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Cathay (14.♡.158.170)
2025년 9월 1일 AM 11:41 · 수정됨(09. 02. 16:06)

<편집자주>우리나라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 이하 LCC)의 값싼 운임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 비행기가 생산된지 20년 넘은 노후 기체라면? 정비조차 외주에 맡기고, 예비기 한 대도 없다면? 안심할 수 있을까. 더 놀라운 건, 비교 대상이 동남아시아라는 사실이다. 베트남·말레이시아 LCC는 신규 기체와 자체 정비로, 항공 안전·서비스 평가 사이트 '에어라인 레이팅스'(AirlineRatings)가 선정하는 '가장 안전한 LCC' 25개사 중 10위 안에 진입했다. 같은 지표에서 한국 LCC는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적기를 타면 더안전할 것이라 믿어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국 LCC는 동남아보다 못하다. 시장경제가 세 편의 기획으로 그 이유를 짚었다.
국내 4대 LCC인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의 평균 기령(機齡·항공기 나이)은 모두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베트남·말레이시아 주요 LCC의 기령이 8~10년에 머무는 데 비해 한국은 14년 안팎이다. 최대 두 배 차이다. 기령 20년을 넘긴 '경년 항공기(經年 航空氣)'가 전체의 4분의 1을 넘는 곳도 있다. 동남아 LCC 가운데 경년 항공기를 운용 중인 항공사는 한 곳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법·제도 미비와 기재(機材, 항공기의 기종·기체를 뜻하는 업계 용어) 조달 구조 문제, 인프라 한계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제작 20년을 넘긴 '경년 항공기'에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통상 20년을 기체 교체 시점으로 본다. 안전성과 효율성이 이유다. 비행 때마다 발생하는 압력 차이로 항공기 동체와 날개에는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기령이 20년을 넘으면 피로(fatigue)가 급격히 누적돼 정비 주기는 짧아지고, 비용은 더 늘어난다.
부품 수급도 쉽지 않다. 단종이나 공급 차질이 잦아 운용 효율이 떨어진다. 연료 효율 강화·소음 저감·탄소배출 감소 등의 최신 기술 적용은 그림의 떡이다. ICAO가 별도 규제를 두지 않아도 항공업계에서 기령 20년을 교체 분기점으로 보는 이유다.
국내 LCC 상황은 만만치 않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평균 기령은 14.9년이다. 44대 가운데 7대(15.9%)가 이미 20년을 넘겼다. 진에어는 평균 13.7년, 전체 31대 중 8대(25.8%)가 경년 항공기다. 에어부산은 평균 10.5년으로 20대 중 2대(10.0%)가 20년을 넘겼다. 티웨이항공은 평균 14.0년으로 20년을 넘긴 기체는 없지만 19년 차 기체를 1대 운용 중이다.
위 4개 회사의 보유 항공기는 총 133대. 이 중 20년 이상 노후 기체는 17대, 15~19년 된 기체는 42대다. 업계가 20년을 기재 교체 시점으로 보는 만큼, 15년 이상 기체는 사실상 경년 항공기 대기군이라 볼 수 있다. 기령 15년 이상 기체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교체 부담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동남아 경쟁사와 비교하면 국내 LCC의 기령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항공기 정보제공 커뮤니티 플레인스포터스(planespotters)에 따르면 베트남 LCC 비엣젯(VietJet)의 평균 기령은 8.1년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보유 항공기는 121대. 이 가운데 기령 20년을 넘긴 기체는 한 대도 없다. 말레이시아 LCC 에어아시아(AirAsia) 역시 평균 기령이 10.7년(109대)이다. 과거 보유했던 20년 이상 기체는 화물기로 전환하거나 매각했다. 한국과 비교하면 평균 기령 격차가 4~7년에 달한다. 노후 기체 비중도 최대 두 배 가까이 낮다.
국제 평가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항공 안전·서비스 평가 사이트 에어라인 레이팅스(AirlineRatings)는 매년 전 세계 385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가장 안전한 LCC 상위 25개사'를 발표한다. 최신 발표에서 한국 LCC는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6위)와 비엣젯(베트남·7위)은 10위 안에 포함됐다. 필리핀 LCC 세부 퍼시픽은 18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헝가리 위즈에어(8위), 라트비아 에어발틱(25위) 등도 순위에 들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평가는 단순한 사고율이 아니라 기체 연령, 국제 인증, 조종사 훈련, 사고 대응력까지 종합적으로 본다"며 "한국 LCC는 상대적으로 기령이 오래된 데다 노선망이나 재무 건전성, 위기 대응 경험 등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강점을 보여주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국내 LCC의 평균 기령이 동남아 경쟁사보다 높은 배경으로는 재무 여력 부족, 기재 조달 구조 문제, 정책적 환경이 함께 언급된다.
한국 LCC들은 설립 초기부터 중고 항공기 매입이나 장기 리스에 의존하면서 기단(機團)을 키워왔다. 재무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신규 기재 투자가 지연됐다. 글로벌 항공기·엔진 제조사의 공급망 차질까지 겹치면서 신조기(新造機) 인도 역시 늦어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LCC는 초창기부터 자본력이 부족해 중고 기재 의존도가 높았다"며 "리스 계약이 남아 있는 기재도 많아 교체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동남아 LCC들은 출발부터 달랐다. 에어아시아·비엣젯은 창립 초기부터 에어버스와 수백대 규모의 장기 인도 계약을 맺었다. 그 덕분에 신조기 인도 순번이 늘 앞자리를 차지했다. 자연스럽게 리스 만료 시점마다 새 기체로의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정부 정책의 차이도 크게 작용했다. 말레이시아는 국가 항공정책(National Aviation Policy)을 통해 항공산업을 전략 과제로 삼았다. 세제 혜택과 공항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에어아시아는 정부로부터 투자세액공제(IA)와 공항 사용료 감면 등 각종 지원을 받았다. 말레이시아공항홀딩스(MAHB)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수혜 규모만 3억7600만 링깃(약 1244억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 말레이시아 정부는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KLIA)에 저비용 항공사 전용 터미널(LCCT)을 조기 건설하기도 했다.
정부가 제도적으로 기령을 관리하는 국가도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제작 10년이 넘은 항공기의 신규 도입을 금지하고, 20년 이상 기체는 여객기로 등록할 수 없도록 했다.
운영 방식도 다르다. 동남아 LCC들은 방콕·쿠알라룸푸르·호찌민·마닐라 등 복수 거점을 기반으로 국제·국내선을 빠르게 확장했다. 신조기는 신규 노선에 투입하고, 기존 기체는 감가상각 전에 매각해 평균 기령 상승을 억제했다. 성수기에는 단기 리스로 기단을 늘리고, 비수기에는 노후 기체를 반환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LCC는 하루 10~12시간 이상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는데, 이 구조에서는 연료·정비 효율이 높은 젊은 기체가 필수"라고 말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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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amchp
25.09.02 · 90.♡.17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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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lyCathay
→ iamchp 작성자
25.09.02 · 14.♡.158.170
확실히 영업기반 자체가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거기엔 국제공항이 인천과 김해, 청주 정도로 집중되는 환경도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항공사는 일본 소도시에 취항하지만 우리나라 소도시는 일본인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 처럼요.
아시아나를 없앴다면 포스트 아시아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한항공이 빨대 꼽은 티웨이 같은 회사 말구요.
비엣젯 우리나라에선 비웃지만 노선확장이나 기재운용이나 재무적인 부분까지 우리나라 LCC보다 탄탄한게 사실이니까요. -
Iiamchp
→ FlyCathay
25.09.02 · 90.♡.175.137
포스트 아시아나 공감합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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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로 봐도 동남아에 비해 인구도 적고
규모의 경제에서부터 AirAsia, VietJet과는 비교 불가 같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4개 이상의 LCC항공사가 경쟁을 하고 있으니 자체적으로 신규 항공기로 기단을 운영하기는 더 어렵지 않을까요?
더 엄격한 규제가 추가되어서 몇개 LCC는 없어지고 마진이 올라야 기단 리프레시를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