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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아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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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7.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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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올해 71세이십니다.
요즘엔 딸 가진 아빠면 대부분 딸바보지만 울아빠 세대에선 딸바보는 희귀종이었죠.
아기 때 못생긴 딸이 창피해서 고모라고 하고 숨은 울엄마
아빠는 집에 와서 절 의자에 앉혀 놓고 이리저리 보면서 '이렇게 예쁜데 왜 못생겼다고 하지?' 하셨구요.
아이 때 해수욕장에 놀러 가면 저어기 먼 바다에서 혼자 노는 울엄마
아빠는 딸래미들 수영복 입히고, 양산 씌워서 모래 찜질해주고, 간식 먹이고, 씻기고 하셨구요.
소녀일 때 공부하면 빵, 과일 등등의 간식을 손수 챙겨서 가져다 주셨고
안개꽃 좋아하는 딸래미 스무살이 될 때 까지 매년 생일에 안개꽃 한 다발 선물해 주셨고
결혼식 날 신부 입장 때부터 벌건 눈으로 들어가시더니 내내 눈물을 훔치셨고
귀농하신 부모님이 얼마 전 상경하실 때 대파 필요하다 했더니
대파를 다 손질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가져다 주시고
며칠 전 밥 먹으면서 엄마랑 통화하는데 아빠가 딸래미 밥 먹게 얼른 전화 끊으라고 닦달 하신다고
자매들 중 제일 무뚝뚝한 딸인데
엄마가 셋 중 누가 제일 마음이 가냐고 물으면 아빠는 첫아이인 제가 제일이라고 하신다고
이렇게 아빠 사랑 넘치게 받아서 그런지
손 많이 간다고 궁시렁 대면서도 챙겨주는 남편을 만나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kita님의 댓글
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