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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고르며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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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5.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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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amoang.net/data/editor/85a33-664ebeed62fd3-fc2dc890e05c30931600ee445bf3da103694a53e.jpg)
정권과 검권과 언권에 서거당한 대통령의 영결식.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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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a1112님의 댓글
그는 슬프고 안타깝고 희망을 주고 동시에 미래가 그가 원하는데로 될까 안타까움을 줍니다…
colashaker님의 댓글
눈물나요.. 엉엉 울고싶어집니다
울고나서 편해진다면.. 엉엉 울꺼여요..
울고나서 편해진다면.. 엉엉 울꺼여요..
puNk님의 댓글
어휴.... ㅜㅜㅜ
감정이 진하지나 말던지,
문장이 수려하지나 말던지....
...하다못해 친필이지나 말던지.....
저렇게 순수하고 진한 감정에 저렇게도 수려한 문장이
그것도 유시민의 친필과 겹쳐지니
읽어 내려가는 제 가슴이 너무나 힘드네요.....
감정이 진하지나 말던지,
문장이 수려하지나 말던지....
...하다못해 친필이지나 말던지.....
저렇게 순수하고 진한 감정에 저렇게도 수려한 문장이
그것도 유시민의 친필과 겹쳐지니
읽어 내려가는 제 가슴이 너무나 힘드네요.....
Jedi님의 댓글
유시민 09.05.27
옛 임금의 궁궐 안뜰에서 열린다
정권(이명박)과 검권(검찰)과 언권(조중동)에 서거당한 대통령의 영결식
죄없는 죽음을 공모한 자들이
조문을 명분삼아
거짓 슬픔의 가면을 쓰고 앉아 지켜보는 그 영결식
그래도 나는 거기 가야만 한다
내 마음속의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작별하기 위해서
검정 싱글 정장을 깨끗이 다려두고
넥타이를 고르면서 묻는다
꼭 검은 것이라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매고서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였던 사람
스스로 만든 운명을 짊어지고 떠난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넥타이를 고르며
눈을 감고 꿈을 꾼다
5월 29일 서울시청광장 노제에서
노란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것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
사람사는 세상
7년전 우리가 나누었던 그 간절한 소망이
봄풀처럼 다시 솟구쳐 오르는 것을
시대가 준 운명을 받아안고
그 운명이 이끄는 대로 삶을 마감했던
그이의 넋이 훨훨 날아가는 것을
백만개의 노란 풍선에 실려
운명 따위는 없는 곳
그저 마음가는 대로 살아도 되는 세상으로
다시 눈을 뜨고
넥타이를 고른다
옷장 한켠에 오래 갇혀있었던
노랑넥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