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Cathay (14.♡.158.170)
2025년 9월 3일 AM 09:39
대한항공이 2025년 임단협에서 객실승무원에게 월 최소 9일의 휴무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 안내문에는 "연간 누적 6개월 이내에 한해 월 8일 휴무도 가능하다"는 단서가 포함돼 형식적 개선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기간에는 최소 휴무 기준이 완화될 수 있어 피로도 관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예측 어려운 스케줄 구조와 인력 운용 체계에 대한 개선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객실승무원은 탑승객 수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치되며, 이 과정에서 근무 일정이 회사 재량으로 수시 변경된다는 지적이 있다.
공식 휴일은 월 8~9일 수준이지만, 개인이 지정할 수 있는 확정 휴무일(PDO)은 단 하루뿐이며 변경이나 이월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회사 판단에 따라 해당일 전후 스케줄도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일부 근무 미배정일은 ‘공란(Blank)’으로 처리되며, 실제 휴무 여부는 통상 전일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야 확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병원 예약이나 가족 행사 등 개인 일정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회사는 전일 최종적으로 미배정된 공란일을 월간 휴일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고정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실질적 휴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스케줄 운영이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승무원은 일반 근로자보다 불규칙하고 고강도 근무가 반복되기에 구조적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휴식 환경 역시 주요 문제로 꼽힌다.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더라도 일부 기종(B777-300, A330-300 등)에는 전용 휴게 공간이 없어 일반 승객 좌석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용 공간이 있는 기종(B787-10 등)에서도 여건에 따라 일부 승무원은 승객 좌석 옆에서 쪽잠을 자야 하는 실정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피로위험관리시스템(FRMS)’도 국내에서는 구체적 기준과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항공사에 대한 피로도 관리, 휴게 공간 설치, 인력 배치 실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며, 관련 지침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사내 간담회 ‘디톡스(D Talks)’에서 고위 관계자가 “운항승무원은 법적으로 누워 쉴 수 있지만, 객실승무원은 그렇지 않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대부분 항공 선진국은 객실승무원을 안전 인력으로 간주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휴식 환경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한 장거리 노선에서 ‘밥밥스(식사–식사–스낵)’ 체계가 복원된 이후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휴식 부족이 체감된다는 현장 반응도 나왔다. 최근에는 장거리 운항 중 탈진으로 의료 후송되는 사례도 발생해, 피로 누적이 항공 안전에 직결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도 직후 회사는 ‘식사–스낵–식사’ 방식으로 재전환했지만, 2차 기내식 제공 시간을 1차 이후 약 8시간 뒤로 늦추는 새로운 절차를 도입해 승무원들의 실질적 휴식 시간이 오히려 약 2시간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객실승무원은 항공안전법상 항공기 내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필수 인력이다. 비상 시 승객 구조와 보안 대응을 책임지는 역할임에도, 법적 지위와 보호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노동시간 조정보다도 예측 가능한 스케줄과 충분한 회복 시간, 구조적 휴게 공간 확보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준 없는 쉼은 기준 없는 안전’이라는 말처럼, 객실승무원의 휴식 환경은 곧 항공 안전과 직결된다. 항공사와 정부 당국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출처 : 시사매거진(https://www.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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