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 이 농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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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IATA코드가 NH인데 하필이면 당한 일도 농협 생각나는 수준낮은 어처구니 없음이라 저런 제목입니…
거의 제3세계 LCC 수준의 막장 운영을 얻어맞아보니 아주 어질어질하네요.... ㅠㅠ
일본의 제일 큰 치명적인 문제 - 미리 매뉴얼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황의 대응은 일단 안하고 본다 -
20:05 출발예정이었고, 하네다 공항에 뇌우로 인해 운항지연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19:00경 부터였습니다.
국제선 출발기록 기준으로 19:40분 출발예정편부터 본격적으로 출발이 마비되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렇다면 19:30 정도라면 이미 사실상 오늘 출발은 글렀다라고 판단하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23:00 김포 운항제한을 감안하면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라도 21:30 이전에는 이륙을 해야 하는데, 이미 그 시점에 밀려있던 이륙 항공편만 1~2시간치 였던데다 당시 하네다에는 착륙해놓고 정작 게이트에는 가지 못하고 유도로에서 멍때리는 항공편도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때 ANA는 무엇을 했는가....
이때 라운지에서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19:04에 라멘 주문했던 문자가 남아있군요..) 솔라리 보드나 하네다 공항 운항현황에는 아무런 업데이트가 없이 그냥 라운지 장내 방송이 짤막히 나옵니다.
'날씨 문제로 인해 탑승 절차가 SUSPEND되었습니다. 추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때만 해도 밖에 비내리고 천둥번개 번쩍번쩍 우르릉하니까 30분~1시간쯤 밀리겠지 했습니다.
그래서 밥먹고 화장실도 여유있게 갔다가 똑같은 탑승 절차가 SUSPEND라는 안내 방송만 몇 번 나오고 탑승이 영 늦어지니까 확인해보러 게이트로 향했습니다.
(이때가 약 20:50 정도였습니다..)
예상대로 게이트는 전쟁터가 되어있었는데 분위기가 좀 이상합니다.
이 정도면 게이트에 매니저 혹은 ANA 직원이 있어야 하는데 어째 전부 그냥 지상직 직원들만 잔뜩 보이네요.
!??
뭔가 기분이 싸해서 카운터를 벗어나 창가에서 기체를 보니까.....
물론 뇌우때문이기는 했지만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그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카운터로 돌아와보니 지상직 직원들은 일본 특유의 그냥 마냥 웃는 그 웃음만 열심히 짓고 있고, 딱히 무슨 연락을 주고 받거나 뭘 보거나 하고 있지 않습니다.
직원 불러서
"estimated boarding time은 왜 공지를 안하냐?
김포는 23:00 커퓨라 너네 21:30까지 못뜰꺼면 아예 못간다는건데 니들 Delay냐? Cancel이냐?"
하고 있다보니 카운터 옆 어느 분에게 ANA 공지 메일이 왔습니다. (신기하게 그 메일은 그 분만 받은듯 합니다...)
내일 아침 08:00 으로 지연되었고 Compensation을 제공한다는 내용인데, 이 시점까지도 게이트 앞 지상직들은 전혀 아무런 연락도 받지도 않고 멀뚱멀뚱 그 영혼없는 억지 웃음만 짓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 특히나 빡쳐하던게 이 포인트입니다. 지금 심각한데 쟤들 왜 웃어?)
마침 그 시점에 그냥 지상직이 아닌 ANA 직원같은 나이 좀 있는 사람이 나타나서 말을 걸어봅니다.
"오늘 이 항공편 뜨냐? Delay냐? Cancel이냐?"
- 내일 아침으로 Delay 될 예정이다. 아직 시간은 모른다.
"내일 08:00 Delay라고 안내 메일 받은 사람이 있는데 사실이냐? Delay인지 Cancel인지 빨리 안내부터 해라. 탑승절차 SUSPEND라고 안내방송만 2시간째 하고 있는데 어느 동네 글로벌 스탠다드가 공항 솔라리 보드는 여전히 Checking in으로 방치하고 Delay 안내 안하는거냐."
- (뭘 검색해보더니) 그 안내 메일이 맞다. 내일 아침으로 지연될 것이다.
"당장 솔라리 보드에 Delay든 Cancel이든 상태 업데이트하고, 공식 방송해라. 니들이 비밀로 숨기고 말을 안하니까 여기가 난리난거 아니냐."
이 대화를 한 시점이 무려 21:18 입니다.
이때 제가 대화하는 내용을 알아들은 주변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많아 잡아봐야 5명 정도만 이 비행기는 오늘 못간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겁니다.
출발 예정시간에서 이미 1시간 10분이나 지났는데 말이죠 (.....)
저랑 대화한 ANA 아저씨도 또 웃으면서 시간만 죽이고 있길래 화가 나서 소리 쳤습니다.
"이 비행기 오늘 못뜨고 지연이라고 빨리 방송해라!
여기 몇명빼고 다른 사람들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니들 숙소는 제공하는거냐!"
그제서야 한국어 가능한 직원을 수배해다가 (그 것도 몇 분 더 걸렸습니다만...) 방송하고, 주섬주섬 QR코드 2개를 나눠줍니다.
문제는 한국어 가능한 그 직원분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내용 전달이 제대로 안됩니다.
제일 중요한 게이트 카운터에 와서 안내문 받아가라는 내용이 빠진 관계로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 비행기가 오늘 못뜬다네?' 정도만 간신히 알고 있습니다.....
이제 재입국 인솔을 해야할 텐데 아무 말이 없습니다.
방송도 없네요....
또 직원 붙들고 물어봅니다.
"오늘 숙소나 식사 제공은 어떻게 되냐? Compensation 안내된 것으로 대체하는거냐?"
- 별도의 숙소나 식사 제공은 없다. Compensation 안내된 금액 이내에서 실비 정산해라
여기까지 대화하고나니 지연 안내나 Compensation 안내 메일과 문자가 드디어 오기 시작합니다..
급하게 새벽의 법사나 땅콩네 항공편을 찾아봤지만 너무 임박이라 이미 매진이었고, 그나마 숙소 제공 안해준다는 제일 중요한 정보를 공지하지 않은 관계로 간신히 3터미널에 붙어있는 호텔방 하나는 잡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서 사람들이 급하게 예약하려고 하니 호텔은 금방 매진되어 거의 대부분은 공항에서 노숙하셨다고 하는군요.... ㅠㅠ)
다행히 바뀐 일정 기준으로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해서 애플 월렛에 바로 발권해뒀습니다.
아침시간에 출국수속이 어찌될지 모르니... ㅠㅠ
자고 일어나보니 밤새 일정 변경이 한 번 있었고, 08:00 출발에정은 08:30으로 바뀌어있더군요.
이 정도는 그려러니 하고 라운지에서 카레와 라멘 먹고 08:00에 라운지를 나섰습니다.
오늘도 그 시간까지 솔라리보드에 Checking in이라고만 나와있는걸 이상하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ㅠㅠ
게이트에 가보니 또 난리가 났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08:40 원래 정기편에 승무원을 빼앗겨서 승무원 부족으로 못가고 있다더라는 말이 나오고, 출발시간이 10:00으로 조용히 바뀝니다.
사람들이 이럴거면 처음부터 공지를 10:00으로 하지 장난하냐, 이러다 금방 오후까지 넘어가다 안가는거 아니냐 등등 폭동전야 수준의 분위기입니다....
저도 오늘은 휴가도 끝나고 회사에 연차를 급하게 하나 추가해놓은 관계로 무조건 가야만 하는데 불안하게도 지연사유가 '기상악화'입니다.
참고로 당시 하네다와 김포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
지상조엄도 아무 것도 안하고 있습니다.
비행기 옆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카고 컨테이너를 보면서 어쨋든 아마도 10시 되면 가기는 갈 수 있을거야 이런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어제 올랐던 혈압이 또 오릅니다....
"나 오늘은 꼭 서울 가야한다. 10시 출발이라고 확답줄 수 있냐? 아니라면 엔도스 해달라!"
- 10시 출발예정이므로(1시간 30분 밖에 남지 않았으니) 해줄 수 없다. 기다려라.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왜 기상악화때문에 못간다고 거짓 공지를 하냐! 진짜 지연 사유가 뭐냐!!'
- 죄송하다. 최초 지연 사유가 기상악화였다. 지금은 승무원 조정문제(Crew availabillity)때문인게 맞다.
(이후로 지연 사유가 슬그머니 수정되었습니다.)
이렇게 싸우고 있던 와중에..
시간은 08:30...
어제처럼 지상직 애기들만 가득한 가운데 어디선가 B사감 인상의 어떤 좀 직급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타났고, 전투력 충만하신 어느 분이 그 분과 대거리를 시작합니다.
'조금 아까 직원이 백인 한 명을 데리고 08:40 비행기로 조용히 가는 것을 보고 왔다. 니들 인종차별하냐?'
- (매우 심하게 정색하면서) 지금 그럴 상황도 아니고 절대 그런 일이 있지도 않았으며, 더더욱이 우리 회사는 인종차별은 하지 않는다!
'10:00에는 확실하게 뜨는 것이 맞냐? 지금 여기 급한 사람들 많으니 08:40 ANA 정기편이나 09:00 아시아나 항공 정기편으로 가능한 만큼 좀 옮겨달라. 아직 할 수 있지 않냐?'
- (목에 걸고 있는 태블릿 조차도 아무것도 조회해보지도 않고 곧바로) 08:40 정기편은 이미 탑승이 끝나서 안되고, 아시아나는 3터미널 운항편이라 지금부터 가서는 절대로 탈 수 없다.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기다려라.
- 10:00에는 아마도(probably) 뜰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라.
다시 시간이 흘러 09:20
이러다 이 놈들 비행기는 눈앞에 있는데 정말 안갈 수도 있을듯 하여 그사이 열심히 예약어플 뒤져서 20:05 아시아나 정기편 예약을 해뒀습니다.
이코노미인데 7만엔짜리 표라 그런가 취소 수수료도 없는 비싼 놈이네요. (ㅠㅠ)
여전히 지상조업은 아무 움직임이 없습니다.
"10:00에 진짜 가는거 맞냐? 기체 옆 카고 컨테이너는 들어갈 기미도 안보이고, 지상조업이 아무런 움직임이 안보인다. 지연될 것 같으면 제발 지연공지하고 엔도스 좀 해달라!"
- 확인해봐야겠다. 잠깐 기다려달라. (안쪽으로 총총총 들어가 아까 그 B사감과 얘기하고 나오더니)
- 아직까지 확인된게 없다. 10:00에는 아마도(probably) 뜰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달라.
이러더니 09:25가 되자 승무원들이 우루루 게이트에 나타나 탑승교로 사라졌고, 지상조업도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분주히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8/7 20:05 출발예정이었던 NH867편은 ANA 공식 지연증명서 기준 14시간 20분 지연되어 8/8 10:34에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사족.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제대로 된 안내가 없다는게 놀라웠고, 숙소 제공 안해준다는 사실까지 숨겨서 사람들을 단체로 공항노숙 시킨 ANA 클라스에 감탄했습니다...
사족2.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되면 필히 게이트 카운터 앞에서 전투력 측정을 해야 한다는 오래된 진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사족3. 김포 국제선 셔틀은 앞으로 절대 쳐다보면 안된다는(부득이하면 최소한 ICN 다이버트 가능한 국내 항공사로..) 좋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사족4. 앞으로 ANA 안탑니다.
사족5. 지연 보상금을 푼돈(이코노미가 16천엔, 비지니스가 22천엔 + 기내식 문제라고 마일리지 추가 지급)준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미국, 중국, 유럽 빼면 지급을 페이팔로만 해주는거 실화냐는......
사족6. 그런데 그 와중에 ANA 라운지 카레와 우동과 라멘은 왜 그렇게 맛있는지.... ㅠㅠ
사족7.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라운지 손님들을 방치하더군요.
기다려라 소리만 하고 실질적인 안내는 너무 늦습니다.
라운지 이용하는 손님은 비지니스석 이용이거나 자사 혹은 스얼 골드티어 취득자이거나 공통적으로 비행도 많이하고 돈도 많이 쓰는 사람인데 놀라울 정도로 안챙기더군요.
지연 확정되고 라운지 보관함에 놔뒀던 캐리어 챙기러 올라왔다 제대로 안내도 못받고 거기 계시던 한국인 몇 분 긴급구조해드렸습니다.. ㄷㄷㄷ
mocona님의 댓글
그래도 JAL 과 ANA 는 기내 서비스나, 여러면에서 아직 예전 FSC 느낌(?)이 살아있다 느꼈는데, 메뉴얼 밖으로 조금 벗어나면 걍 나몰라라.. 군요.. -.-;;
- 홈피에서 가끔 살펴보는 가격은 정말 무시무시 하던.. 기억이..;;
iamchp님의 댓글
그나저나 김포 커퓨는 정말.... 여행객에게 간혹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주네요 ㅠㅠ
길을가다가님의 댓글
비슷하게 대응하더라구요...
벤츠도 이번에 비슷하군요, 기업은 자본은 비슷합니다...
건더기님의 댓글
당초 08:30 출발예정이던게 10:00으로 지연된 이유가..
간밤에 원래 운항예정이던 승무원들을 그 밤중에 지연확정나고 숙소 제공을 안해줘서 공항에서 노숙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ㄷㄷㄷ
기장 이하 승무원들 전체가 공항 노숙하고 빡쳐 비행거부를 선언해서 한 팀을 다시 구해오느라 지연되었다라고......
썰인데 당한 것을 생각해보면 설득력은 매우 익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