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잠냥입니다
저도 지난 주말 서울300K에 다녀왔기에 짧은 감상을 남겨봅니다

정말 오랜만에 브레베를 신청했습니다
내년 PBP를 갈지 안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사전신청을 위한 포석은 두고싶은 마음에
우선 올해도 가능한 브레베로 복귀를 시도 하자고 마음 먹었거든요
그치만.. 춥다는 핑계 바쁘다는 핑계로 3월의 시즌초반 200K에 참가하지 못하고
덜컥 4월의 서울 300을 신청했네요
금요일까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좀 춥다는 생각에 아침 7시 출발을 목표로 집에서 출발했는데,
서울 브레베의 출발지인 닥터바이크가 저의 자출길 중간에 있다보니...
음? 하는 순간에 회사까지 와버렸더군요 -_-a
아니.. 하고 되돌아가는데 7시 출발한 팩들이 우르르르 지나가며 저를향해 " 어디가세요!! " 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난 어짜피 빨리 가지도 못하고.. 적당히 닥터바이크에 가니 7시 10분이 조금 지났더군요
다행히도 당일 자봉으로 나와계신 분들중에 안면이 있는분들이 좀 계셔서.. 양해를 구하고 늦은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당의 자랑스러운 란도너 간큰남자님이 나와계셔서 정말 얼마나 반가웠나 모르겠습니다.
뭔가 이것만으로도 오늘 300K는 됐다 싶을 정도로요.
바나나를 한두개 정도 얻어먹고 갈 요량이었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 나 먹을것좀 주세요 ㅠㅠ"
하니깐
"아침밥 같이 먹고 가~ 어짜피 늦은거~"
하셔가지고 순간 '혹시 배달 시키셨나? 먹고갈까?' 했지만 아 정신차려야지 .. 초코바를 몇개 얻어서 바로 출발했습니다.
고척에서 한강을 지나 퇴촌까지 가는데, 란도너가 하나도 없는겁니다 .. 진짜 cp1까지 단 한명의 란도너도 추월하지 못했습니다
15분 늦게 출발했다고 그렇게 뒤쳐질일인가 싶기도 하고.. 잠냥 리즈시절도 다 끝났구나 싶기도 하고
아 그리고 말이죠, 그 팔당에서 퇴촌으로 가는길을 로드로는 어떻게든 달렸었는데
브롬톤을 타니까 겁이 나서 달리질 못하겠더군요 ? 해서 자도가 끊기는 구간까지 물웅덩이를 피해가며 조심스래 달렸네요.
아침일찍 분원리를 향해 공도로 슝슝 달리는 로드 팩들을 보면서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신나겠다 싶기도 하고요.
저는 쌩쌩 달리는 차들이 무서워서 적당히 슬렁슬렁 갔습니다 .
퇴촌 CP에 갔더니 왠 분이 저를 반갑게 맞이하시는데
누군지 모르겠더라고요 ? 그래서 그냥 으례 란도너들이 CP에서 주고받는 인사인갑다 하고
샌드위치에 따듯한 아메리카노도 한잔 뽑고 이거저거 간식을 좀 사서 벤치에 앉고 보니까
데비킴님이시지 뭐겠습니까? 아니 당일 브레베를 잡았다가 일이 생겨서 취소하신다고 나한테 브레베를 넘겨준분이
거기 와있다는게 너무 생각지도 못 한 일이어서.. 말이죠
아무튼 반갑게 인사하고 데비킴님은 LSD모드라시기에 먼저 출발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스마일맨님 카톡이 와있네요
나보다 한참 앞 어딘가에 있긴 한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 뒤로는 생각보다 해가 늦게떠서 좀 추웠다는점? 그걸 제외하면 코스 자체는 좀 쉬운 편에 속했다고 생각하면서
마지막 벚꽃을 즐기고 있었더랬습니다.
질리도록 벚꽃을 즐길 무렵이 되니까 사방에서 강풍이 불어재껴서 짓 이겨질것 같더군요
역시 쉬운 브레베란 없는것인가 .. 허허벌판 농로를 지나는데 사방에서 4D바람이 짓 이길듯 불어오니까
정말이지 나를 차라리 업힐로 보내주오 소리가 지절로 나왔습니다.
평택에 가는길에 어떤 키가 큰분을 만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한참을 같이 탔는데
나중에 CP에 가서 보니까 자당분은 아니지만 란도너스의 유명인사 강산님이시더군요
강산님 만날때마다 , 강산님 아니시냐고.. 저 브레베 처음탈때 그 야밤에 저 챙겨주셨었는데 하고 인사를 하는데
아마 강산님 입장에서는 "너같은놈이 한타스라 사실 니가 누군지는 몰라 " 하실지도 모르지만
아아 맞아 이제 알겠네 해주십니다 ㅎㅎ
제가 강산님을 처음만난게
아마.. 브레베를 막 처음 시작하던 때 서울 400 브레베에 나갔다가 야밤의 산속에서 빌빌거리며 가고있을때 그 긴밤의 업힐들을 제 옆에서 같이 타주셨었는데 ... 생각해보니까 그게 딱 10년전입니다.
'와 강산님 그게 10이나 됐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왜 항상 이런 반가운 마음은 지나고서야 생각이 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인연이 저를 계속 브레베로 이끄는것 같은데 말이죠.
평택 마이크 바이크 CP에서 아담님과 마이크를 만나 수다라는 조금의 사치를 누렸고요 ,
깜빡하고 장갑을 안챙겨서 여기까지 왔는데.. 해가 지고 날이 추워지면 손바닥이 아플 것 같아서 급히 마이크에게 반장갑을 하나 샀습니다.
"아 혹시 장갑 파는거 있어?"
"장갑? 잠시.. 싸구려 중국제 한두개 있는데.. "
"아무거나 괜찮음 싸이즈만 맞으면됨"
하고 껴보니까 손에 딱맞에서 만원에 쿨거래를 마치고 나섰는데
아 이걸 안샀으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마이크와 인사를 하고 .. 근처 김밥집에서 오뎅국물에 김밥을 좀 먹었네요. 커피도 한잔 호로록
엄청난 규모의 험프리스 캠프를 지나 멋진 다리를 하나 건너니까 시크릿 CP가 있어서 도장을 하나 받았고..
최근에 이런저런 변화가 많은 한국 랜도너스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의 수고로 버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어떤 모임에서 온 것 같은 멋진 로드팩을 만나 조금 신세를 지고 있었는데
길가에 서있는 누군가 "어 잠냥이다!!" 라고 소리치지 않겠습니까?
이게 낙타등이 낀 평지에서 로드팩을 따라가려니 브롬톤 입장에선 여유가 없어가지고
고개조차 돌리지 못했는데 알고보니 자당 리틀잭님이셨더군요.
슬슬 바닷가 근처로 다가가니까 아직 해가 진 것도 아닌데 안개가 엄청 자욱하게 끼고 기온이 급강하 하는데, 겁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궁평항 방조제에 진입하는데 .. 저는 혼자였습니다 ㅠㅠ
방조제에 진입하니까 , 안개는 자욱해서 한치앞이 보이질 않고, 바람은 죽일듯이 불어재껴 바닷물이 비처럼 온몸을 때리는데 가민은 "9키로 앞 자전거길 진입?" 뭐 그런말이 떠있지 뭡니까;;;;;
아무리 용을써도 19-20km/h를 벗어날수가 없고 저 앞 시야가 허락하는 끝자락에 후미등이 반짝반짝 하는데
도저히 잡을수가 없으니까 나를 좀 기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뿐... 하지만 저 앞은 혼자가 아닐테니 조금씩 멀어지다 사라져버리더군요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그 방조제를 탈출하는데 내 자신이 다 뿌듯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브롬톤을 너무 괴롭하는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조금 미얀한 생각도 들더라구요
방조제를 지나 260키로 즈음의 마지막 CP에 갔떠니
리틀잭님이 계셔서 인사를 나누고.. 잭님은 팩이 있으신것 같아 보내드리고
저는 편의점에서 대충 마지막 식사를 하고 준비해온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었습니다
아 여기서부터 추위가 너무 무서워서.. 박스를 얻어서 배에 넣을까 하는 고민도 들었는데
다행히 준비해온 소프트쉘로도 꽤 따뜻한 것 같더군요.
그렇게 라이딩 후반에 들어가니까 안산 시흥을 지나는 구간에 생각지도 못한 고개들이 좀 나와서 좀 놀랬습니다
"뭐야 이건?" 싶은 고개들이 한두차례 나와서 말이죠 .
거의 평생을 안양에 살았는데 옆동내 시흥이 이런동내인지 처음 알아서 조금 놀랐습니다;;
쪼로로록 자도를 달려 완주했더니 아는분들 사이로 처음뵙는 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춥기도 어색하기도 해서 얼른 지하철타고 집에 왔는데 어우 정말 춥더군요..
춥고 역풍에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간만에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몸도 조금 올라 왔을테니 , 400은 조금 더 즐거운 하루가 되려나요 ?
사실은 말이죠
4월 둘째주의 추위는.. 오래도록 한국 랜도너스 전통의 플래시 주간으로, 항상 플래시의 난이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내노라 하는 배테랑들이 팀을 꾸려 팩라이딩을 하는데도 DNF가 속출하는 ... 말이죠
저도 자전거당과 한국 랜도너스 굴지의 랜도너스팀 '팀불나방' 멤버로 몇년이나 그 시기 플래시를 달렸고요
떠올려보면
정말 힘든 라이딩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가 자주 오락가락하는 4월의 두째주.. 지난주만 해도 목-금 이틀간 비가 많이왔고..
토요일 당일도 해가 지고는 정말 겁이나고 무섭도록 추웠는데
밤샘 라이딩을 강요하는 370키로의 플래시 라이딩이라니
지워지지 않는 춥고 힘들고 죽고싶었던 순간들이 많은데
이번생이 다할때까지 4월 두째주의 추위가 찾아오면 그 밤의 기억을 하지 않을까 .. 생각을 합니다
담백하고 재미있게 써보자고 항상 생각하는데, 또 후기가 쓸대없이 길어졌습니다
결론은
" 참 즐거웠다 + 함께 달린 모든분들 정말 고생하셨다" 입니다
끗!
ps . 가민 엣지 840 솔라를 사서 처음 브레베를 달려봤습니다.
해가 많이 떠있진 않아서 솔라충전의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100% 충전 기준으로 집에서 나갈때부터 브레베를 타고 집에 오기까지 약 16시간주행 후 약 "30%" 남은 것 을 확인했습니다. (심박,속도센서, 케이던스센서 사용// 파워미터 , 라이다센서 미사용)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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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퍼스
04.15 · 39.♡.230.52
- 잠
잠냥
→ 퍼스 작성자
04.15 · 1.♡.154.169
방파제에서 혼자가 되니까 너무 슬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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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ittlejack
04.15 · 220.♡.163.17
ㅎㅎ 마지막 CP에서 인사드리고 저는 저녁먹으러 근처 중국집으로 갔습니다. 누가 뭐래도 잠냥님은 엄청 잘 타시기 때문에 전혀 걱정이 없습니다 ㅋㅋ 일교차가 커서 걱정을 좀 했는데 역시 일교차가 크더군요.... 저도 자전거 테스트 중이라 이거저거 하느라고 빨리 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라 담 400에서 또 테스트를 좀 하려고 합니다(타야 사이즈 등) 브롬톤은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구요, 올해 자주 뵈요^^
- 잠
잠냥
→ littlejack 작성자
04.15 · 1.♡.154.169
살을 많이 빼신것 같아 놀랬습니다. 일행분들과 즐거운 라이딩 하시는것 같아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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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ileMan
04.15 · 211.♡.189.23
로드보다 빠른 브롬톤 므찌네용
언젠가는 한번..
- 잠
잠냥
→ SmileMan 작성자
04.16 · 1.♡.154.169
두루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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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습니다.
데비킴님은... 방조제 직전의 편의점 도착해서 따뜻한거 뭐 먹을지 고르고 있는데 나타나시더라고요.
7시에 출발해서 쭉 거의 솔로잉 하셨다는데 놀랬습니다.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