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하프 마라톤 자전거 마샬 자원봉사 후기
Hann

Lv.1 Hann (71.♡.140.229)

2025년 6월 15일 AM 10:01 · 수정됨(07. 06.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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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조금 색다르게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매년 직장 근처 동네에서 열리는 Half Marathon에서 러너들을 위한 자전거 마샬로 자원봉사를 하고 왔어요.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하는 마샬이고, 미리 2주 전에 모여서 함께 타면서 코스 복습도 미리 해두었습니다. 제 자전거 구역 중 일부니까 (나와바리?) 적어도 길을 잃고 헤매이진 않습니다.

화창했던 작년과 달리 오전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군요.

늦을까 걱정하고 마구 달려서 출발지에 왔는데 아무도 없네요. 행사장 어슬렁거리며 구경하다보니 다른 분들도 속속 도착합니다.

바이크 마샬은 총 11명이었구요. 로빈, 소피, 저는 여성부를 위해 달렸습니다. 셋 모두 작년에 이어 함께 타는 거라 이미 친숙한 얼굴들입니다.

 

사진은 출발전에 잘 찍어두었고, 이후로는 사진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들 뽀송해 보이네요.

제일 왼쪽 보라색 옷의 브루스가 사람들을 모아서 바이크 마샬팀을 구성했습니다.


막 출발 하려는데 관중들 사이에서 누군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이 동네에 사는 직장 동료 데이빗이 가족들과 함께 마라토너 응원하러 나왔다가 저를 보고 크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직장 밖에서 아는 사람 보면 더 반갑고 흐뭇하네요.


박수와 함께 러너들이 출발하면서 저희도 앞쪽 경찰분을 따라 출발 했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굵어집니다.

궁둥이에 차르륵 긴 물줄기가 느껴지면서 집에 두고온 Ass Saver가 생각납니다.

남성부 그룹 자전거조는 먼저 앞으로 나가고, 우리 그룹은 여성부 선두를 찾아 보조를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있었는데요. 남녀 모두 함께 뛰는 마라톤이고 남자들의 페이스가 빠른 편이라 앞쪽 그룹에서 다른 남성들과 뒤섞여 달리는 여성 러너를 찾아야 하는데요. 자전거로 달리면서 뒤를 흘깃흘깃 보다보니 러너들을 자세히 구별하기가 힘든겁니다. 그리고 마라토너 분들은 체지방율이 워낙 낮고, 헤어스타일도 다양한지라 자전거 타면서 한 눈에 남녀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로빈, 소피와 우왕좌왕

'누가 리더인거 같냐' '나도 모르겠다'

'저 파랑색 탑 아니냐' '파랑색 탑 뒤에만 3명있다. 빨간티에 형광 오렌지 신발이다'

난리가 났습니다. 결국 앞으로 먼저 나가서 멈춘뒤 뒤 돌아 서서 열심히 스캐닝을 합니다.


물망에 오른 여성 러너는 두분. 선두로 나선 여성분이 너무 깡마르셔서 사실 여자분인지 몰랐다가 브라탑 이너를 보고 '저 네이비색 탑 포니테일이 선두닷!' 하고 앞으로 갔습니다. 러너들의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선두의 페이스 보다 약간 앞서서 달려야 했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잘 해야하고 수시로 뒤쪽을 확인 해야 했습니다. 비 때문에 고글은 오히려 방해만 되기에 벗어버리고 교통 통제하는 경찰 분들에게 손인사를 한 뒤 교차로를 지나 갑니다.


그래도 출발지 부터 한참 동안은 교통 통제를 해주기 때문에 차 걱정없이 달릴 수 있어 좋습니다.

출발하고 얼마 뒤 꽤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을 지나야 합니다. 비가 오고 미끄러운데, 러너들 속도에 맞춰서 가려니 내리막 갈 때 브레이크를 아무리 잡아도, 제 림브레이크는 죽죽 미끄러지고, 로빈 자전거는 뿌아아뿌아앙 소리를 지르고 난감하지만 모두들 기분은 좋아 웃음이 납니다.


1/3 정도 지점에 다다랐을 때 다행히 비가 조금씩 잦아드는 와중에 선두가 몇 번 교체가 되었습니다.

차량이 많지 않은 주말 아침이긴 하지만 그래도 간간이 지나가는 차들과 러너 사이에서 보조를 맞춰 달립니다.

이제 뭉쳐 있던 러너들이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달리느라 길게 늘어선 모양이라 자전거 타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선두로 달리던 여성분 Lydia 가 '저와 함께 가주시는 거죠? 바이크 마샬 있는 마라톤은 처음이네요. ' 라고 달리는 와중에 친절하게 인사도 하십니다. 시카고에서 여기까지 오셨다고


반 정도 지났을 때 '이 오르막은 언제까지 이어지나요' 라고 하시기에 잽싸게 와후볼트 경사도를 보면서 곧 평지가 있고 뒤에 내리막이 나온다고 알려드렸습니다. 편하게 휠 굴리며 가는 자전거 보다 두 발로 땅을 박차는 달리기가 더 힘들텐데도, 이 분은 목소리도 맑고 편안한 것이 숙련된 마라토너 같았습니다.


water station에서 게토레이와 물을 준비해 둔 아이들, 어른들 모두 큰 소리로 모두를 응원하고 달리는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중간에 소피가 보이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가 하고 걱정했는데, 뒤에서 같이 응원하다가 다시 합류를 하네요.


5Km 를 달리는 분들과 코스가 겹칠 때 혼잡하기도 했지만, 큰 무리 없이 피니쉬 라인까지 잘 이끌어 드렸고, 근처에 있던 마샬들과 같이 합류해서 큰 소리로 응원하고 저희는 옆으로 빠졌습니다.

도착지에서 큰 박수 소리가 나고, 뒤에 이어 들어오는 러너들에게도 '멋지다!' 소리질러 준 다음 모두 모여 돌아갔습니다.


비가 제법 와서 길도 미끄러웠는데,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잘 마무리 했던 하루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바이크 마샬을 모집하고 잘 이끌어준 브루스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다음에 같이 라이딩 또 하자 하고 헤어졌습니다.

집에 와서 기록 보니 14.6km/h 평균 속도네요. ㄷㄷㄷ 마라토너 분들 존경합니다.



댓글 (4)

  • SmileMan

    SmileMan Lv.1

    25.06.15 · 110.♡.36.42

    바이크 마샬이라니 신기하네요 ㄷㄷ
  • Hann

    Hann Lv.1 → SmileMan 작성자

    25.07.06 · 71.♡.140.229

    에공.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마라톤이나 달리기 경기의 보조 마샬로 좋은 것 같아요. 빠르지 않아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구요
  • 수경아빠 Lv.1

    25.06.16 · 218.♡.12.125

    자전거로 마샬이라니 재밌겠네요
  • Hann

    Hann Lv.1 → 수경아빠 작성자

    25.07.06 · 71.♡.140.229

    달리시는 분들 응원하고, 길 안내 하는 정도지만 재미있었어요. 비가 오니까 재미 두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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