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는 학교폭력 가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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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가 학교 교실에서 친구와 장난을 치다 친구의 팔을 세게 움켜쥐었고 멍이 들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이 사실을 친구 어머니께 전달했고, 친구 어머니는 경찰 신고를 진행하여 학폭위가 열렸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학생 모두가 하나같이 장난이었다고 얘기하는 것을 잘 알기에 아이에게도 변명하거나 억울해하지 말고 팔을 멍이 들도록 세게 움켜쥔 것은 폭력이 맞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하고 피해 학생과 부모에게도 반성과 사과, 재발 방지 노력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후 학폭위에서 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과 화해 정도를 판단하여 1호 처분(서면사과)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과정 이후에 아이는 다시 학급으로 복귀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의 수근거림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고 앞으로 졸업까지 조용히 지내라는 당부도 함께요. 그렇게 이 건이 마무리 되는가 싶었습니다만, 어제 피해 학생이 저희 아이에게 다가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는데, 제 아이가 저리가, 다가오지마 손사래를 치며 도망갔다는 얘기를 듣고나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난한 학폭위 과정을 거치며 피해 학생과 물리적 분리 -앞으로 그 아이와 함께 지내다 어디 다치기라도 하면 이젠 재범이라 가중처벌이다. 절대로 함께 있으면 안 된다-를 강제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참 아리더라구요. 싸우고 친해진다는 제가 학생이었던 시절의 경험은 죽은 문자가 되어 이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가 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했구요. 진정한 용서와 화해대신 손절만을 배웠던 학폭위의 경험이 앞으로의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또 치유받는 과정을 통해 삶이 더욱 의미있어 진다는 얘기도 지금은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만요.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피해 학생도 가해자인 제 아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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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oder™님의 댓글
학폭관련 처리는 알수록 문제네요.
진짜 폭력적인 아이는 빠져나가고 엄한 아이들만 상처를 받는 것 같습니다.
PWL⠀님의 댓글
두 학생 모두 느낀바가 있을텐데 사람에 대한 불신이 안 생겼으면 좋겠네요.
일리어스님의 댓글
담임에게도 연락이 나중에 가서 몰랐다 하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장난인데(일명 햄버거놀이) 당한 쪽에서는 그렇게 생각안할수 있으니 이해는 가지요.
근데 또 처분 받기 전에도 후에도 계속 같이 논다 합니다.
집에 놀러오라고도 했더라구요.
피해자쪽도 꺼림칙하겠지만 가해라고 지목당한쪽도 계속 같이 노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앞으로 쟤랑은 놀지마 라고 해야하는건지도 의문이구요.
참 어렵습니다.
뉴턴님의 댓글
자녀분이 가해자라고 인정하시면 안되는 것 아니셨나요?
요즘 학교 시스템을 잘 모르고,
완전 남의 일 이라서 그런거기도 하지만,
가장 쉬운 길을 택하시고,
그거가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부모끼리 만나서 사안의 경중을 얘기해보는,
그런 방법은 없을까요?
전 놀다가 멍든 일이 사실이라면,
어른 부모들끼리 잘 얘기될 것 같은 생각도 드는데요.
바람직한닉네임님의 댓글의 댓글
뉴턴님의 댓글의 댓글
그저 나한테 아이가 있었다면 상상해보고,
그 폭력이 진실이 아니라고 하면,
그런거는 폭력이 아니고 너는 가해자가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 상상해 봤을 뿐입니다.
제가 경솔하고 송구하죠.
고생하셨습니다.
착한 애들은 뭔일 있어도 잘 큽니다.
트레이너최님의 댓글
그동안 받은 피해와 불안감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이었고, 끝까지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을테니까요.
어리다는 이유로 너무나 가벼운 처벌을 하는 것도 문제라 생각합니다. 어른이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일인데 말이죠..
바람직한닉네임님의 댓글의 댓글
내일은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아드님이 교우관계를 맺는거에 두려움을 가지게될 수도 있겠네요.
재범, 가중처벌, 분리...어른이 들어도 무서운 말들인데 나이는 모르지만 많이 무서워하겠네요.
도망간 것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런거 같구요.
다치게 한 부분은 혼나야겠지만 이렇게 문제를 풀어가게되버린 현실이 많이 아쉽습니다.
잘 다독여주시고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마음으로 느껴야죠.
Superstar님의 댓글
글쓴분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는건 그때는 넘어갈 일이 지금은 문제가 되는구나라는 식의 또다른 변명일뿐입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계기로 선을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아이에 대해 따끔하게 가르치면 될 일입니다.
오년삼촌님의 댓글
당장이야 무리겠죠.. 아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