은 곳에 맡겨볼까 하다가 직접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인터넷에서 목재 재단해 주는 곳을 찾아 원하는 규격으로 주문했습니다.



원래 테이블의 크기는 430 x 350 이었는데, 조금 키워서 550 x 350 mm로 주문했습니다.
(위 사진은 원근감 때문에 크기 차이가 커 보이는데, 저 정도는 아닙니다 ^^)

고급가구용(?) 자작합판 18mm 두께이고, 러시아산 SBB 등급(?)이라고 하는데
받아보니 옹이도 없고 표면도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더군요.
나무 가격은 배송비 제외하고 19,000원 정도 줬습니다.


나무 표면을 코팅할 바니쉬와 붓 등의 재료도 구매해서 작업 준비를 마친 것이 작년 4월 입니다.
이후 1년의 시간이 흘렀고, 나무와 재료들은 서재 한 구석에서 때가 되기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지난 달에 와이프가 "협탁 상판은 언제 바꿔줄거야?" 라고 묻습니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 달 안에 작업을 마쳐야 합니다.
피말리는 시간과의 싸움, 게으른 나 자신과의 힘든 싸움이 시작됩니다.

2주 동안 유튜브를 찾아보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5월이 되자 마당에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먼저 왜 샀는지 모르는 쇠줄을 사용해서 모서리를 라운드로 열심히 깎아내고,
전체적으로 사포질을 해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줍니다.
장남감 만들 때 쓰려고 사둔 사포나 공구들을 이렇게 잘 사용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300번부터 1,000번까지 서너 시간동안 정성껏 사포질을 했더니,
거칠었던 합판이 고급 가구처럼 부드럽고 매끈한 표면으로 바뀌었습니다.
몸은 고되지만 멋진 작품이 탄생할 것 같은,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 상판에 바니쉬를 3번 정도 칠해줄 생각인데, 유투브에서 보니 스폰지 붓이 편하다고 해서
쿠팡에서 10개 세트로 바로 구입해 줍니다. 1년 전에 샀던 붓은 언젠가 다른 곳에 쓰겠지요.


1년 전에 사 둔 바니쉬는 바라탄 폴리우레탄 수성 바니쉬 / 반광(Semi Gloss) 인데,
어디선가 본 유튜브에서 사용하는 걸 보고 따라서 샀습니다.
가격은 473ml에 2만원 정도였고, 이번 작업에서 30% 정도 사용한 것 같습니다.



바니쉬를 처음 바를 때는 나무 표면이 살짝 일어나서, 하루 동안 건조한 후에
1000번 사포로 한번 더 샌딩을 해주었고, 두번째 부터는 샌딩 없이 겹쳐서 칠해주었습니다.


아, 바니쉬는 재활용 플라스틱 포장재 같은 곳에 소분해서 사용하고,
지퍼백으로 밀봉하여 보관하면서 사용하면 편리하더군요.
이것도 유튜브 보고 따라해 봤습니다.



이후 매일 10~20분씩 바니쉬 칠하고, 하루 건조하고를 반복했습니다.
한겹 칠할 때마다 광택이 살아나는 것이 왠지 뿌듯하고, 중독성이 있어서
정신줄을 놓고 계속하다가 와이프에게 한 소리 듣고 4번 칠하는 걸로 마무리했네요.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표면의 광택이 아주 매끄러운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이게 정말 제가 만든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아무튼 상판이 완성되었으니, 이제 기존 협탁의 다리 부품을 옮겨 달아봅니다.
집에 있는 각종 자들을 동원해서 중앙을 잡고, 나사로 고정할 부분을 표시해 둡니다.



그리고 바로 나사로 박아 넣는 것이 아니라 드릴을 사용해 약간 작은 구멍을 먼저 내줍니다.
자작나무 합판은 표면이 단단해서 나사가 미끄러지며 위치가 어긋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 덕분인지 조립은 문제없이, 튼튼하게 잘 되었습니다.




그렇게 완성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고급스럽게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고 뿌듯합니다.
1년 여의 고민(?)과 정성이 담긴 첫 DIY 도전은 이 정도면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와이프도 너무 좋아하면서 소파 옆에 두고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무 사서 사포질과 칠한 거 밖에 없는데 쓸데없이 길게 쓴 것 같기도 합니다.
별 거 없는 부족한 작업기이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요즘 날씨가 너무 좋네요.
앙님들 모두 즐거운 봄날 보내세요.

댓글 12 / 1 페이지

괴퍅님의 댓글

저도 이번에 비슷하게 했는데 쿠팡 로켓배송으로 급하게 사느라 아카시아나무를 샀는데 예쁘고 단단해서 좋더군요.
글 잘 봤습니다!

neomaya님의 댓글

오올... 그래도 자작합판이네요. 묵직하죠.
역시 목공의 마무리는 샌딩과 마감칠입니다. 오일도 좋고 바니쉬도 좋은데 양이 많아요. 게다가 나무마다 맞는 마감이 따로 있고 분위기가 달라서 칠만으로도 5~6가지 변화가 옵니다.
다음에 이런경우 있으시면 바라탄 스프레이 바니쉬 반광 정도 써 보세요.. 아주 편합니다. 살짝 칠하고 여러번 나눠 스프레이 해 주면 아주.... 간편합니다. 1.5만원 정돈데 공방 때는 텅오일, 린씨드, 각종 바니쉬 썼었는데  접고 나서는 이거만 써요. 편해서.

Andyne님의 댓글의 댓글

@neomaya님에게 답글 오~ 스프레이로도 나오는 군요. 사용하기는 훨씬 편하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Andyne님의 댓글의 댓글

@튀김우동큰사발님에게 답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바닥은 강마루인데, 보기에 자작나무와 비슷해 보이더라구요.

까망꼬망1님의 댓글

한방에 성공하다니 금손이시군요.
제가 했으면 아마 협탁을 새로 사게됐습니다 결말이었을텐데 ㅎㅎ

Andyne님의 댓글의 댓글

@까망꼬망1님에게 답글 네, 분명 저도 그럴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럭저럭 성공한 것 같습니다. ㅎㅎ

스페이스인베이더님의 댓글

어렸을때 니스칠 한다의 니스가 알고보니 바니쉬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걸 알고 벙쪘던 기억이 있어요.
전 사포질 할때의 분진이 문제던데... 이걸 어디 밖에 들고 가서 할 수도 없구요.

Andyne님의 댓글의 댓글

@스페이스인베이더님에게 답글 저도 니스의 정체^^를 알고서 황당했었습니다.
유투브로 공부해보니 바니쉬가 좋을 때가 있고, 오일이나 스테인이 좋을 때가 따로 있더군요.
저는 마당에서 했는데, 아무래도 실내에서는 사포질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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