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설악그란폰도 유급 후기(서브8 달성실패) 및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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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상하게도 설악그란폰도와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일하다 접수에 실패한다거나, 막상 참가비 내고는 대회 전에 낙차한다거나 등등...
그래도 설악은 자전거인생에 한번 도전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올해는 기필코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대회 전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만, 지난 달에 심한 감기로 고생한 탓에 몸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2주 전엔 10년 차로 접어든 제 브레베 참가 사상 첫 DNF도 했었구요.(광주 땅끝 600K)
DNS는 있어도 한번 출발하면 끝까지 가야지 하는 신조였는데, 기상악화와 더불어 몸상태가 정말 말이 아니더라구요.
아직 그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회복했기에 이번에 설악만은 꼭 나가고 싶었습니다.
남부지방에 살면 설악 출발지까지 오가는 것도 큰 일입니다.
대중교통편이 좋지 않아 자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거리가 편도 250Km를 넘어갑니다.
(자전거론 이 거리를 타도 운전은 절래절래...)
당일 새벽에 3시간 운전해서 바로 출발했다간 대회조차 다 말아먹을 것 같아서-광주600K를 그래봤는데 안좋은 몸상태에 졸음까지 겹치니까 정말 죽겠더군요- 전날 일찍 퇴근해서 인제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에 숙박시설이 잘 없어서 차로 40분 거리인 홍천읍내에 방을 예약해뒀구요.
사은품으로 받은 인제사랑상품권-비록 5000원이라지만-도 쓸 겸 우선 저녁식사부터 했습니다.
대회장에서 가장 가까웠던 블루리본 맛집이었는데요.
혼자 간 주제에 아주 푸짐하게 주문했습니다.
카보+프로틴 로딩입니다.ㅎㅎ
모두부백반+메밀전병+막국수
진짜 맛있더라구요.
반찬으로 나온 콩비지 샐러드하고, 김치볶음이 좋아서 리필해다 먹었습니다.^^
너무 많이 주문한 탓에 메밀전병은 다 못먹어서 포장해왔구요.
다음에 가게 된다면 다들 드시던 들기름에 구운 모두부구이도 한번 주문해봐야겠습니다.
여긴 대회당일엔 아마 미어터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출발지로 이동 후 같이 실어온 브롬톤으로 행사장을 조금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대회 준비가 한창이더군요.
잠깐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제 목표는 7시간대 완주(서브8)이었습니다만, 저도 200Km가 넘는 ‘그란폰도’는 처음이라 막막하던 차에 라이덕에서 설악그란폰도 시뮬레이션을 판매하더라구요.
그냥 예상 완주시간만 확인하는건데 조금 부담스런 가격아닌가 싶었는데요.(커피한잔 값이었다면 고민도 안했겠지만 두잔값이라...ㅋㅋㅋ)
그래도 궁금하니 살짝 고민하다 결제했습니다.
근데 이거 단순히 예상 완주시간 시뮬레이션만이 아니더라구요.
코스분석과 개개인별 맞춤형 업힐별 평균 타겟파워, 동영상으로 정말 자세하게 알려주시는 페이스조절 및 보급요령-파워영역별 에너지대사에 바탕한-이 주어졌습니다.
게다가 단톡방을 통한 질문과 답변 서비스까지.
결론적으론 목표한 기록(서브8)은 달성하진 못했지만 레이스 진행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0Km이상 장거리 경험이야 꽤 많았습니다만, 그란폰도같은 레이스는 또 다른 이야기니까요.
브레베처럼 설렁설렁 제한시간내 완주만 노린다면야 크게 어려울 것도 없었습니다.(그란폰도 나가면서 컷오프를 걱정한 적은... 솔직히 한번도 없었습니다.;;)
당장 제가 만든 퍼머넌트만 해도 설악그란폰도 이상의 난이도(...)가-획득고도는 조금 낮은데 긴 업힐과 긴 다운힐이 아니라 연달아 끝없이 나오는 고각 고갯길이...-_-
하지만 레이스 지향의 그란폰도니까 내가 가진 능력과 경기 환경을 최대한 고려해서 '어떻게든 빠른 시간 안에 완주'하고 싶은 건 오래 자전거 탄 누구라도 생각하는 지점이니까요.
목표는 서브8, 그러니까 8시간 이내 완주로 잡았습니다.
204Km에 획득고도 3700m이상을 7시간대로 완주한다는 건 브레베라면 상상하기 힘들지만, 대회뽕 가득한 그란폰도라면 한번 노려볼 만도 합니다(...)
드디어 대회 당일
출발 한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새벽 5시반- 어마어마했던 참가자덕분에 주차할 곳부터 찾기 힘들더라구요.;;
안내대로 멀~리 떨어진 외곽에다 차를 세우고 자전거 세팅한 다음 출발지로.
출발지와 도착지도 꽤 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그란폰도와 마찬가지로 계측칩에 의한 넷타임이 기준입니다.
하지만 초반 퍼레이드가 없어서 최대한 선두에서 출발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뒤에서 출발하면 참가자 수만큼이나 많은 정체로 시간 손해가 클테니까요.
잽싸게 출발지도 이동한 덕분에 앞자리를 선점하긴 했습니다...
여타 그란폰도와 달리 초반 고속그룹을 따라가지 않기로 한 이상, 초반 정체는 피했다해도 아주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라이덕 시뮬레이션을 믿어보고 최대한 초반에 힘을 아끼기로 결심했습니다.
많은 라이더들을 앞으로 보내고 전 설렁 설렁~
https://youtu.be/WkzTv0w3L0w?si=FfNjVxrF0nnMsY88
초반 구룡령 정방향도 절대 역치 가까이는 밟지 않았습니다.
벌써부터 근육내 글리코겐을 소모하면 역구룡령에서 흐릅니다.(라이덕강의로 아는 체ㅎㅎ)
https://youtu.be/OgnnrVE6_tE?si=G54omQwTNrca5sBJ
구룡령 정상을 시작으로 보급은 하나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일단 기온때문에 물은 무조건 다 채워야겠더라구요.
'빡침령'이라고 소문을 들었던 초반 조침령은 경사가 좀 되긴 했는데요.
레이스 초반이라 힘이 남아 있기도 했거니와, 제가 사는 남쪽 동네에는 온갖 변태적인 업힐들이 많아서...
또 힘을 아껴 올랐기도 했고, 체인링34-스프라켓34 1.0 기어비 덕분에 사실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습니다.
https://youtu.be/YraqrVpIH0I?si=cM7XWbyOqhPfRjGL
"먼저들 가세요~"
출발 후 두시간 즈음입니다.
과연 이게 맞는 걸까 싶긴 했어도, 후반을 위해서 힘을 아껴두었습니다.
https://youtu.be/SIZnKufTrN8?si=Eu0319uKbGV_jcVb
문제는 한계령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달 심한 감기로 너무 고생을 한 후유증도 남아있었구요.
그래서 이달 초 광주600K 브레베도 10년차에 들어선 제 브레베 사상 첫 DNF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몇 개월 전부터 무릎과 대퇴관절 통증에 시달려 왔는데...
한계령 즈음부터 다시 통증이 시작되더군요.ㅜㅜ
정말 경치가 좋았던 고갯길이었는데, 전 전혀 몰랐죠.
한계령 후반부 경사도가 꽤 된다는 사실을요.;;
후기들을 봐도 한계령이 힘들다 하는 얘기는 못본 것 같거든요.
다리 통증때문에 생각보다 더 어렵게 올랐습니다.
그래도 다운힐의 설악산 풍경은 참 좋았습니다.
한계령 오르기 전 스페셜 보급엔 떡하고 둘리단물을 챙겨뒀는데요.
떡이 속도 편하고 괜찮긴 합니다만, 빨리 먹긴 어렵겠더라구요.
다음엔 다른 분들처럼 '짜먹는 단팥죽'을 넣어둬야 겠습니다.
그리고 비닐백 스팸...이쯤 타면 입에서 단내 날 정도로 단 음식은 잘 안넘어가죠.ㅎㅎ
시간 널널하게 타실 분들은 소풍 기분으로 김밥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전혀 몰랐는데 스페셜 보급품들이 냉장탑차로 이동했더군요.^^
그리고 그란폰도전 보급을 초코다이제 한통(1000Kcal정도ㄷㄷㄷ)으로 해뒀었습니다.
그 덕분인 지 대회내내 봉크는 피했지만 속이 계속 더부룩...;;
다음엔 밀가루음식은 카보로딩으로도 절대 피하려고 합니다.
https://youtu.be/82v-zVMrhuM?si=Yr87tY6Ba49sm1xB
역구룡령 전 낙타등 구간입니다.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듯이 여기서 팩을 잘 만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평지에서 빨리 가봤자 낙타등에서 다시 만나고, 업힐에서 혼자 튀어 올라봤자 평지에서 따라 잡힙니다.
그저 뭉쳐서 힘을 아껴야 합니다.
여기서 한 30분쯤 지나니 플라이12 스포츠 배터리가 완전 방전...
우승권(5시간 50분 언저리)이라면 대회 전체를 녹화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ㅎㅎ
제발 한 8시간만 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역구룡령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고개 하나만 보자면 경사도도 6%정도에다 그저 좀 길기만 한데요.
이게 죽어라 150Km 달린 후에 기운이 빠질대로 상태에서 하염없이 오르는 거라 정말 지치더군요.
게다가 볼 만한 경치도 없고, 그 긴 오르막을 나무그늘도 없는 뙤약볕을 그대로 받으면서 업힐해야합니다.
물통 두개는 진작 다 마셔버렸고, 후반부는 목도 탑니다.
아까 한계령부터 밀리기 시작한 라이덕 기준 타임테이블은 벌써 20분 이상 쳐지고 있었습니다.
중간 보급 생각하면 파워를 그 이상으로 올리거나 무조건 팩을 타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다리가 아파서 페이스를 올리기도 어려웠습니다만...
구룡령 내려가면서부터도 정말 팩을 잘 타야합니다.
더군다나 이 때 역풍이 엄청 심했습니다.
짧게나마 아이폰 액션모드로 찍은 고마우신 분들입니다.b
그래도 이후로 팩라이딩하면서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였던 것 같습니다.
7시간대 완주는 틀렸어도 8시간 초반대는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막판에 다른 그룹에 옮겨 타고, 시간 좀 줄여보겠다고 골인 500미터 직전에 냅다 스프린트 튀어나가서 죄송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얍삽한...ㅎㅎ)
최종기록은 8시간 13분
기록이 물론 좀 아쉽긴 했지만 첫 도전에 이만하면 됐다 생각합니다.
다리 통증은 아직 원인을 못찾아서 조만간 정형외과라도 들러봐야겠구요.;;
7시간대 유급이라 내년에도 된다면 아마 참가하고 싶습니다.
역시 한방에 졸업을 시켜주진 않네요.ㅎㅎ
추가로 레이스 후 사진들
스램 신상 레드 AXS
처음에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레버 참 매부리코같이 못생겼다 했습니다만...
실물보니 좋네요?
파지감도 그렇구요.
드디어 오토 트리밍도 지원
완성형입니다.
가격이 문제ㅎㅎ
기본적으로 레버가 에어로포지션 지향인 지 바깥쪽으로 많이 꺽여진 디자인입니다.
히든버튼 괜찮구요.
다리 길이가 저만큼 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1인-_-
월챔의 자전거도 잘 구경했구요.
에어로모델을 산다면 이게 정말 갖고 싶습니다.
직선적인 프레임 형상이 딱 제 취향입니다.ㅎㅎ
케이스는 쿼드락보다 훨씬 이쁜 픽디자인
저도 카메라 스트랩 몇 개 갖고 있고, 카메라 악세사리로 엄청 유명하죠.
다양한 마운트에 댐퍼만 확실하다면 자전거용 마운트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전 쿼드락 통일이라 넘어가기도 쉽지 않습니다...ㅎㅎ
카메라 스트랩 할인하면 추가로 구매할까도 싶었는데, 저 할인코드는 폰마운트 악세사리만 된다더군요.
아쉽...;;(픽디자인은 평생 무상보증되는 브랜드입니다. 디자인도 정말 예쁘구요.)
그란폰도 내내 고생한 자전거도 한 컷
(디스크 브레이크로 넘어가고 싶은 맘 굴뚝같네요ㅎㅎ)
엠바고가 풀렸는 지 이미 대회 전날에 없다던 메달도 준다는 소문이 파다했죠.ㅎㅎ
메달도 티셔츠도 맘에 듭니다.b
그럼 내년에 봐요.
설악그란폰도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근데 7시간대 노리고 여러번 참가하실 분들도 많아보여요.ㅎㅎ
감사합니다.^^
유재留齋님의 댓글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영상으로도 몸매가 죄다 와웃반아트(표준체중 근육질 모델)아니면, 요나스빙에가르(특상품 멸치)같더라구요.ㅎㅎ
내년에는 기필코...접수령부터 잘 넘어야겠습니다.^^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사실 목표에 비해선 아직 부족하게 느껴져요.
감사합니다!
혼자뜨는별님의 댓글
저도 라이덕 결제하고 7시간대 목표라 갔다가
한계령부터 올라오는 무릎통증과 역구올랐을때
남은거리 40키로 남은 시간 1시간20분 정도...
정상적인 컨디션이면 무난하게 들어올수있을 시간이였는데 한번 멘탈 깨지니 페달을 놔버리게 되더라고요.. 대회 끝난 토 일은 다신 안오겠다 하다가 지금은 제가 부족한거니 솔라로 무난히 7시간대 들어올수있는 체력과 파워를 키우자 쪽으로 바뀌더라고요..
내년까지 잘 준비해서목표하신바 꼭 이루길 바라겠습니다^^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내년에 서로 분발해보아요.^^
푸레님의 댓글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맨 마지막 영상 바람소리 엄청납니다.
자동으로 애쉴론이 형성되더라구요.ㅎㅎ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어찌보면 고인물 가속화랄지도 모르겠습니다.;;
chiro님의 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록은 깨라고 있는거니 다음에 깨시면 되죠 ^^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sephi님의 댓글
제 설악 최고기록은 7시간 26분인데 정차시간은 9분이었습니다. 물 떨어지는 것만 주의하며 물만 채우고 빠르게 이동하고 가능하면 출발을 앞쪽에서 하시면 보급소에 사람도 거의 없어서 아주 쾌적하게 주행 가능합니다.
내년에는 졸업을 기원하겠습니다!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나머지 보급소는 물하고 게토레이만 주로 채워넣었습니다.
더워서 물이 문제더라구요.ㅎㅎ
내년에 참고하겠습니다.b
조언 감사드립니다.^^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결제시에 라이덕 아이디를 넣으면 운영자분께서 실험실 메뉴에 설악 시뮬레이션을 개방해주셨던 것 같아요.
프리미엄 서비스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SmileMan님의 댓글
이번에 역풍뚫고가는 하이림 빨이 얼마나 큰지.. 새삼 템빨에 대한 고마움이 한가득이였네유
스페셜 보급 냉동탑차 디테일 ㄷㄷㄷㄷㄷㄷ대단한 준비성이네요 설악 ㄷㄷㄷ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하이림 전에 자전거 기변하고 싶습니다...ㅜ
(저만 빼고 다 디스크 브레이크인 것 같...;)
골드라노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