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러는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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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저도처음이에요 211.♡.162.45
작성일 2024.08.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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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좋은 글을 필사하고 있는데,

학교 다닐 때 막 읽어 제꼈던 글들이 다시금 다가오네요.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을 읽었는데

문장의 흐름이나 단어의 선택이 탁월하네요.

읽으면 세 사람이 나귀를 타고 가는 모습이 자연히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이즈러는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즘생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왼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혀 하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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