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사서삼경이 재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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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 때 5년을 서당을 다녔습니다.

서당에서,

소학, 명심보감, 대학, 중용, 논어, 주역, 맹자 1/2 순으로 배웠습니다.

제가 맹자만 다봤으면 4서를 다보는건데, 

본래 맹자가 논어 다음 정도에 배워야하는 건데,
어떻게 타이밍이 안맞아서 맹자를 다른거 다배우고 마지막에 1/2쯤 배우고나니까,
꾀가 생겨서 사서 공부를 끝냈습니다.
뭐, 혼자 대충 공부를 다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선생님 모시고 하는 거랑은 다르죠.

그런데, 저기에서, 명심보감 같은건 많이 들 보셨죠?

대학때 교양으로 명심보감 듣고, 한자 1800자 습자 써내고 그랬거든요.

교양인으로서
명심보감, 괜찮고, 

논어, 맹자 순으로 보시면 됩니다. 뭐 순서 바뀌어도 큰 문제 없지만... 그래도 보통...

대학, 중용은 제일 나중에 보시구요,

주역은 볼필요 없구요,


포인트는 생각보다 논어가 재밋어요 --;;;

공자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염소 가죽옷에 검은 관을 쓰고는 조문하지 않는다.羔裘玄冠 不以弔 
(올제 한글논어 中)


마음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상가집에 번들거리는 가죽 옷 입고가는 건 뭐 지금도, 조금 눈치 보이죠.
검은 관은 아마 실크햇 정도로 생각해도 되고, 검은 모자라고 생각해도 되고...
아무래도, 상주 앞에서는 모자 벗는 것이 예의겠지요?

그냥, 아주 일상 생활하고 유관한 이야기 많이 합니다.

몇 개 더 가져와 볼까요?


잠옷을 따로 두되 길이는 키 절반 남짓하게 하고, 여우나 담비의 두터운 털옷을 입는다.
必有 寢衣 長一身有半 狐貉之厚以居

저는 잘 때 속옷만 입고 자는데, 공자님 시대만해도, 잠옷을 입으라고... 
근데, 일설에는 저렇게 하는게 이불이 부실해서라는 말도 있죠.

재밋지 않나요?

공자님의 힙한 모습을 또 볼까요?

상중만 아니면 안 차는 패물이 없다.去喪 無所不佩


쇼미더 머니 애들만 목에 금목걸이 하는거 아닙니다. 상중만 아니면 패물 차도 된다고 되어있습니다.



휘장이 아니면 옷은 반드시 접어 줄이도록 한다.非帷裳 必殺之


그러니까, 대충 옷은 타이트하게 입으라는 것 같죠?



이래도 공자님이 힙하지 않나요? 깔롱쟁이 같아 보이지 않나요?



쌀밥은 흴수록 좋고, 생선회는 가늘수록 좋다. 쉰 밥이며 처진 생선과 뭉개진 고기는 먹지 않고, 빛이 나빠도 먹지 않고, 냄새가 언짢아도 먹지 않고, 설익어도 먹지 않고, 제 때가 아니어도 먹지 않고, 잘못 잘렸어도 먹지 않고, 간이 맞지 않아도 먹지 않고, 고기가 많더라도 반찬으로 먹는 정도를 벗지 않았다.
食不厭精 膾不厭細 食饐 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色惡 不食 臭惡 不食 失飪 不食 不時 不食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 肉雖多 不使勝食氣


공자님 미식간거야 뭐 익히 알고 있지만, 위생도 철저했죠?



자 이런 공자님이 만든 유학이 유교가 고리타분할까요?
놉!!!! 
이렇게 만든건 성리학의 영향이 제일 큽니다. 주자가례 뭐 이런거 지키느라...
영화 자산어보에 보면 "주자가 힘이 쎄다"하는 것이 바로 이 이야기입니다.
맹자 이야기는 다음에...
맹자는, 정치 이야기가 태반이라..



~~~~~~~~~~~~~~~~~~~~~~


https://blog.kakaocdn.net/dn/cstDLq/btqyOm3IPzJ/M4qHqLmOH1ILEDiNyTwTx1/01.한글논어.pdf?attach=1&knm=tfile.pdf

올제 한글 논어 pdf 파일입니다. 제가 봐서는 번역이 상당이 매끄럽고 색다릅니다.
정통적인 방법은 아닌 것도 같은데, 그렇다고 틀린 내용은 없습니다.
위에 내용은 여기서 긁어 온겁니다.

논어에 관심 한번 두고 싶으신분들은, 한자 말고, 한국어 번역만 읽어보세요.
재밋습니다.

이책은 pdf로 무료로 풀린 책입니다.

    We don't need no education
    We don't need no thought control
    No dark sarcasm in the classroom
    Teacher, leave them kids alone
    Hey, teacher, leave them kids alone
    All in all, it's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All in all, you're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_PiNK FLOYD_

댓글 15 / 1 페이지

자비님의 댓글의 댓글

주역 공부를 하고, 주역 점인 괘를 잡다가.... 아! 하늘의 기운이란게 존재하는 구나?.... 싶은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 천지신명, 등등 다 같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무당이 주역 공부를 하면 신기가 달아난다고 하더군요.
무당의 신기와는 분명 다른 기운입니다.
공자가 十翼(십익)이라는 주역에 관한 10권의 책을 저술한 것이 무당의 신기로 저술한 것이 아니듯이....
주역 64괘 마다 간략한 설명이 있고, 그 밑에 象曰(상왈)이라고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는데,
상왈을 공자 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십익이 공자가 저술한 것이다, 상왈이 공자 왈이란 것에는 이견도 존재합니다.

사열대키맨님의 댓글

지금은 작고하신 아버지께서 한 때 서당 선생님 츨신이셨던 관계로 국민학교 시절부터 사서삼경을 옥편끼고 배웠습니다. 그 당시 이해가지 못했던 문장들이 성인이 되고나서 의미를 알게되니 그 또한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자비님의 댓글의 댓글

도올이 신문에 기고한 주역에 관한 간략 설명이 있는데....
주역을 진보적인 책으로 간주하더군요.
아니? 수천년 전 공자 왈, 맹자 왈 보다 훨씬 전의 점 치는 책이 무슨 진보?... 라고 하겠지만, 저도 같은 느낌을 받았었네요.
주역 뿐만 아니라 사서 삼경만이 아니라 흔히 고전이라고 하는 책들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사상, 좀 더 나은 방향으로의 모색 등등 전부 진보적 사상을 담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이는 주역을 점 치는 책으로, 어떤이는 당시 사회상을 읽는 관점으로, 또 어떤이는 도덕 책으로 등등 각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른데, 저는 자신을 수행하는 관점으로 접근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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