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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자가 아닌 것에 탄식하는 그대여~ (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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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람만이희망이다 14.♡.33.252
작성일 2024.07.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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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소위 '부자'들 좀 겪어봤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부자가 행복한 경우를 거의 못 봤다.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였다. 실망스럽게도 부자들은 어딘가 찌들려 있거나 비뚤어져 있거나 텅 비어있거나 희번득 눈이 돌아가 있었다. 행복하지 않았다.
부자가 행복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지만, 행복한 사람이 부자인 경우는 많이 봤다. 잘 보시라. 부자여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한데 부자인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물려받았든 자기가 벌었든 하여간 행복한데 부자인 사람들은 대부분 고요하고 부드럽고 너그럽다. 함부로 뭔가를 더 채우려 들지 않는다. 큰 것을 욕망하지 않는다. 자기가 가진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고 사소한 것에 감사와 기쁨을 느끼며 남들과 나누고 베푸는 것에 진심을 담을 줄 안다.

진정한 부자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게 적은 사람이라는 말은 참으로 옳다. 부자인데 끊임없이 더 가져야 할 게 많은 사람은 그 결핍만큼 빈곤한 사람이다. 죽도록 다 채우지 못하고 허덕이다 스러진다. 무한의 성스러움보다 무한의 탐욕을 믿는다. 추하다.

행복한데 부자인 사람은 빈 것을 즐긴다. 더 채우지 않아서 즐겁고 더 채울 것이 필요치 않아서 즐겁다. 그 빈 공간에 아름다운 사람이 지나가고 음악이 흐르고 시가 흐르면 어떨까? 저마다 색깔과 음성이 있는 계절이 지나가고 담담한 관조의 눈길이 머물면 어떨까?

오늘 부자가 아닌 것에 탄식하는 그대여,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줄이시라. 생각해 보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란 얼마나 허황한가. 이 별에서 목숨의 배낭을 짊어진 여행자의 마음으로 살면 크게 가져야 할 것도 없고 채워야 할 것도 없다.

필요한 것이 줄어드는 순간 부자가 되는 이적! 그리고 그 이적을 자기 삶의 여백에 베푸는 순간 그대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행복한 부자가 된다. 그래서 나는 당장 평랭 먹겠다는 욕망을 버린다. 비싸서 못 먹는 평랭 따위, 머릿속에서 싸악 비워내는 순간 바야흐로 강남 대부호의 품위가 명실상부해지는 거시다. 흐음,


류근 시인

댓글 3 / 1 페이지

번쩍번쩍아콘님의 댓글

작성자 번쩍번쩍아콘 (111.♡.54.103)
작성일 07.05 21:55

냉면 맛있겠네요 ㅎㅎ

NC17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NC17 (218.♡.5.153)
작성일 07.05 22:12
"진정한 부자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게 적은 사람" 감사합니다.

떡갈나무님의 댓글

작성자 떡갈나무 (221.♡.178.106)
작성일 07.06 15:31
평냉 너무 비싸다 ㅅ ㅣ바  라고 맺음해야 류근 시바체 완성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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