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 여자애들은 뭘로 싸울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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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종종 들려오며, 수 많은 경찰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이 곳은 바로 경찰서 입니다.
5층짜리 경찰서 건물의 일부 공간에는 마법소녀 지부가 세들어 살고 있습니다.
모든 마법소녀 지부들이 경찰서에 위치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곳이 특별한 것은 또 아닙니다. 아무래도 마법소녀들은 마법과 관련된 문제의 1차 조사를 담당하고 있지만, 일단 조사가 끝난 뒤에는 경찰에 이첩하기 때문이죠. 거기에는 사소한 이유가 있는데, 마법소녀 지부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3~4명의 마법소녀들과 한 명의 담당 마법사로 구성되는 인력 구조의 특성상 조사가 끝난 용의자들에 대한 관리까지는 담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법사들이 많은 도시들이나 사건이 많은 곳들은 지부의 규모가 큰 경우들이 있지만, 이런 경우들이 오히려 소규모에 속합니다.
안내하는 타일러의 뒤를 따라 옥상에 가뿐히 착륙하고서는 계단을 통해서 한 층 내려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5층 복도에는 분명 마법소녀들의 것이 분명한 고성이 오가고 있습니다.
"응? 무슨 일이 있는걸까요?"
"글쎄. 나도 모르겠는걸."
큰 문제는 아니였으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춘기 시기의 소녀들 특성상 정말로 정말로 사소한 것 가지고도 크게 싸우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마법을 다루는 실력 자체는 나이를 떠나서 매우 뛰어난 것이 마법소녀 입니다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는 시기들이니까요. 그래서 성인 마법사들이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건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감정적으로 행동하거나, 종종 마법소녀들 본인들이 범인 이상으로 폭주하는 경우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죠.
"도대체 몇 번을 말하는거야!! 소스 붓지 말라고!!!"
"도.대.체 어느 중국집에서 소스를 따로 주던?!"
하아...
무슨 내용인지는 직접 안 물어봐도 뻔히 알 것 같습니다. 지금 이들에게 인사하러 들어가는게 맞는걸까요?
다른 곳에서 조금 시간을 보냈다가 다시 올까요?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까요?
타일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볼려고 고개를 돌렸더니, 어깨를 으쓱 거리면서 저에게 선택을 떠 넘겨버리는군요.
어쩔 수 없죠. 제가 지금부터 이들 마법소녀를 담당하는 마법사니까요.
그러니깐, 후하...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문을 열었습니다.
이것저것 기록된 화이트보드, 이리저리 낙서된 칠판, 벽에는 커다란 인근 지도가 붙여져 있는 일반적인 사무실과 같은 크기의 그 공간은, 소수의 마법소녀들이 쓰기에는 넓고도 매우 넓은 곳 입니다.
"안녕하세요!"
크게 인사를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4명의 마법소녀들이 한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있는 가운데, 서로 마주 보고 앉은 두 명의 마법소녀가 큰 목소리를 내면서 싸우고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훨씬 어려보이는 한 마법소녀는 어쩔 줄 몰라하는 모양이고, 다른 마법소녀는 태평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입니다.
"야!!! 여기가 중국집이야? 중국집이냐고!"
"내가 중국집 처럼 소스 볶아줬잖아!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어... 이런... 아무 소용이 없군요. 인사를 통해서 분위기 환기를 하려고 했는데, 전혀 신경 써주지를 않는군요. 아마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담당 마법사님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헤이해진 모양입니다. 타일러가 임시로 담당하고 있다지만, 서류상으로만 담당하고 있을 뿐, 실제로 업무에는 참여는 하지 않는 것이 잘 들어나고 있군요.
빠득.
사람이 인사를 했는데, 아예 씹어버리다뇨. 이년들을 가만히 냅두는게 맞는 것일까요?
이제 제가 담당이니, 제 책임인거죠?
그런거죠?
분노에 찬 눈초리로 타일러를 살펴보니, 니 알아서 하렴. 난 아무것도 신경 안 쓰겠단다. 라는 모습입니다.
좋아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누군지 똑똑히 보여줄 필요가 있겠군요.
저, 루시 드 마르타, 국가 공인 마법사이자, 마르타 왕국의 막내 공주이자 마르타 제국의 황녀 대우인 제가 직접, 이들에게 예절이라는게 뭔지 가르쳐 줘야 되겠습니다. 그러니깐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기꺼이 굿캅 베드캅의 베드캅이 되어 주겠어요.
그렇게 마음먹은 저는 성큼성큼 마법소녀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다가갔습니다. 차를 홀짝이는 한 마법소녀가 눈빛으로 누구신가요? 라고 물어왔지만, 다른 마법소녀들은 여전히 눈치채지 못한 모습입니다.
있는 힘껏 팔이 아닌 다리로, 그 테이블을 차버렸습니다. 밀어내버렸습니다.
테이블은 의도한대로 밀려나면서 테이블위에 있던 모든 것들은 바닥으로 쏟아졌습니다.
짜장면이, 짬뽕이, 탕수육이, 군만두가 바닥을 뒹굴며 뒤섞였습니다.
"제 이름은 루시 드 마르타. 여러분들을 한동안 담당하게 될 마법사 입니다."
후우. 심호흡을 한번 하고서는.
"전원, 운동장으로 집합!!!!"
있는 힘껏, 제가 기억하는 그 누군가 처럼,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소리쳤습니다.
"에? 누구?" "저 사람이 뭔데 우리보고 이래라 저래라야?" "아... 아까워." "아! 마법부 담당자님이다. 저희 저 사람 말대로 해야 되나요?"
마법소녀들의 패닉 아닌 패닉을 지켜보던 타일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권한은 자신이 아닌 저에게 있다는 것을 조용히 긍정하였습니다.
경찰서 뒷편에 위치한 운동장에는 몇 명의 경찰들이 운동장 외곽의 트랙을 따라서 조깅을 하는 가운데, 한쪽 구석에는 마법소녀들이 열중쉬어 자세로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거칠게 마법소녀들의 사이를 밀치고 들어가서는, 뒤돌아서서 이야기 합니다.
"나, 루시는 너희들에게 실망했다."
정말이지 실망했습니다.
제가 마법소녀 시절때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니요.
그게 오래전 이야기도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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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쓴 소설 내용입니다만, 부먹찍먹은 너무 흔해서 별로인거 같은데,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싸울만한 소재가 당장 생각나는게 없군요…
lioncats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