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PT-416 봄날 완주 후기
퍼스

Lv.1 퍼스 (112.♡.117.90)

2026년 4월 21일 PM 02:02

조회 962 공감 0

매번 어느새 지나가버리는 세월호 참사일...

그리고 PT-416 추모 단체 라이딩.

이번에는 다행히 3월 초에 샤일리엔님이 리마인드 해주셔서 캘린더에 기록해두고,

오동도님 블로그에 벙 공지가 올라오나 매주 확인했습니다.

400km는 달려본 적이 없었기에 안양200k와 서울300k에 참가해 완주하며 몸을 만들었고,

3월 말 공지가 올라온 후 4월 초 서울300을 완주하고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버스를 대절해 출발지인 진도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도착 후 출발 전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도 예약해주셨습니다.

세심한 준비에 감사했습니다.

진도에 도착했을 땐 해 뜨기 직전이었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데다 꽤 추워서 걱정이 됐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해도 뜨고 날도 어느 정도 갠 상태였습니다.

라이딩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식당 앞에서 돼지벙에서만 뵈었던 에피샘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진도 자체는 처음 방문이었습니다.

기다림의 등대에는 많은 조화와 함께 그들을 기다리는 문구들이 가득했습니다.

세월호 12주기 라이딩이 적힌 완장을 제작해주셔서 다 함께 팔뚝에 달고 출발했습니다.

노란 리본 상은 작년에는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그 사이에 새로 생긴 것 같았습니다.

매년 오동도님이 진행하시는 PT-416은 개별 출도착 인증 대신,

출발은 기다림의 등대 앞 단체사진으로 갈음하고

안산 도착 시 벙 단톡방에 각자 완주 인증사진을 올리면

오동도님이 취합해 랜도너스 얀 회장님께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초반부터 야트막한 업힐이 있었는데,

작년에는 이 구간에서 빠른 팀과 느린 팀이 항상 분리됐다고 하셔서

올해는 첫 번째 웨이포인트인 편의점까지 모두 함께 라이딩했습니다.

편의점 이후부터는 그룹별로 나뉘어 달리게 됐고, 저도 적당한 속도의 팩을 따라가다 결국 놓치고 혼자 달리게 됐습니다.

함평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도싸 안양팀 분들을 만나 남은 거리를 함께 달리고 식당에 합석해 육회비빔밥을 먹었습니다.

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라 맛있었습니다.

이후 도싸 분들 팩에 합류해보려 했지만 점점 빨라지는 바람에 10km도 못 쫓아가고 보내드렸습니다.

역시 도싸는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영광읍을 지나는데 분지 형태라 남쪽으로 들어올 때도, 북쪽으로 나갈 때도 언덕을 넘어야 했습니다.

꽤나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함평에서 고창 구간은 획득고도가 거의 없는 낙타등 같은 약업힐이 계속 이어졌고,

역풍 탓에 다운힐임에도 페달을 밟아야 했습니다.

고창에 거주하시는 노드바님께서 스페셜 보급을 제공해주셨습니다.

랜도너스 규정상 외부 도움을 받으면 안 되지만, 오동도님이 매년 이 벙에서는 허용될 수 있도록 얀 회장님께 사전 허락을 받아두신다고 합니다.

덕분에 황도와 김밥으로 든든하게 보급하고 푹 쉬었다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고창에서 군산 구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평지의 연속이었습니다.

군산의 한 중국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다른 분들의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주문한 지 30분 만에 나온 거라고 했는데, 갑자기 자전거 탄 사람들이 몰려와 주문을 하니 사장님도 당황하셨을 것 같았습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왜 이런 라이딩을 하는지 설명을 드렸더니 사진을 찍어 벽에 붙여두겠다며 내년에 또 오면 잘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따뜻한 분들이었습니다.

벙짱님 덕분에 저는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음식을 빠르게 나눠 먹고 다 함께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해가 넘어가면서 야간 라이딩이 시작됐습니다.

어둠 속에서 속도를 낼 수 없었던 덕분에 팩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갈 수 있었습니다.

당초 자정 전 청양 도착을 목표로 했었는데, 다른 분들 덕분에 밤 10시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300km를 15시간 만에 주파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분들 출발 시간을 여쭤보니 새벽 4시 반이라고 하셔서, 저는 한 시간 일찍인 새벽 3시 반에 출발하기로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3시 반에 일어나 전날 사둔 김밥을 먹고 다시 옷을 챙겨 입고 출발했습니다.

청양에서 예산으로 가는 길에는 가로등 하나 없는 구간이 이어졌는데, 덕분에 별이 정말 잘 보였습니다.

가는 동안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한 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BTS의 봄날을 무한반복으로 들으며 갔습니다.

물안개 낀 예산의 어느 마을을 지나...

동 틀 무렵의 아산을 거쳐 아산만 방조제를 지나 경기도 평택에 입성했습니다.

계속 달리던 중 앞쪽에서 익숙한 실루엣의 랜도너가 보였습니다.

신호에 걸린 사이 따라잡아 보니 샤일리엔님이었습니다.

샤일리엔님이 왜 앞에서 나와...?

저보다 약 한 시간 늦게 출발하셨는데 앞에 계신 것이 신기했는데,

여쭤보니 함께 출발한 분들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바람에 혼자 오셨다고 했습니다.

남은 거리가 약 20km였고, 저는 청양부터 계속 혼자와서 알게모르게 심심했는데 잘 됐습니다.

컷오프는 10시 44분이었고, 시간상 10시 전후로 도착할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이런 사진도 건졌습니다.

역시 저는 뒷모습이 잘 나옵니다.(?)

그렇게 달려 안산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 도착했습니다.

사고나 기계 트러블 없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교실도 이번이 첫 방문이었습니다.

자원봉사 중이신 피해 학생 어머님을 뵐 수 있었는데, 매년 추모 라이딩으로 오시는 분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컷오프 이후 오늘 도착한 전 인원이 모여 12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고,

2층에서 당시 교무실과 학생 교실을 둘러봤습니다.

유가족 분들이 학생 책상에 적어놓은 메시지를 보며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 라이딩이었습니다.

벙에 참가하더라도 진도 내려가는 버스 대절과 아침 먹고 출발까진 같이 하지만 그 이후로는 알아서~ 일줄 알았는데

사실상 혼자 달린 저까지도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던 이틀이었습니다.

그리고 3월 초에 리마인드 해주시고, 이 라이딩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해주신@샤일리엔님께도 감사드립니다.ㅎㅎㅎ

댓글 (15)

  • 시드니

    시드니 Lv.1

    04.21 · 27.♡.242.88

    의미있는 행사에 참여하셨군요. 멋지십니다!!!

  • 수경아빠 Lv.1

    04.21 · 218.♡.12.125

    대단합니다.

    240k짜리 190k에 포기했는데...

  • 퍼스

    퍼스 Lv.1 → 수경아빠 작성자

    04.22 · 118.♡.7.184

    마일리지가 깡패입니다 ㅎㅎㅎ

  • 샤일리엔

    샤일리엔 Lv.1

    04.21 · 125.♡.186.222

    함께 긴 거리를 달리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작년과 달리 춥지도 않고 날씨도 좋다는걸 들으면서, 올해 416라이딩은 시작부터 기분이 좋네~ 했어요.

    28명의 라이더분들과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진도에서 안산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정말 뜻깊었습니다.

    다음번에도 좋은 기회 있다면 다모앙 자전거당분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 littlejack

    littlejack Lv.1

    04.21 · 220.♡.163.23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일정이 안맞아 이번에도 참여를 못했는데 내년에는 꼭 가보려고 합니다. 그나저나 저 완장 구매하고 싶네요... 내년에는 다모앙팀으로 함께 신청해서 가보면 어떨까요?

  • 퍼스

    퍼스 Lv.1 → littlejack 작성자

    04.22 · 118.♡.7.184

    사실 대부분 팀을 꾸려서 오셔가지고 팩라이딩도 그렇고 다 같이 밥을 먹거나 함께 휴식을 하는 모습이 조금 부럽긴 하더라고요.

    내년에 4~6명정도 파티 만들어서 가도 좋을거 같습니다.

  • GreenDay

    GreenDay Lv.1

    04.21 · 218.♡.245.253

    수고하셨습니다.

  • 해인두밀 Lv.1

    04.21 · 49.♡.250.33

    첨부 이미지고생많으셨습니다. 퍼스님과 샤일리엔님께도 인사를 드렸어야하는데 경황이없어 인사를 못드렸네요. 맞바람이었지만 온도가 좋아서 타기좋았던것 같습니다. 이고지고간 짐 덕분에 펑크난 빡쌤님도 도와드리고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내년에도 함께해요!

  • 퍼스

    퍼스 Lv.1 → 해인두밀 작성자

    04.22 · 118.♡.7.184

    앗 안녕하세요.

    다모앙 하시는지 몰라서 인사를 못드렸었네요.

    저는 아침,새벽에 추울거 같아서 기모빕에 메리노울 베이스레이어까지 입었는데

    대부분 빕숏입고 오신데다 막상 그렇게 춥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후회를..ㅋㅋ

    아무튼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자주 뵀음 좋겠습니다.ㅎㅎ

  • Dyner

    Dyner Lv.1

    04.21 · 112.♡.221.205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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