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기원> 책 읽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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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님이 쓰신 인류의 기원부터 인구이동이 기후와 연관되어 있다는 주제로 전세계 각 집단들의 이동을 논하고 있는 책이고요.
요즘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쌓이고 있어서 일단 이 책은 한국과 관련된 부분만 읽는 중입니다.
한반도의 한국인은 8200년전부터 한반도에 인구집단이 유입되어 대강 6번의 큰 기후변화로 인한 이동으로 형성되었다고 하네요.
가장 많은 집단이 이주한 것은 대략 1900~1200년 전의 중세 저온기로 고조선과 부여 유민이 이 시기에 대거 남하하여 기존 삼한인과 섞이면서 현대 한국인의 유전적 기반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추정합니다. 특히 위만조선 멸망 후 내려온 유민과 선비/고구려의 압박으로 남하한 부여 유민이 한반도 남부 인구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이때 섞인 집단을 보통 예맥한이라고 하죠. (예족+맥족+한족 인데 여기서 한족은 이전에 한반도에 유입되어 살던 토착민이고 화하족의 한족이 아님.)
일본인의 기원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기존 논문들의 내용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습니다.
원래 살던 조몬인(석기)+2800년전 한반도에서 건너온 야요이인(청동기), 3세기 중반부터 한반도 남부에서 건너간 야마토인(철기, 아마도 주로 가야인)입니다.
특히, 야마토인이 현대 인구조성에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원시 일본어를 썼던 야요이인들에 동화되었다고 하며, 원시 일본어를 썼던 야요이인들이 이주전까지는 한반도 남부(특히 충남 송국리문화와 연관)에서 생활했음도 밝힙니다.
일본어가 존속된 것은 이미 열도내에서 사회체계가 야요이인으로 인해 갖춰진 상태였기 때문이었으며, 마치 영국에서 노르만족이 지배하게 된 이후에도 영어가 계속 쓰인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경상도사투리와 일본어의 억양이 비슷한 것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한국인과 일본인의 구성에서 가장 큰 주요 집단은 모두 요령성 요하문명에서 이주를 시작한 것은 같지만 출발시기가 다르다고 보고 있으며, 그 천 년 정도의 기간차이만큼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보네요.
(그런데, 그 집단의 성격은 야요이인은 농경민, 야마토인은 유목민으로 보고 있네요. 말을 데리고 들어갔느냐 여부로 보입니다.)
중국인은 북부한족(황하유역)과 남부한족(양쯔강유역)의 두 집단으로 크게 나뉘는데, 북부한족은 요하문명에서 건너온 사람들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상나라 얘기겠네요.)
4200년전의 대가뭄으로 인해 이들 집단들이 크게 움직이며 서로 섞였고, 철기 저온기의 한랭화가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이끈 주요요인이었다고 보고 있네요.
전반적으로 요하문명이 한중일 민족과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중국은 이전에는 양쯔강 중심으로 고대사를 연구하느라 여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고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 제한때문에 동아시아의 뿌리 문명에 해당하는 요하문명이 늦게 드러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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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같은 이름으로 예전에 서울대 의대 이홍규 교수님이 내신 책도 있는데, 의학적 관점과 기후지리학적 관점에서 서로 비슷한 얘기를 풀어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홍규 교수님 책은 읽은지 한참되어 이 두 책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나중에 살펴봐야겠네요.)
이제 대강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과 주변의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해 정립은 되어 가는거 같습니다.
이 책에는 그동안 야사나 위서로 치부되는 일부 주장들에 대해서 현단계에서의 평가와 뭘 더 검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 역사적 논쟁에 과학적 도구들이 활용되는 것의 가치도 알려주고 있네요.
다음으로 읽고 싶은 책은 야마토왜가 백제에서 떨어져 나와 열도에서 일본이 되는 과정을 담은 책인데 이런 책을 쓰는 저자분들처럼 잘 찾아보면 아무도 관심주지 않는 주제들을 꾸준하게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숨은 보석같은 분들이 꽤 있네요. 고대사는 퍼즐을 푸는 추리과정같아서 항상 재미있습니다.
가사라님의 댓글의 댓글
책에 내용이 부족한건 아닌거 같습니다.
자비님의 댓글
단적으로 이스트 섬의 거상 축소 버젼을 돌하루방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