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보는 우주의 시작과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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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미 65.♡.68.26
작성일 2024.10.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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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만물이 근본적으로 무상하며, 형체를 가진 것은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불교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우주에 끝과 시작에 대한 시각은 어떨까요?


불교에서는 세계를 삼종세간으로 분류합니다.

기세간이라 해서 생명들이 사는 자연 환경이자 물질세계, 중생세간이라 하여 인간계·지옥계·천상계 등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를 지나며 변하는 생물들의 세계, 그리고 지정각세간이라 하는 부처와 보살의 세상이 있죠.

그리고 중생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을 가운데에 놓고 그 주변에 4개의 대륙과 아홉 산과 여덟 바다가 있다고 보며  그중 현재 인류가 살아가는 곳을 염부제, 남섬부주 등으로 부릅니다.

이러한 세계는 성겁을 거쳐 형성되고, 주겁을 거쳐 머무르다 괴겁을 거치며 서서히 파괴되고, 마침내 괴겁에 끝에 이르면 화재, 수재, 풍재가 순서대로 일어나는 대삼재가 일어나 완전히 파괴되어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 공겁이 됩니다.

이 네 겁은 각각 20중겁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과정은 초기경전인 증일아함경 칠일품에서 이 부분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우주의 중심인 수미산도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던 비구들 앞에 나타난 석가모니가  그들이 나누던 이야기의 전말을 듣고 칭찬하며 세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1. 세상이 멸망할 때가 되면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 모종이 자라지 못하고 작은 강과 샘들이 말라 버리며 이윽고 큰 강들도 모두 말라 버립니다.

2. 이후 두 개의 해가 떠오르고 모든 초목이 완전히 말라 죽고 세상의 4개의 큰 바다의 바닷물이 마르기 시작해 7백 유순(유순은 고대 인도의 거리 단위 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로서, 1유순은 약 11~15km 정도입니다.)까지 말라 버립니다.

3. 이후 세 개의 해가 떠올라 바닷물이 7천 유순까지 말라 버리며 이어서 네 개의 해가 떠올라 바다의 깊이가 1천 유순으로 줄어들며,뒤이어 다섯 개의 해가 떠오르면서 바닷물이 완전히 말라 없어 집니다.

4. 이후 여섯 개의 해가 떠올라 땅이 6만8천 유순 깊이까지 불타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우주의 중심 수미산도 조금씩 녹아 부서지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옹기굴에서 기와를 굽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지옥부터 33개의 천상세계도 모조리 불타 사라지며 그곳에 있던 모든 중생들도 목숨이 다해 사라집니다.

5. 이후 일곱 개의 해가 떠오르고 온 세계에 불길이 치솟고 수미산도 무너집니다. 해와 달조차 사라져 밤도 낮도 없어집니다. 오직 범천계만이 이 재앙에서 무사하나 세상을 태우는 불길이 그곳의 언저리까지 치솟아 범천계의 존재들 중 일찍이 이를 겪어보지 못한 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예전이 이러한 일을 겪어본 나이든 범천계의 존재들이 여기까지 불이 미치지는 못한다며 젊은이들을 위로합니다. 이 과정에서 목숨이 다한 인간들은 모두 천상이나 다른 세계에 태어나며, 지옥의 중생들도 지은 죄가 얼마나 남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천상에 나거나 다른 세계에 태어나게 됩니다.

6. 이후 무너진 겁이 다시 이루어질 때가 되면 불길이 꺼지고 구름이 일어나 큰 비가 내려 세상이 물로 가득 찹니다. 이 물은 범천계까지 이르나 이후 정지하여 스스로 마르기 시작합니다.

7. 이후 수람이라는 바람이 일어나 물을 한 곳으로 모으고 세상이 다시 만들어지며 물이 없어지면서 땅이 다시 생기고 그 위에 달콤한 포도주 맛의 지비가 생겨납니다.

8. 이후 현재의 인류 역사가 시작될 때처럼 광음천의 존재들이 이곳으로 와서 지비가 쌓인 흙을 보고 먹어보다 신통력을 잃고 욕심과 성욕, 부끄러움이 생겨 지상에서 살면서 집을 짓고 살게 됩니다. 이후 지비가 없어지고 나타난 곡식을 먹고 살게 되면서 범죄와 다툼이 생겨나자 이를 중재하기 위해 왕을 선출하고 법을 정하게 되며, 이후 사람들이 생존 방법에 있어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면서 신분제가 생겨나고 역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죠.


이상의 과정에서 창조주를 비롯한 초자연적 존재의 관여는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불교에선 모든 현상에 대해서 인과법에 따라 상호 의존 관계로서 존재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댓글 2 / 1 페이지

제리아스님의 댓글

작성자 제리아스 (2001:♡:8660:♡:8dce:♡:5b88:9cc1)
작성일 12:29
태초부터 멸망 그리고 재생까지 깊은 사유를 통한 통찰이라 여깁니다.

그나저나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점점더 우주가 무서워진다는 느낌이듭니다. ㄷㄷㄷ

코지73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13:32
겁이란 단위가.  ㅎㄷㄷ
사방이 1유순이나 되는 큰 반석(盤石)을 100년마다 한 번씩 흰 천으로 닦는다. 그렇게 해서 그 돌이 다 마멸되어도 겁은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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