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vinJ (59.♡.110.184)
2025년 5월 5일 AM 10:47 · 수정됨(05. 07. 00:12)
안녕하세요?
랜도링을 좋아하는 KevinJ 입니다.
4/26일 갔다 온 서울 서 600k 서울-정읍-서울 후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남깁니다.
이번 코스는 큰 업힐은 하오고개만 있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고 알려진 코스입니다.
갔다와 보니 길은 어렵지 않고 600k 처음이신 분들이 도전하기 좋은 코스인 것 같습니다.
올해 200k까지만 하고 300k,400k는 비가 와서 못 갔고 바로 600k를 도전했습니다.
브레베 3년차인데 이렇게 순차적으로 도전하지 않고 200k에서 600k로 바로 도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습니다.
아침 첫 지하철을 타고 닥터바이크로 갔습니다. 6시 40분 출발 했습니다.
CP1 하오고개까지 여유롭게 올라가서, 탄천, 오산천 자전거길 지나 저에게 나름 의미 있는 팽성대교를 건넜습니다.
오산 미군부대 앞을 지나는 데 산뜻한 거리에 한 병원의원 이름이 험프리 의원이더군요.
아마 미군부대 이름이 험프리 캠프라서 그렇게 작명한 것 같습니다.
CP2 오산편의점을 근처에 감자탕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랜도너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과 식사라고 생각해서 카카오맵에서 맛집을 검색해서 갔습니다.
고기 양도 많고 잘 먹고 충전해서 다시 출발합니다.
농로 사이길을 지나가는데 그날은 역풍이 좀 있는 날이었습니다.
혼자 가기 너무 힘들더군요. 지나가는 랜도너에게 양해를 구하고 뒤에서 붙어서 같이 갔습니다. 한결 낫더군요.
케이던스 위주로 타시는 분이라서 역풍이 안 부는 구간에서는 점으로 사라지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붙을 수 있는 팩에는 잠깐 잠깐 붙으면서 힘을 비축해서 갔습니다.
CP3는 청양CU 였는데 청양이라는 도시는 난생 처음 가봤습니다.
청양고추는 한국사람이면 모를 수 없는데 이번에 처음 가봤습니다.

청양 지나 부여에서 저녁을 해결합니다. 이번에도 카카오맵으로 맛집을 찾습니다.
일반 가정식 식당인데 모든 반찬이 엄청 맛있습니다.
이미 들어와 있던 랜도너팀의 한분이 저를 알아보시고 점심때도 저랑 같은 곳에서 먹었다고 하시네요.
같은 팀 일행 여성분이 왜 우리 쫓아다니고 농을 거시네요.
제가 여기가 맛집이라서 찾아서 들어왔다고 하니 "아 여기 맛집이구나" 하시면서 좋아하십니다.
백반에 밥 두공기 뚜딱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청양에서 cp4 정읍까지는 130km입니다. 지루하고 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랜도너팀이 지나가고 있어서 몇 번 양해를 구하고 뒤에 붙습니다.
야간에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날카로운 것을 밟을 까봐 전방 주시를 더 많이 해서
가민을 못 보고 가서 많은 무리에 붙는 것이 좋습니다.
포트홀이 좀 있어서 한 팀이 펑크가 나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익산역을 지나 정읍으로 꾸역꾸역 갑니다. cp4 정읍은 한 모텔 주차장을 크게 장소로 잡아 두었습니다.
도장 확인받고 준비해 주신 방울토마토를 여러 개 먹고 미리 잡아둔 모텔로 갑니다.
옷을 반팔하고 바막만 챙겨서 해 지고 너무 추워서 호텔 들어가자마자 바로 뜨거운 샤워를 합니다.
경미한 저체온증을 느끼고 목이 칼칼한 것을 느끼면서 인후염이 걱정되었습니다.
짐정리 및 충전을 하면서 3~4시간 눈을 감아 봅니다. 밤 11시에 들어가서 새벽 4시에 호텔에서 나갑니다.
이미 호텔 들어왔던 랜도너팀은 나간 것 같습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면서 랜도너 몇 명이 보이니 아 아직 늦지 않았구나 자위를 해 봅니다.
아침을 대충 편의점에서 때우고 가다가 어느 식당에서 랜도너 자전거 많이 보이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 봅니다.
이런 시골에서 아침 식사 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빠르게 되는 음식이 갈비탕이라서. 아침부터 든든하게 갈비탕을 먹습니다.
랜도너 한팀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현재 대부분은 청양cp에 있다고 합니다.
식당에서 청양까지 한 시간이라서 괜히 초조해 집니다.
여하튼 잘 먹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가다가 정지신호를 만나서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랜도너 두 분이 오시는데 한 분은 예전에 길 위에서 봤던 유쾌하지만 말이 많으신 분입니다.
제 뒤에서 신호를 기다리시면 제 고프로 체스트를 보시면서 끈이 꼬였다고 본인이 똑바로 해도 되냐고 물으십니다.
저는 흔쾌히 감사합니다 하면서 해 달라고 합니다. 끈을 똑바로 풀어주시면서 본인 예전 어린시절 얘기 하십니다.
동네 누나들인지 학교 선배 누나들인지 브래지어 끈을 뒤에서 당기면서 장난치던 과거를.
지금 그렇게 하면 성희롱으로 처벌 받겠지만, 그 때는 그런 개념이 없었고 본인이 귀엽게 생겨서 그렇게 많이 놀았다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잠시 솔라의 외로움을 달래면서 다시 출발 합니다.
두 분은 당연히 저보다 빠르게 점으로 사라집니다.
정읍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특이한 것은 ktx 지나가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ktx가 논밭 한 가운데 고가로 지나다녀서 그런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는 못 보던 모습이라서 신기했습니다.
다시 팽성대교를 지나서 오산까지 가는 길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좀 무서운 구간입니다.
예전 처음으로 600k 도전했을 때 시간이 부족해서 죽을 힘을 다해서 다른 팩에 붙었던 구간입니다.
그 당시에 너무 힘들어서 제 기억에는 안 좋은 추억이 있는 구간입니다.
이 구간을 조심히 지나면서 아까 전에 브래지어 얘기하신 랜도너 무리를 봅니다.
펑크가 나서 교체를 하고 계시더군요. 그래도 제가 지나가니 반갑게 인사를 해 주십니다.
제한시간 까지는 약 2시간에 40km 남아서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자도에서는 평속20km도 힘듭니다.
저는 보행자가 있으면 사고 날 까 빠르게 가지 못합니다.
예전에 한강에서 길을 헤매면서 자도에 들어온 피자배달부와 한번 충돌 사고 난 적이 있습니다.
하오고개 입구에 오니 30km에 1시반이 남았습니다.
작년 400k때 이런 똑같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포기했습니다.
이번에는 도저히 포기를 할 수 없어서 하오고개 입구에 있는 편의점에서 제 최애 음료 밀키스를 삽니다.
2개 사서 1개는 먹고 1개는 정상에 먹을 려고 챙깁니다.
이 때부터 미친듯이 pr찍듯이 올랐습니다. 나중에 스트라바 보니 11분30초로 개인 두번째 pr를 찍었습니다.
거의 600km달려서 두 번째 pr를 찍다니.

다운힐은 누구보다고 빠르다고 자부하는 몸무게라서 빠르게 갑니다.
하오고개 끝나고 일반 공도도 내리막길이라서 한 10km정도는 빠르게 안양천자도 입구까지 갔습니다.
안양천 자도에서는 힘이 많이 빠져서 파워가 아닌 케이던스로 탑니다.
케이던스로 타도 20km/h 이상 탈수 있다는 것을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대망의 결승점 닥터바이크에 도착하니 39시간 46분으로 간신히 성공입니다.
저의 최장 기록은 2년전 최초의 600k 때 39시간 49분입니다.
그 때는 같이 다녔던 랜도너분이 저를 버릴(?)정도로 제가 느렸습니다. ㅎㅎ
이번에는 그렇게 느리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중간에 너무 여유를 부려서 마지막에 고생했네요.
집에 오니 몸에서 열이 확 올라오면서 몸살 걸렸습니다.
오른손은 손저림이 심해서 아직까지도 찌릿하면서 아픕니다.
손 위치를 바꿔가면서 자전거를 타야 되는데 오랜만에 랜도 하다 보니깐 이런 실수를 하네요.
여하튼 600k 잘 마무리 해서 행복하고 올해도 슈랜 달성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5)
-
세세석
25.05.05 · 169.♡.70.48
600k 라니 저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거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읽을 때 마다 도전해보고픈 마음이 솟아 오르네요. 무사 완주를 축하드리며 빠른 체력 회복을 기원합니다. -
KKevinJ
→ 세석 작성자
25.05.05 · 118.♡.3.129
저도 처음부터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200k 퍼머넌트를 2년정도 한 이후에 브레베를 했습니다. 조금씩 거리를 늘리다보면 언젠가는 됩니다. 감사합니다. -
고고네이
25.05.05 · 59.♡.198.185
아직도 밤엔 춥던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푹 쉬시고 잘 회복하시길 빌겠습니다.
완주 축허드립니다.^^ -
KKevinJ
→ 고네이 작성자
25.05.05 · 59.♡.110.184
아이고 감사합니다. 고네이님. 언제쯤 고네이님처럼 빠르게 갈 수 있을까요? 이번생은 틀린 것 같습니다. ㅎㅎ -
박박달냥
25.05.05 · 118.♡.89.63
요즘 기온차도 상당하고 날씨도 비에 바람이 많아서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하시네요!!!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
KKevinJ
→ 박달냥 작성자
25.05.05 · 59.♡.110.184
기온차를 생각안하고 가서 고생 좀 했습니다. 속도계에 온도표시를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Llazycat
25.05.05 · 168.♡.166.97
완주 축하드립니다! 리커버리 잘 하시길! -
KKevinJ
→ lazycat 작성자
25.05.05 · 211.♡.82.92
감사합니다. -
SSmileMan
25.05.06 · 110.♡.36.42
브레지어 랜도너님 인상이 강렬하시네요 ㄷㄷㄷ
시간 꽉채우셔서 완주하셨군요 거리가 긴 만큼 에피소드가 많이 생기는듯함다
오나주 축하드려요! -
KKevinJ
→ SmileMan 작성자
25.05.06 · 211.♡.82.92
감사합니다. 시간에 쫓겨서 들어오는게 진정한 랜도너 아니겠습니다. ㅎㅎ.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