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인상적인 벚꽃사진을 위한 미세 팁 세 가지

페이지 정보

1,200 조회
18 댓글
29 추천

본문

2372228194_glr3FKBm_935c153b52eb8111ff72b71ccff6d0954a0d7066.jpg


안녕하세요. 제주는 이제 벚꽃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마 이번주 후반부면 모든 꽃들이 풍성하게 피고 다음주부터 벚꽃비가 시작되며 화려한 끝을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벚꽃은 온라인에도 피어서, 커뮤니티 곳곳에도 벚꽃 사진들이 많이 보입니다. 벚꽃 사진 올라오는 것들을 보며 조금 말을 보탤 수 있을까 싶어서 적습니다. 아주 조금 더, 기억에 오래 남는 벚꽃 사진을 남기는 데 힌트가 될까 해서요.



2372228194_wFhKGJ4I_155b6c2792c9723e0f904bec6d631491b98dbba3.jpg

1.

벚꽃사진에서 가장 쉽게, 사진을 조금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은 노출보정입니다. 카메라에는 +/- 적혀 있는 버튼이 보통 다 있고요. 휴대폰에서는 카메라 조정 메뉴로 들어가시면 밝기를 조정해서 찍을 수 있습니다.


셔터를 누르면, 카메라는 적당한 밝기를 자동으로 계산해서 너무 밝지도 않게, 또 너무 어둡지도 않게 보기 좋은 사진을 만들어줍니다. 문제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밝기의 적당함을 판단하냐는 것인데요. 예전에 제가 공부할 때는 18% 회색값을 기준으로 잡는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카메라 회사마다, 휴대폰 회사마다 기술이 날로 발달하고 있으니 더 정확하고 상황에 맞는 노출을 만들어내겠지요. AI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날씨, 계절, 시간대에 맞는 노출값을 따로 계산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카메라는 안정적인 평균 밝기를 잽니다. 그런데 이 평균밝기라는 게 지나치게 안전합니다. 아주 어두운 밤에 찍어도, 아주 밝은 설경을 찍어도 카메라는 안전한 밝기를 위해 어두울 때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밝게 만들고, 밝을 때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어둡게 찍습니다. 이게 벚꽃사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눈이 부실만큼 하얀 느낌으로 담고 싶은데 어쩐지 내가 찍은 벚꽃 사진이 칙칙해 보이는 거지요. 카메라는 대상이 벚꽃이고, 이 사람이 저 환한 느낌을 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그래서 안전한 밝기를 만드는 노출값을 준 겁니다. 자, 이제 위에 적은 노출보정이 개입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노출보정은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카메라에 노출보정 버튼은 셔터버튼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 말은, 카메라에서 셔터를 누르는 것만큼이나 자주 쓰게 되는 기능이라는 뜻이지요. 밝게 찍고 싶으면 더하고, 어둡게 찍고 싶으면 빼면 됩니다. 벚꽃은 평균 밝기보다 환하게 찍으면 더 화사해 보이니까, 노출보정에서 더 밝게 설정하면 됩니다. 그렇게 찍으면 빛으로 넘치는 하얀 세상에 빛의 조각처럼 떨어지는 벚꽃잎을 담을 수 있습니다. 


2372228194_m3u0Ljtd_7f2187477ba65c2ff0b5709172fb224e3edb35d1.jpg

2.

벚꽃의 절정은 낙화 아닐까요? 더 이상 빈틈이 없을 만큼 나무를 가득 채운 꽃잎은 짧은 절정 뒤에 바람부는 날을 기다려 일제히 떨어집니다. 저는 이때가 벚꽃 풍경의 절정 같습니다. 나무를 가득 채우던 벚꽃잎이 날리며 눈에 보이는 모든 공간을 채워버리는 겁니다. 오, 세상에 존재하는 참 아름다운 순간들 중 하나 아닐까요? 이때는 삼각대 하나쯤 챙기는 게 좋습니다. 벚꽃 떨어질 때 맞춰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장노출로 벚꽃을 담으면 화면 안에는 벚꽃잎이 길게 궤적을 그리며 벚꽃비가 된 풍경을 담을 수 있습니다. 벚꽃 사진에 삼각대 하나쯤 챙기면 좋은 이유이고, 조금 다른 벚꽃을 볼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이 사진은 아주 밝은 낮에는 조금 어렵고요. 아주 이른 아침이나 일몰 무렵, 빛이 조금 부족한 시간대에 촬영하기 좋습니다. 빛의 양이 적어야 카메라가 충분한 양의 빛을 받기 위해 셔터를 오래 열어두게 되고, 그만큼 꽃잎은 긴 궤적을 그리며 낙하할 겁니다.


3.

앞의 두 가지 팁이 기술적인 부분이라면, 진짜 내 벚꽃 사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그 안에 담기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사는 마을 앞 벚꽃길은 제법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그래서 벚꽃이 필 때가 되면 주로 이른 아침에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산책갑니다. 사람 좀 적은 시간을 찾는 거지요. 아이가 자라면서 이제 같이 안 가려고 하니까 아내랑 걷는 때가 많긴 하지만요. 기억에 남고,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벚꽃 사진을 위한 마지막 팁은 좋은 모델입니다. 예쁘고 늘씬한 모델 말고, 벚꽃처럼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고 또 화사한 인상으로 남는 사람 있잖습니까. 가족이어도 좋고, 동료여도 좋고,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그 사람이어도 좋겠지요. 제가 찍은 많은 벚꽃 사진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아내와 아이가 있는 풍경입니다. 그와 함께 벚꽃 구경 가세요. 좋은 핑계잖아요. 꽃 사진이 필요한데 모델이 없다. 한 번만 도와줘라!


2372228195_n6l3GxSy_5fd6ed1687c93384f8e54d103c2a327bc9791bfa.jpg


2372228194_k8IU9Cth_230d83ea53a5508f41a0dddcc6d2f97a041a62a8.jpg


벚꽃은 짧게 피고 화려하게 집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요. 전화기 들고, 그 사람에게 전화하십시오. 약속 잡으세요!



 



댓글 18 / 1 페이지

낯선동네님의 댓글

사진이 너무 좋아서 글이 눈에 안 들어올 지경이네요. 시원시원하니 풀프레임이겠죠? 잘 보고 갑니다!

MoBe님의 댓글의 댓글

@낯선동네님에게 답글 아침 내내 글썼는데...;;; 사진 줄이는 게 나을까요...;;; ㅎㅎㅎ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MoBe님의 댓글의 댓글

@TonyStark님에게 답글 아이고, 이런 영광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적을 게 많으니, 앞으로도 차근차근 올려보겠습니다!!!
전체 685 / 1 페이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