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

21세기 초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대회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finalsky 223.♡.246.166
작성일 2024.06.27 15:27
299 조회
10 댓글
0 추천
글쓰기

본문

어제에 이어서 예전 플라이트시뮬레이션(플심) 애기를 적어봅니다.

(자료를 가지고 있었으면 기억이 아니라 자료로 말씀드릴 수 있었을 텐데, 대회 자료는 대부분 넷프스-넷츠고 플심 동호회-에 남아 있었는데 네이트가 망해버려 자료 다 사라졌어요. 그래서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씁니다.)

90년 말부터 플심을 가지고 대회들 종종 열리곤 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컷던게 원주비행단에 열렸던 대회였죠. 아마도 skidrow님이 해당 비행단의 조종사 분들과 준비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01년에 서울에어쇼 홍보 이벤트로 플심대회를 열기로 공군 정훈실이 업무를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01년 초에 각 PC통신의 플심 동호회 운영진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고, 저도 그 회의에 참석했다 대회준비 인원으로 끌려(?)갔죠. 1회(01년) 대회는 정말 많은 것들을 했어요. 에어쇼장에 PC를 많이 가져다 놓기 어려워서 예선은 못하고 토너먼트만 할 수 있었는데 그럼 대회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이 얼마 없기에 예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결국 결론은 필기시험! ㅋㅋㅋㅋ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를 돌면서 필기시험을 보고 본선 갈 분들을 선발했어요. 그 때는 플심 열기가 엄청날 때라 필기 시험을 봐서라도 대회에 참가하려던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1회 대회는 Falcon4로 공대공, MSFS(Microsoft flightsimulation)로 레이싱 대회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그 때 자료들을 공군 정훈실에 남겨 놨는데 제가 가져올 수는 없어서 가지고 있는 자료가 없네요.)

조종사들을 파견 받아 심판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PC 대여해서 설치하고 플심 프로그램 깔고... 정말 일 많았죠. 같이 일한 skidrow님도 고생 많았어요. 심지어 대회 일주일 전쯤에는 이틀 정도를 행사장에서 박스 깔고 거기서 그냥 잤어요. 시간에 쫓겨서... PC 몇 대를 돌려 놓으니 온풍기가 되더군요. T_T

1회 대회 우승자들은 전투비행단 견학과 항공생리훈련을 받았습니다. (세부 내용은 링크 자료를 보세요)

http://aircombat.pe.kr/nondan/hangsang.htm

저도 이때 곤돌라 처음 타봤습니다. ^^



02년에는 에어쇼가 없었기 때문에 2회 대회는 공군사관학교에서 개최했습니다.

공대공 대회는 1회랑 동일했고, 민항은 장주비행을 했어요.(점점 어려워짐. ㅋㅋ)

2회 대회 특전이 대박이었죠. 실제 T-41 기체를 태워줬습니다. 전 다른 일이 있어 같이 못 갔는데 갔다 오신 분들 말로는 교수님들이 공중에서 요크를 잠깐 넘겨줬는데 비행 잘했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민항부문 우승한 친구는 착륙까지 그냥 맡겼다고 하던데... 전해들은 거라 진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http://aircombat.pe.kr/xe/?document_srl=264



3회 대회 역시 공사에서 열렸고, 이때부터 대회장에 시뮬레이터들이 체험용으로 들어왔죠. 누리항공이던가? 업체 두 군데 정도에서 체험용 장비를 보내줘서 대회도 참가하고 시뮬레이터도 타고 했습니다.

이 때부터 락온(Lockon. DCS 전신)을 공대공 프로그램으로 도입했어요. 2 vs 2 BVR(Beyond Visual Range) 대결도 같이 도입! 사관생도들도 참가했는데 실제 F-16 조종사인 공사 중대장님들이 특별 교육을 해 주셨죠. 이때 같이 배워서 BVR 전술을 조금 쓸 줄 안다는... ㅋㅋ. 교육 성과가 있어서 공사 생도들이 1등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입상자들은 서산비행장에 가서 F-16 시뮬레이터를 탔었어요. 항상 제가 첫 시범이어서 역시 타봤는데... 생각보다 화면이 어두워서 실망이었어요. 그래도 180도 돔에 화면이 보이는 거라 현실감은 좋더군요. 교관님 지시대로 고도 속도 헤딩 맞추느라 정신없이 탔던 기억만.. T_T 착륙까진 잘했는데, 발로 차는 러더는 처음이라 살살 밟으니 꼼짝도 안 해서 힘을 꽉 줬더니 활주로 이탈로 종료!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0135503#cb



4회 대회 역시 공사에서 열렸어요.

이때 기억에 남는 것은 참모총장님이 직접 오셔서 지휘비행을 해주셨다는 거… F-5 타신 분이라 F-16 조작하는 법을 사전에 간단히 알려드리고 실제 행사에서 비행을 했는데… 앞에 있는 MIG-29를 사이드 와인더로 격추하는 건데…. 적기를 AI로 넣은 게 실수였죠. 그날 따라 AI가 회피를 어찌나 잘하던지 미사일 2발을 다 피하더라구요. 끝나고 비서실장님께 혼났습니다. 쏘면 딱 맞게 준비해야지 이게 뭐냐고… (그래서 5회 대회 땐 적기를 사람이 조종하게 해서 성공했습니다.)



5회 대회도 공사에서 열렸는데...

이때 특징은 민항대회였어요. 다들 너무 잘해서 대회의 변별력을 기르고자 아주 어려운 미션을 만들었습니다. 737로 인천공항을 1/2마일 시계에서 1엔진 고장상태로 랜딩하는 거였죠. ILS 계기착륙 및 crab 착륙 능력을 보는 거였는데... 제가 미션 만들고 한달 정도 연습하니까 겨우 50%의 확률 정도로 성공하더라구요. 그런데.... 4회 대회 우승자인 친구가 대회장에서 비행하는데 오토파일럿인 줄 알았습니다. 흔들림 없이 칼같이 들어가더군요. 정말 타고난 친구였어요.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75061014#pressRelease



6회 대회는 용산의 e-sports 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한참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번성하던 때라 스타하던 그 장소에서 대회를 열었죠. 심지어 캐스터까지 두고 대회 중계도 했어요. 같은 플심 동호인이었던 황치웅 국어선생님(별명. 깡패국어)이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

대회 참가도 중요했지만 일반인들에게 체험 기회를 주는데 초점을 맞췄었죠. 그래서 각 동호회 분들께 부탁해서 개별 홍보 및 체험 장소도 대여해드리고, 시뮬레이터 회사들도 많이 불렀었습니다.

https://afbase.com/ac2_sim/346858



7회 대회부터는 다른 분께 바톤을 넘기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어요. 원래 제 일이 아니다 보니 주위에서 눈치를 많이 줘서 그만 둘 수 밖에 없었죠. T_T

그래도 13회까지 계속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젠 대회가 없어져 버렸죠. 플심 동호회 인원들이 너무 줄었어요. 예전엔 게임으로 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젠 플심은 게임성이 거의 없어져서 매니아들만 남았네요.

오랜 만에 예전 기억 떠올리니 아련합니다. 그때 참 재밌었는데.... 이젠 자기 만족으로 비행하네요. 부산에서 같이 비행하던 area bravo 분들도 이젠 비행 안하고 친목모임으로만 남았어요. ㅋㅋㅋ

finalsky Exp 73,593
100%

구름이 아빠입니다.

구름이 아빠입니다.

댓글 10 / 1 페이지

니파님의 댓글

작성자 니파 (116.♡.6.107)
작성일 06.27 15:30
Falcon 4였나 여튼 그걸로 시작했는데, 급유기 격추시키는게 꿀잼이였습니다. 급유 한번도 성공해본적이 없었거든요... 초딩에게는 넘나 어려웠...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finalsky (223.♡.246.102)
작성일 06.27 15:31
@니파님에게 답글 초딩은 쉽지 않았죠. 그때 동호회에 초6이 들어왔었는데 아직도 연락하며 지냅니다. ㅋㅋ

오이싫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오이싫어 (211.♡.66.29)
작성일 06.27 15:33
저도 딱 저때 당시에 플심에 빠졌었어요.
그러면서 팬사이트 운영했었는데 회원수 수천명 넘어가고 같이 재미있게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젠 추억이 되었던 회원님들 잘 지내고 계시겠죠.

대회나 행사들도 참석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멀어서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1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finalsky (223.♡.246.102)
작성일 06.27 15:35
@오이싫어님에게 답글 플심하는 인원들 엄청날 때였습니다. 팰콘4.0의 파워였다고 생각해요.

대회오셨으면 재미난 추억 많았을텐데 아쉽네요. 전 부산에 살았는데 그때 집사람까지 데리고 대회가고 했었죠.(결혼전인데..ㅋㅋ)
1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푸딩구님의 댓글

작성자 푸딩구 (175.♡.165.11)
작성일 06.27 15:39
플심은 어려워서 에컴이나 돌리고 있습니다 ㅠㅠ
1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finalsky (223.♡.246.102)
작성일 06.27 15:43
@푸딩구님에게 답글 에이스컴뱃은 사놓긴 했었는데 한번도 안해봤어요. 왜 샀는지 몰라요. ㅋㅋㅋ

사과씨님의 댓글

작성자 사과씨 (47.♡.8.76)
작성일 06.27 15:42
성남 비행장 에어쇼때 플심이랑 팔콘 코너 기억납니다.  브라질 공군참모 총장이 플심으로 747 이륙 착륙 해보던 모습도 기억나구요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finalsky (223.♡.246.102)
작성일 06.27 15:44
@사과씨님에게 답글 에어쇼 때는 평일 날은 체험장으로 운영했었죠. 외국인들도 많이 왔었는데... 영어가 딸려서.

1회 대회때 설치했던 스크린이 어마어마 한 거였었는데.. 200인치던가 곡면 반사 스크린이라서 중앙에서 보면 엄청 밝고 잘 보였죠. 스크린만 2000만원 이었어요.

dupari님의 댓글

작성자 dupari (210.♡.67.100)
작성일 06.27 15:47
이야... 이거 계속 했으면 잼있었을거 같습니다.. 스타보다 더...
고인물들이 많기도 하고... ㅎㅎ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finalsky (223.♡.246.102)
작성일 06.27 15:50
@dupari님에게 답글 제작년인가 DCS라는 플심으로 하는 세계 대회에서 공중전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1등 했었어요. 역시 한국인은 게임!
글쓰기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