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와 부모님 사이 감정이 저랑 비슷해서 눈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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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나이 40대 중반 어머니 60대 후반, 아버지 70대 초반...
아주 극도로 강했던 어머니의 교육열로 초등학생때 부터 고등학생 졸업 시절 까지 집안은 살얼음을 걷는 분위기로만 회상됩니다. 아버지는 항상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셨습니다. 저나 형이 어머니로 부터 호되게 혼나고 체벌이 있으면 따로 항상 토닥 토닥해 주셨거든요. 가장으로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셨고 지금도 그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차남이고 형이 있는데 형이 또 공부를 잘 해서 기대가 크기도 했죠. 초등학생때 부터 체벌, 밤 늦게 까지 강제 공부 등등 아무튼 공부에 진절머리 날 정도의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저는 공부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형은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았더랬습니다. 흔히 말하는 SKY에 정도의 성적이었으나 어머니가 원하지 않는 전공 (천문학 전공)으로 면접도 참석을 막고 결국 그렇게 어머니의 교육열은 식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형과 2년 차이나는 저는 고등학교 즈음엔 공부 지옥에 해방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어머니와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항상 눈치 봐야했고 두려움도 있었고 그랬습니다.
어머니도 배우지 못한것이 한이 되어 그랬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에 집에서 체벌 없이 자라지 않은 사람 있냐? 그렇게 정당화 했었는데 막상 주위에 지인에게 물어 보면 안그랬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아파트 옆동에 살았던 고등학교 절친의 집을 아주 자주 방문했었는데 방학때는 먹고 자고…
그 친구의 부모님은 자녀를 정말 사랑으로 대해주었고 공부해라는 말을 들어 본 역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또 공부를 잘했어요 (행시 합격).. 아무튼 그렇게 저희집 분위기와 절친집 분위기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는 교회를 다니는 집이었는데 그 사랑의 힘은 교회를 다니는 믿음이 아닐까 그때 18살때 생각하며 같이 교회를 가기 시작했지요. 교회를 가니 또 부모님의 비수와 같은 반대도 있었고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ㅎㅎ (30대 접어 들면서 교회는 끊었습니다. ㅋㅋ)
결혼을 하고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자녀를 키우다 보니.. 정말 저 어릴때 처럼 자녀를 공부 지옥에 그렇게 까지 내몰아야 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저의 어린 시절에 억울함 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글로 쓰기에는 너무 긴 사연의) 사건이 생기고, 어머니와 타투면서 어린 시절 공부 지옥, 체벌, 사랑 받지 못함 등등에 대해 서러움을 아주 강하게 토로 했었습니다.
결혼해서 아내의 처가집을 비춰 보니 아내는 장모님과의 관계는 돈독한데 또 장인 어른과는 저와 어머니의 관계 처럼 무척 날카롭다는 걸 결혼하고 1년 이내에 알게 되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그 시절을 보냈나 싶기도 했었습니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글로 전달하려니 세세하게 단편 소설을 써야할 것 같아 지금을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도 효리씨와 어머니가 방송에서 나와서 느끼는 감정선들이 참 그러합니다..
어머니께서 작년 부터 저와 해외 여행을 가고 싶으신지 계속 부모님이 돈을 다 내겠다 같이 가자해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안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저는 빠지고 저희 부모님, 아내, 아들, 장모님이 다 같이 해외로 가셨죠.
그리고는 더 이상 이야기 안할줄 알았는데 년 초에 또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큰 마음 먹고 그래 가보자 했습니다. 어머니는 가이드 여행으로만 계속 가셨는데 제가 안내하는 여행 저와 그렇게 같이 가고 싶은가 봅니다.
7월 말 2주 동안 호주로 떠납니다. 뭐 효리씨 여행 처럼 격정적인 장면이야 있겠냐 만은 그래도 이래 저래 이야기도 해봐야 겠습니다. 호주는 저에게 특별한 나라입니다. 20대에 워킹홀리데이를 떠날때 그것 마저도 어머니에게 눈치 보며 허락 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일해서 번 돈으로 갔던 경험의 시간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하루 벌어 하루 먹으면서 호주 시드니에서 나름 꿈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어머니도 뭔가 호주 갈때 금전적인 도움을 주고 싶으셨겠지만 가정 형편이 그러지 못했으니 말못할 마음도 있겠지요.
부모님과 처음 해외로 가는 여행지가 호주라니 어의 없기도 하고, 가게 되면 뭔가 대화 거리가 생길거도 같고 그래서 그런 대화를 통해서 1%라도 관계 개선이 되면 좋겠다 싶습니다.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아기고양이님의 댓글
미케닉디자이너님의 댓글
그래도 어머님께서 먼저 관계개선의 시도를 하고있다는 것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 동시대에도 자녀를 양육함에 사랑으로 대하는 부모도 있지만 아닌 부모도 있듯이 말이죠.
비율이 시대 상황을 반영해서 좀 영향이 있을까요…
무튼 잘 다녀 오겠습니다. 😀
미케닉디자이너님의 댓글의 댓글
어찌보면 앞으로도 어머님의 입장은 바뀌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이 자식의 의견은 존중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깐요.
제가 감히 한마디 드리자면,
좀 더 마음이 단단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바꿀 수 없는 무엇에 에너지 소비 하시지 말고, 우리 가족 우리 아이에 집중하고 사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작은 행복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ㅎㅎ
RanomA님의 댓글
국수나냉면님의 댓글
경우는.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자녀의 애정은 평생을 가죠. 그게 사랑의 갈증이든 존재의 이유든.
다행히 내 길을 잘 가고 있다면 상처는 아문 것이고 상처로 인해 흉해진 마음과 기억은 그대로 둔다고 생각하면 훨씬 가벼울 거예요. 잘 사시잖아요. 좋은 여행을 만들어주세요. 다만 쿨하게.!! 부럽네요. 많이도 헤아려주는 참 좋은 아들인 건 분명합니다.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마을이님의 댓글
아이에게 내가 못 다한 꿈을 이루겠단 부모는 넘쳤으니까요.
나름 부모의 역할을 배우는 지금 세대에도 흔히 보이는데
그저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던 그 시절은 더했었죠. -_-;;
아이에게서 본인의 꿈을 이루려는 욕심이 있는 건데
그건 무지의 결과이지 악의의 결과는 아니라고 봅니다.
하나 더 이야기 드리자면
그걸 지금 알았다고 사과를 하고 관계가 나아지길 바란다면
그것 또한 거의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겁니다.
과거에는 언제나 가시 세운 고슴도치처럼 찌르고 찔렸다면
이젠 좀 배웠으니 자식에게 가시를 세우진 않을 뿐
그 가시가 없어지지는 않는 게 사람이니까요.
그저 서로에게 아픈 부분을 더 이상 헤집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남은 세월 조심스럽지만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신 겁니다. 😅
사람 사는 건 참 어렵습니다.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여전히 찌르고 찌르네요.
찔린 티를 안 내려고 해도 찔리지 않은 건 아니니
여전히 따끔하고 아프고 그러면서 살고 있습니다. (^_^)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노말피플님의 댓글의 댓글
뭔가 저의 상황과 중첩 될 것 같았거든요.
잘 다녀 올게요. 감사합니다.
안시기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