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숫자의 노예가 된 라이더
크롬

Lv.1 크롬 (61.♡.27.18)

2025년 6월 24일 PM 11:02 · 수정됨(06. 25. 18:12)

조회 1,374 공감 0

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


자전거 로드로 입문한지 만 3년이 넘었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3년차, 4년차 제일 재밌을때라고 하는데 역시 제일 재미있는 운동입니다. 

그 만큼 또 스트레스 및 노이즈가 많은 운동 같기도 하고요. 


처음 입문하고 몇달동안 너무 재밌게 잘 탔던 것 같습니다.

한달 반 타 후기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17311750


그리 빠르지도 않은 속도, 10km 마다 한번씩 쉬면서 경치도 보고, 

힘들지만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면서 즐겁게 탔던 생각들이나네요.


엠씨터 친구 꼬임에 넘어가 입문하였고, 

가민 사서 내가 다녀온 곳들 스트라바에 기록하고, 클릿 사서 좀 더 오래 타볼까 했고

파미 달아서 내 개미파워가 어느정도인가도 알게된 시기였습니다. ㅎ

(처음 자전거 산 주말 하오코스인데, 빕/ 져지 없이 등산복입고 3시간을 탔었습니다. ㅋㅋ)


어렸을때 1년 동안 용돈 모아서 사고 싶었던 콤파스 세트를 샀던 만큼

짤짤이들 꾸준히 모아서 오래 길게 잘 하는 성향을 갖고 있던 터라 LSD , 인터벌, 역치지속주 등 꾸준히 훈련해서 

지금은 솔라 100km 에 평속 31-32km 정도는 나오고 120-140km 까지는 부담없이 다녀오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존2 솔라 라이딩)


만 3년 지나니까 남들에게 흔한 트로피 하나 없지만 

개인 기록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도전하고 싶은 목표들도 생기고 

또 자연스레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 저런 라이딩 얘기도 하고 공유도 하고 

자전가 타기 전과 후의 지인관계나 시간들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좋은 점들도 있고 안좋은 점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점점 숫자의 노예가 되가는 것 같고 갈수록 예민해지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올해 3월에 마요르카 라이딩을 다녀왔는데, https://damoang.net/bicycle/18130

​휴가로 간 곳인데도 라이딩할때 가민키고 '그래도 최소 존2는 해야지' 하면서 처음에는 가민만 보고 있었습니다. ㅎ 


또 모임 등에 나가서 팩라이딩 하면 여러모로 불편하다고 느끼네요.

빠르면 빠르다고 힘들어서 불편하고, 느리면 느리다고 운동 안된다고 불편하고 ..ㅠ 

그래서 한동안 모임 같은데 나가지 않고 솔라만 했네요.


그리고 온라인 방도 참여했다가 얼마전에 디톡스 선언하고 잠시 활동 중단도 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운동에 진심이지 않을까? 왜 운동말고 다른얘기들을 그렇게 나누는걸까? 혼자 생각하면서 말이죠.


뭔가 이상하죠? 그렇습니다. 

즐거운 '자전거 라이프'를 즐기고자 시작한 것에서 점점 숫자의 노예가 되가면서,

스스로 억제하고 트레이닝 하고 한계에 몰아 붙이고

매일매일 심장이 쿵쾅하고 뛸때까지 운동하고 지치고 ... 

그러다 보니 여유도 점점 없어지고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해 못하게 되고 말이죠. 


며칠전 물론 평소와 같이 옷 주섬주섬 입고 자전거 끌고 밖에 나갔습니다. 가민은 꺼놓고 말이죠. 

주말에는 평소 음악 들으며 라이딩 하는데 음악을 껐습니다. 새소리 / 바람소리 좀 들으려고요.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모임도 하나둘 다시 나가고 있습니다. ㅎ


처음에 자전거 시작했을때 매일 즐겁고 웃고 그랬던 시절도 다시 가고 싶네요. 


(평소 한번도 서지 않았던 잠실 자도 부근 노을)



댓글 (10)

  • 파타타 Lv.1

    25.06.25 · 118.♡.7.138

    공감합니다. 저는 요즘 트라이폴드 하나 들여서 옛날 재미를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따릉이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고요. 빡라이딩은 빡라이딩 대로 즐기고, 즐라는 즐라 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 옛날 재미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라즐라하세요.
  • 크롬

    크롬 Lv.1 → 파타타 작성자

    25.06.25 · 61.♡.27.18

    자태기인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다시 재미를 느끼고 계시다니 부럽기도 하네요.
    저도 하나씩 조금 바꿔가볼까합니다. 감사합니다.
  • 낙우송 Lv.1

    25.06.25 · 203.♡.217.241

    저는 반대로 숫자의 노예가 되려고 하는 중입니다.

    제 주종목이 랜도너스(장거리 라이딩)이다보니,
    강하게 열심히 타면 완주할 수가 없습니다.
    [https://damoang.net/data/editor/2506/comment_3415136753_dJSEfLKe_21882abc2ea9c62a82b8270a30c7947fb2fc1db2.jpg]
    금년 6월 1200km에서도, 지는 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잠시 자전거 에서 내려서 눈에 담아보고
    [https://damoang.net/data/editor/2506/comment_3415136753_mRzWquOb_25ec1a055777aae08951680a944ad2d066de25a9.jpg]
    야밤에 달이 너무 아름다워서 또 눈에 담아보고...

    이러다보니,
    내 자전거는 레이싱을 위해 태어난 자전거인데,
    내가 너무 고삐를 잡고 못달리게 하는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요즘에는 종종 운동벙에 나가서 페달이 뽀사지도록 밟아주고 있습니다. ^^

    자전거를 즐기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으니까
    한가지 스타일에만 집착하지 마시고,
    이것 저것 찍먹해보시기를 추천해봅니다.

    로드 24년차인데도, 아직도 못해본 것이 너무 많고
    자전거만 보면 아직도 두근두근 합니다. ^^
  • 크롬

    크롬 Lv.1 → 낙우송 작성자

    25.06.25 · 61.♡.27.18

    저도 언젠가는 랜도너로 갈것 같습니다만, 지금은 운동벙도 같이 병행하시는군요.
    24년차 경력의 공력이 많이 느껴집니다.
  • 토마토DH

    토마토DH Lv.1

    25.06.25 · 118.♡.4.109

    숫자만 보시는 분들은 오래 가지 못하더군요.
    이게 부정적인 뜻이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 또 숫자(대회포함) 보시더라구요. ㅎ
    숫자를 보던 경치를 보던 (전 후자) 맘에 맞아 오래 할 수 있는 취미를 살아가는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 크롬

    크롬 Lv.1 → 토마토DH 작성자

    25.06.25 · 61.♡.27.18

    강한 목표의식이 생길수도 있는 반면, 또 좌절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한쪽에 너무 몰리면 부작용이 생길수 밖에 없겠죠.ㅠ
  • 고네이

    고네이 Lv.1

    25.06.25 · 106.♡.137.244

    즐기려면 숫자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FTP W/Kg 높을 수록 빠르게 멀리 놀러 다닐 수 있거든요 :-)
  • Dyner

    Dyner Lv.1

    25.06.25 · 218.♡.96.235

    저도 3년차인데 올 해는 현관령을 넘지 못 하고 있습니다 ㅠㅠ
    마음만 자전거를 타고 있네요 ㅠㅠ
  • 생트

    생트 Lv.1

    25.06.25 · 182.♡.43.43

    공감 하면서도 과연? 생각이 드는 문제 라고 생각 합니다
    탈것이라는 취미들은 , 타는것들을 자유롭게 다룰줄 알았을때
    천천히 타도 재미가 더해진다고 생각 합니다
    이미 입문하고 자린이 시절이 지난 이상,,
    처음의 그 설레임은 추억으로 남겨둬야 할것 같습니다 :)
  • 우주동자 Lv.1

    25.06.25 · 106.♡.3.52

    숫자를 보는 또다른 사람으로서 ㅎㅎ
    인간적으로 타도, 숫자만 봐도 둘다 일장일단이 있겠죠^^ 밸런스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요,
    전 가끔 제 몸한테, 세포들한테 물어봐요.
    지금 진짜 자전거 타고싶니?
    세포들은 거의 대부분 저의 꼬임에 못이기는척 넘어오긴 하지만요 ㅎㅎ
    가끔은 그냥 세포들 하자는대로 합니다.
    그냥 집에 누워있거나 커피만 한잔 하러요 ㅎㅎㅎ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