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동물들과 계속 엮였던 라이딩.g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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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계로 필드라이딩에 소홀했네요.


심기일전을 위해, 또 새로운 자극을 위해 1.5리터 페트병 둘을 매달아봤습니다.

케이지가 믿을만한지 테스트해보려는 목적이 메인이긴 했지만 말이죠.

길가에 뜬금 없이 방목 중인 양들이 있어 찍어봤네요.


분명 이 동네는 몇 주 전에 여름이 끝났는데도 너무나도 더운 날이었습니다.
습도가 높은건 아닌데 햇볕이 한국과는 비교가 안되게 강합니다.

대신 날이 더우니 개들이 모두 그늘에 늘어져 있어 쫓아오지 않는 점은 좋았어요 (삭제된 이모지)

길가의 마굿간 옆에서 한장 찍었네요.


개인적으로 말을 참 좋아하는데요,

인간이 없이도 풀 뜯어먹으며 잘 살 수 있는 동물이라는걸 생각하면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반면 저희 집 고양이가 참치캔을 먹는걸 보면 참 호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아니었다면 고양이는 소고기, 돼지고기, 참치 이런건 꿈도 못꿨겠지요. 

https://youtu.be/KZoj-nvIFK0?si=DhmZ0lKPQETjOXuB​​

왠 양떼가 도로를 막아 한참을 천천히 따라갔네요.

가끔 이렇게 양떼들을 만나기는 하는데 길막 수준은 오늘이 처음이었어요.

차분하게 열일하는 개들이 참 이뻐보이더군요.


그러고보니 이 동네 양고기도 참 잘하는데, 갑자기 땡기네요.

내일은 양고기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삭제된 이모지)

거친 그래블길에서 1.5리터 생수가 튀어나가지 않고 잘 버텨주었습니다.
알리에서 산 케이지는 포크와의 접하는 면에 고무처리가 되어 있어 밀착도가 우수하고 흔들리지 않네요.

이런 류의 케이지는 SALSA의 Anything Cage HD가 유명한데, 대륙산도 참 좋네요.


아마존에서 산 VOILE Strap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다른 길이로도 추가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말 타는 팀을 둘 만났네요.

이 말들은 멋진 카우보이 모자를 쓴 노인분들이 타고 가셨습니다.

제 라이딩의 시작점 & 종점인 El Mexicano라는 가게입니다.

크게 찍혀있는 습샬 로고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동네 자전거 성지지요.


모녀가 운영하는 가게인데,

외국인인 저를 기억하고 항상 참 살갑게 대해줘서 너무 애정하는 곳이에요.


옆에 주차장에 차를 대어 놓으면 지켜주는 인원도 있습니다.

물론 나가면서 돈 천원 정도 팁 주는게 매너구요.

개와 고양이가 사이좋게 늘어져 있습니다.

메뉴는 치즈와 옥수수 / 후안까이나 소스를 곁들인 삶은 감자 / 각종 샌드위치 / 커피와 몇 가지 종류의 차입니다.

라이딩 후 탄수 보충이 간절해서 감자를 시켰습니다.

삶은 계란과 노란 후안까이나 소스가 곁들여져서 나옵니다.


소스는 팬에 노란 페루고추와 양파, 마늘을 10분 정도 볶아주고

우유와 생치즈, 크래커를 넣고 요거트 같이 될 때까지 갈아준 후 소금으로 간을 해서 만듭니다.


페루는 고추와 감자의 원산지인데요, 때문에 고추 요리가 꽤나 많습니다.

매운 성분이 집중된 씨 부분은 제거하기에 한국처럼 많이 맵게 먹지는 않구요.

하지만, 삶은 감자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시켜먹을 정도로 소스 맛이 정말 좋아요 (삭제된 이모지)

https://youtube.com/shorts/zqXpfytBAd4?si=TlISoiZ8Pn6FwTf4

아까 밖에 있던 고양이가 근처에 보이길래

집사답게 드루이드 스킬을 시전하면서 맛있게 냠냠했네요.


평소 길가의 개들에게 사냥 당하듯 쫓기기만 하다가

오늘은 너무 평화로운 동물들만 봐서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People die of common sense, Dorian, one lost moment at a time. Life is a moment. There is no hereafter. So make it burn always with the hardest flame.” ― Oscar Wilde, The Picture of Dorian Gray

댓글 12

개내대래매배새님의 댓글

라이딩 후기 잘 봤습니다.
현재 계신 곳이 페루 인가요?
와우 신기한 곳에 계시네요
여행 말고 비지니스로 가시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맥앤치즈님의 댓글의 댓글

@개내대래매배새님에게 답글 저도 어쩌다 제가 여기 오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신기하긴 합니다 ㅎㅎ
우리는 넘쳐나는 공업력이 약하고 반면 우리에게 부족한 농수산 광업자원은 넘쳐나는 나라라 비즈니스 기회가 의외로 꽤 있습니다.

맥앤치즈님의 댓글의 댓글

@MJLee님에게 답글 나름의 매력이 가득한 대륙인데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이라 시차적응도 해야 하고 항공 왕복만 2~3일 날라가서 오기 쉬운 곳은 아니죠. 저도 나름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한국인 여행자들은 학생 아니면 은퇴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언젠가 꼭 기회가 닿으시길 기원합니다.

맥앤치즈님의 댓글의 댓글

@고네이님에게 답글 그런 혼란과 모순을 감내하는게 남미 그래블입죠 ㅋㅋ
오세요, 세계적인 미식도시인 리마로요 ㅎ 가성비 좋은 파인다이닝 코스 돌려 드립니다 히히

맥앤치즈님의 댓글의 댓글

@체레스테님에게 답글 페루 주재 중이라 자주 오는 코스입니다. 아직 구상한 루트는 한번도 정복하지 못했지만 계속 준비 중이구요 ㅎ
요새는 비포장길 정비도 하고 있어 일부 구간은 등산로 수준이었던게 거의 포장도로급으로 쾌적해져서 행복하더군요.

vulcan님의 댓글

와... 멋진 라이딩 영상입니다. 정말 자덕으로 경험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네요.

양치기 개들도 귀엽고 ㅎㅎ

매번 안전히 라이딩 되시길 바래요 ㅎ

맥앤치즈님의 댓글의 댓글

@vulcan님에게 답글 오오 그리 말씀하시니 자덕으로 흔치 않은 경험을 하고 있었던게 맞네요. 한강과 고국의 국도가 여전히 그리운 로디로서, 첨엔 그리 싫었던 그래블에 정이 붙어가는 이유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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