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한 내장산 그란폰도 벼락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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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하입니다.
제가 토요일 근무자라 일요일 대회만 참석할 수 있었는데, 요즘 스피드에이전시 독점하듯이 대회 운영하면서 홍천, 삼척, 인제, 문경새재까지 모두 일요일로 변경해버렸네요 ㅠ 울며 겨자먹기로 올해 첫 그란폰도로 너무나 먼~ 정읍에서 개최된 내장산 그란폰도 다녀왔습니다.
최근 2~3년간 열정을 갖고 자전거를 탔더니, 다소 현타가 와서, 겨울 농사는 파업하고, 행복 찾아 겨울등산에 흠뻑 빠져서 지냈습니다.
등산은 자전거에 1도 도움 안되지만, 자전거는 등산에 10 도움되더라구요~ 자전거로 단련된 심폐와 다리 힘으로 어느 곳이던지 힘들지 않고 재밌게 즐기며 등산할 수 있었습니다. ^^
희희낙락 행복 등산인으로 겨울을 보내고 어느덧 시즌온...
아시다시피 자전거는 너무나 정직한 운동이잖습니까.
끝없이 하락한 CTL은 바닥을 뚫고 내려갈 기세네요. 라이덕 기준 20점대까지 하락..ㅠ 이거 언제 올리나, 그리고 어떻게 올릴까 고민됐습니다.
LSD vs 양극화 vs 스윗스팟
고민고민하다가 올해는 달콤한 스윗스팟으로 몸을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LSD와 양극화에 밀려서 퇴물이 된 훈련 방법이지만, 또 나름의 장점과 목표가 있기에 스위스팟으로 훈련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3개월 간 훈련 기록입니다. 초반에는 역치까지 올릴 몸이 아니라서 한 달간 템포 라이딩 하였구요. 이후 템포와 역치를 건드리는 달콤한 스윗스팟 훈련에 임했습니다. 이후 8주차 정도 부터는 베이스와 인터벌 훈련이 너무 부족해서 양극화 훈련도 양념으로 쉐키쉐키 뿌려줬네요. ^^; 대회 2주 전에는 실전 훈련으로 라이딩으로 레이스페이스로 점검 라이딩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 결과 CTL은 이전 대비 90%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뿌듯~
하지만 이는 거짓 된 허수로 만들어진 과대 평가라는 것을 저 자신은 알고 있었습니다. 올아웃이나 파테를 하지 않고 있었기에, FTP는 과소측정되었고, 이로 인해 거짓뿌령 TSS가 차곡차곡 싸였기 때문이죠 ^^; 그리고 벼락치기를 하다보니, vo2max와 인터벌 훈련은 도저히 할 시간이 없어서, 성냥이 너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ㅠ
그리고 너무나 중요한 체중은 겨우내 5kg 가량 파워 증량!!! FTP 파워도 작년대비 20w나 부족했구요. ㅠㅠ
결국 마지막 주차에 급 식단 조절 조금 해나가면서 추가 1kg 감량 성공해서 64kg로 마무리~ 카보로딩을 해도 부족할 판에 벼락치기 감량으로 바보짓!!! ㅠ
3개월간 우당탕탕 벼락치기 끝에 드디어 대회 당일~
내장산 그란폰도는 139km, 획고 2000미터의 대회입니다. 거리와 획득고도는 만만치 않지만, 실제 코스를 들여다보면, 낙타등으로 이뤄지고, 그나마 가장 큰 업힐도 고각이 없고, 다소 완만해서, 저 같은 경량 라이더 보다는 참치 형님들이 신나게 하하호호 발사하실 코스였습니다.
내장산 그란폰도는 접수 마감은 2000명이었고, 날씨가 좋아서 인지, 작년 대비 많은 인원이 참석하신 것 같네요.
작년 후기를 보니 콤구간이 초반에 있어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구요. 어쩔수 없이 초반 인터벌 감내하면서 성냥 태워가면 선두쪽으로 이동하는데 힘을 썼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만성 부상 부위가 저릿저릿 통증이 오기 시작하네요 ㅠ.ㅠ 순간 DNF각인가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콤구간 들어서고 업힐을 타보니, 벼락치기 감량때문인지, 대회전 무리한 라이딩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은 건지... 아니면 그냥 제가 약한 건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ㅠ
대회전 코스 분석할 때, 완만한 업힐은 역치와 vo2max로 오를 계획이었는데, 현실은 진흙탕 ㅠ.ㅠ 다리는 아프고 힘은 안나고, 우선 완주가 목표다!!! 라는 생각으로 미련없이 페이스를 한 단계 낮춰서 평지는 템포 저강도, 업힐도 템포 고강도와 역치 하안선에서 오르기로 합니다.
1보급소 도착~ 자전거 거치대와 이동식 화장실은 정말 감동~ 시원한 콜라도 감동~ 거기도 초반부터 도넛츠!!! 무려 3개나 먹고 배부른 상태에서 중반 낙타등 코스로 진입합니다. 정말 몸좋으신 참치, 고등어 형님들이 뒷모습만 봐도 신나서 룰루랄라~ 발사들 하시네요. 힘없는 저는 겨우겨우 붙어가봅니다. ㅠ
2보급소 도착~ 벼락치기 감량 덕분에 체력이 달리네요. 배가 고파서 초코파이나 단백질바를 기대했는데.. 바나나와 계란 ㅠ.ㅠ 출발시 차에 두고온 단백질바가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허기진 배는 콜라로 채워넣고 출발해봅니다.
후반부에 돌입하자 날씨가 급격히 더워지고, 큰 업힐은 우리 라이더들을 괴롭히기에 충분했습니다. 수티스미스 난민열차 타고 가다가 쥐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해서 중탈하고, 작고 소중한 파워를 유지하고 다리를 달래가며 마지막 업힐을 올라봅니다.
3보급소 도착~ 말로만 듣던 수박!!! 정말 시원하고 달콤하네요. 하지만 여기에도 배를 채울 초코파이나 단백질바는 없네요 ㅎㅎ 배고파!!
이 후로는 메디오폰도 분들과 섞여서 길거리에 고통받고 쓰러져 울고 계신분들, 끌바하시는 분들 난리였습니다. ^^; 함께 할 트레인을 찾지 못하고, 이후로는 독주로 마무리~ 다행히 부상 부위가 아프지 않고, 쥐도 나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라이딩을 마무리 할 수 있었네요.
5% 이내만 들어가자~하고 탔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기록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내장산 그란폰도는 마무리도 좋았어요.
식권도 주셔서 맛난 뷔페도 먹었구요.
설악과 다르게 무료 각인 서비스도 해주셨답니다.
그렇게 먹고 싶었던 단백질바는 완주 선물로 주셨다는... ㅎㅎㅎ
장갑과 이너는 보다시피.... ^^; 로라용이나 어디 전투용으로 사용해야겠습니다.
초기화를 넘어서 그냥 바닥부터 시작한 올해 자전거 인생~
고인물 스윗스팟 훈련으로 전반기 그란폰도는 이렇게 우당탕탕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한 라이딩 생활 하셔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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