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수근 상병 어머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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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채수근 엄마입니다. 저희 아들 장례기간 중 국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위로해 주시고, 윤석열 대통령님과 국가에서도 수근이에 대한 최대한 예우를 해주신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지금까지도 멀리 현충원까지 오셔서 수근이를 찾아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고개 숙여 깊히 감사드립니다. 조금 있으면 저희 아들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아 몇 글자 적어봅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남원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어렵게 가져 2003년 1월에 저희 아들을 출산하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장시간 차를 못 타 멀미를 해가며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고 한 번 유산 후 어렵게 출산을 하여 병실에서 너무나 좋아 행복함에 뜬눈으로 아이만 쳐다보며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없이 행복했고 모든게 새롭고 세상이 달라 보였습니다.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저희는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희는 군대를 보냈는데 휴가 한번 나오지 못하고 5월 11일 수료식 때 부대 근처 펜션에서 점심식사 했던 것이 마지막 날이 되어 버렸네요….. 누가 이 쓰라린 마음을 알까요?
너무나 안일하게 생각을 하고 투입을 시켜 화가 났지만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 될거라는 마음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지부진하고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의 심정을 적어봅니다. 7월 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지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고 엄마의 입장에서 염려가 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날 물속에 투입을 시키지 않아야 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고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저희 아들은 아토피가 있어 수영도 못하고 해병대 훈련받을 때 몇 번 강습 받은게 전부인 것으로 압니다.
수영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도 돌이켜 보면 끝까지 해병대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큽니다. 어떻게 얻은 아이이고 얼마나 자존감이 높은 아들이었는데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서 저의 아들이 희생이 되어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정말 보고 싶고 체취를 느끼고 싶고, 식탁에 앉아 대면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모든게 허망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디엔가 숨을 쉬고 있는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은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관계자 분들 저희 아들은 너무 억울하게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별이 되었는데 진실이 24년도 초에는 밝혀질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고 밝혀져야 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저도 저희 아들한테 현충원에 가면 할 말이 있고 잘 했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요?
전 다른 것 바라는 것 없습니다. 누가 7월 19일날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속에 투입시켜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장화를 싣고 들어가 수색을 하게 했는지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 걸음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요?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지시로 유속이 빠른 흙탕물 속에 들어가라는 지시로 저희 아들이 희생이 됐으니 진실과 한 점의 의혹없이 빠른 경찰수사가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 진실이 밝혀져야 제가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저희에겐 하나뿐인 외동입니다. 이 슬픔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도 모릅니다. 얼마나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는지… 지금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올 것만 아들!
사랑스런 아들! 너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볼 수 없음에 목이 메입니다. 항상 전화 말미에 사랑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아이 울 아들!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모든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고통 속에 사는 모습을 한 번이라고 생각해 보셨다면 저희 입장을 헤아려 주시고, 수사관계자분들도 많은 업무가 산적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투명하게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방부장관님 등 관계당국에 감히 호소드립니다.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 장마철이 다가옵니다. 저희와 약속했던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하셔서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시고, 수근이가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아들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상이 규명되어 저희 아들 희생에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서, 더이상 저희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4년 6월 11일
고 채수근 엄마 올림.
눈물 납니다
다시 한 번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진상규명이 되고 책임있는 자들에게 응당한 댓가가 있길 바랍니다
럽쭈님의 댓글
진실이 꼭 규명되고 어머니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루님의 댓글
다시 한 분 부모님께는 깊은 위로를 전하며 채해병의 멍복을 빕니다.
윤가놈이 정말 채해병을 제대로 예우하는 길은 특검 수용해서 진실 규명하고
관련자 모두 엄벌하는 길 뿐입니다.
아라님의 댓글
심이님의 댓글
처벌을 받는다 한들 자식이 돌아 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내 자식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내 자식일로 억울한 이가 없도록 그것만을 바라는 건데.
명령을 내리고 채해병을 부모 곁에서 영원히 이별하게 한 자들은 천벌을 받을겁니다. 제발 그랬으면 합니다.
아트루팡님의 댓글
neo123님의 댓글
오리지날것님의 댓글
지난해 호우피해복구작전간 순직한 해병대원 어머님께서 어제 오후 현재의 심경을 담은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언론에 공개해 주기를 희망하셔서 오전 중 국방부 출입기자분들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유족측에서는 이 편지에 대해 기자분들의 취재나 전화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주셨습니다.
기자분들의 전화나 문자가 많이 와서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내용 그대로만 봐 달라고 하십니다.
편지는 오늘 10시 이후 기자분들께 개인 메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젯밤 어머님의 편지를 읽고 '늙은 해병의 눈물'이 멈추질 않아 힘들었습니다.
아들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어머님의 뜻이 오롯이 전달되도록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drymoon님의 댓글의 댓글
지지브러더스님의 댓글
자식 가진 부모들은 모두 이 마음에 공감할것입니다.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왕십리 부른 인간은 빼고요.
어머니 힘드시더라도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pianostory님의 댓글
ader1님의 댓글
힘 없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집어넣은 구절이겠죠?;;;
복슬복실님의 댓글의 댓글
불곰님의 댓글
별멍님의 댓글
피해자와 희생자가 죄인인 사회.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사망한 당사자의 억울함은 말 할 것도 없고, 남겨진 부모와 가족의 허망함은 또...
저렇게까지 고인을 욕보이게 하는 무뢰한들이
든든히 지지 받는 기괴한 사회에 신물이 납니다
하얀후니님의 댓글
벗바리님의 댓글
세월호 이후에도 달라진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예방과 책임이 중요한 건데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 원칙을 지키려하면 융통성 없다고 비난하는 것, 그래놓고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것, 진절머리가 납니다.
dragonline님의 댓글
어떤 심정이실지 헤어리기 힘듭니다
꼭 억울함이 풀려서 아드님 보러가실때 당당하게 말하시길 바래봅니다 ㅠㅠ
오리지날것님의 댓글의 댓글
작년까지만 해도 딸래미랑 번갈아가며 하루씩 같이 자던 아이인데
군대 안 보낼 방법이 있다면 안 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발자취님의 댓글
국짐이나 윤이 지금까지 대처하는 꼴을 보면
채상병 진실규명은 요원해보여 더욱 화가 납니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에서 보여준 소위 보수라는
매국놈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희망이 안보여요.
포체리카님의 댓글
어머니 부디 힘내시고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리선님의 댓글
어머님의 글을 읽다보니 이전이였으면 모를 슬픔이 느껴집니다.
눈물이 다 나네요. 앞으로의 삶에 얼마나 슬픔을 안고 살아가셔야 할까요…
Awacs님의 댓글
저였으면, 정말...못참습니다.
callm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