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사건과 좌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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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스톰스매시 89.♡.222.65
작성일 2024.10.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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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당시 남한 단독 선거 반대 시위를 이끌었던 지도부에 좌익 사상가들이 있던 건 사실입니다. 이걸 굳이 감출 필요가 없습니다. 당시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제주의 4.3 항쟁 지도부에 있었다는 게 4.3을 폄훼할 하등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1. 당시의 사회주의를 6.25를 치른 후 대한민국의 주적 사상이 된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안 됩니다. 1940년대의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은 지금과 달리 최신 트렌드 사상이었고, 많은 지식인들은 이 사상을 따랐습니다. 최소한 호의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를 포함한 대한민국이든 전 세계에 어디든 독재 타도, 민중 해방을 외치던 사람들이 사회주의 사상을 따르는 건 부지기수였습니다.


만약 지금의 관점으로 4.3 당시의 사회주의 사상가를 비난한다면 세종대왕도 지금의 민주주의 시각에서 하인을 부리던 비선출 세습 봉건 영주로 비난해야 합니다. 이게 타당한가요?


2. 어릴 때부터 제가 듣던 반공 교육에서 가장 많이 듣던 말이 공산당의 잔혹함입니다. 가장 좋은 예가 이승복 어린이 사건입니다. '공산당이 싫어요' 한마디를 했다고 입을 찢어 죽였다는 공산당 빨갱이들의 잔혹함. 만약 김정은 반대세력이 백두산에 근거를 두고 숨어 지내는데 같이 알고 지내던 마을 주민들이 식량을 좀 나눠줬다고 그 주민들을 아이들까지 싸그리 죽인다면 이 또한 '잔혹한 빨갱이들'이라며 비난할 겁니다. 전 세계가 말이죠.


4.3이 그러했습니다. 당시 제주는 정말이지 작은 마을들로 구성된 촌이었고, 동네 사람들은 다 알고 지내던 이웃 또는 친척, 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일부가 한반도를 분단시키는 남한 단독 선거에 반대해서 산으로 올라가 정부가 말하는 '폭도'가 된 것입니다. 폭도하면 무섭게 들리지만, 그 당시의 마을 주민들에게는 그냥 동네 아는 사람들이 시위하러 나간 겁니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와서 배고프다고 할 때 밥을 줬다고 해서 마을 주민을 아이들까지 싸그리 다 죽여버리는 것, 그게 바로 '빨갱이의 잔혹함' 아닌가요? 뭐가 다른가요?


대한민국 군인이 자국 국민들을 수십만명이나 '폭도'의 동조자라며 죽인 건 그 어떤 시각으로봐도 반인륜적 행위이며, 제주인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준 비극입니다. 절대로 소수의 사회주의 사상 지도부를 언급하며 폄훼할 수 없는 사건이란 말입니다.


당신 자식이 데모하러 나갔는데 계엄령 떨어지고 며칠을 굶으며 도망다니다가 집에 왔는데 밥 안 줄 거에요?

 



 


댓글 3 / 1 페이지

blowtorch님의 댓글

작성자 blowtorch (61.♡.125.223)
작성일 11:39
"4·3은 그 저항이 패배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다.
4·3은 여수·순천 사건과 북한의 6·25 도발로 이어지면서 역사를 퇴행시키는 방향에 서 있었다."
[송평인 칼럼]한강, 문학과 역사 (24-10-16)

똥아 논설위원이 한강 작가에게 '함부로 역사를 논하지말라'고 훈계하며 쓴 칼럼이죠.
자칭 대한민국 주류의 인식은 아직도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joydiviso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joydivison (121.♡.131.136)
작성일 12:32
당시 제주에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넘어온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지식인들이 여럿 있었던 것도 맞고 그 때의 사회주의는 지금의 사회주의와는 의미가 다른것도 맞아요.
근데 4.3사건의 시작은 이런 사상과는 전혀 무관해요.

데니팍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데니팍 (240.♡.99.116)
작성일 12:39
정확히 해야 합니다. 시위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을 학살한게 아닙니다.

군경 직계가족이 아닌 모든 해안에서 5킬로 밖에 사는 사람들을 학살한 겁니다. 시위는 초반 극히 일부였습니다. 시위에 가담 했을지도 모르는 나이대 사람들로 확대 됐다 결국 몰살당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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