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이라는 의미, 그리고 광주,전라도의 투표의 의미.
별명읍슴

Lv.1 별명읍슴 (118.♡.6.6)

2024년 4월 6일 PM 04:18 · 수정됨(19:27)

조회 1,113 공감 0

사실 전부터 적고 싶었던 그 주제가 있었습니다.

그 전에 가벼운 이야기를 하나 하고자 합니다.


저는 군 시절에 인사계 행정병이었어요.

신병들을 받아서, 분류하고 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시절 신병들이 부대 배치를 받으면 높은 확률로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뜬금없는 전화를 받는 일입니다. "나. OO사단 OOO대령인데, OOO대대 연대장인데, OOOO 주임원사인데..."

신병들 5을 받으면 1명 정도에 대해서는 그런 전화를 받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그렇게 소위 '빽'이 많은 부대였을까요? 아니요. 그저 작은 평범한 전방 부대였습니다.


그렇다보니, '빽'에도 등급이 나뉘어집니다. 직위가 중요하지 않아요.

얼마나 더 신경을 써주느냐가 중요합니다. 얼마나 오래 통화를 끌고, 얼마나 더 간절히 부탁하느냐..

"OOO 어제 거기로 배치되었지? 어 왔어? 어 그래 잘 해주고..

이제 너희 인사과장(당시 중위~대위) 바꿔라 혹은 대대장 돌려봐."

제일 하급은 일개 사병인 저한테 전화하고 잘 부탁해 하고 끊는 사람입니다. (사병이 무슨 의미라고)


이건 너무 흔한 일이라, '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부탁을 한 사람은 심각하게 부탁한 것일텐데)

진짜 '빽'은 그 사병에게 뭔가 일이 발생했을 때 나타납니다.

제 경험담으로는 신규 부임한 주임원사가 당번병이 너무 무난해서, 

새롭게 전입한 소위 '빽' 빵빵한 신병으로 교체하고, 당번병을 전투부대로 보내버렸어요.

알고봤더니 그 당번병의 빽은 삼촌이 기무대대장이라서, 부대로 바로 찾아왔고,

그 주임원사가 내무실에 와서는 "아니..삼촌이 기무대대장이면 말을 해야지.." 하면서 한숨을 쉬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인사계로서 본 한국 사회의 '빽'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일단 똥별, 원스타 한명의 삶을 봅시다.

일단 그 원스타의 초등학교/중학교 친구들, 동창들 수백명은 그 원스타를 빽으로 삼습니다.

그 원스타가 살고 있는 집 동네 주민들 수백명 역시, 그 원스타를 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원스타의 아들/딸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원스타의 친척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즉, 한 명원 사람은 알고보면 최소 수백명이 자기 아들들을 군대 보낼 때 빽으로 생각하고 보냅니다.

이게 한 다리 건너서 아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진짜 상당히 높은 수준의 '빽'입니다.

두 다리 건너서 오는 사람이 실제로는 훨씬 많고, 셀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빽', 소위 인맥이라는 의미가 가진 숫자입니다.

최소 한 명이 수백명을 지인으로, 인맥으로 두고 있습니다. 


(*제가 군대 있을 때 제 빽은 이미 인사계 배치받아 일하는 상태에서 저를 찾아와서는 저?를 찾더군요.

어처구니가 없는데, 웃기는건 이름을 기억을 못해서 결국 포기하고 돌아서더군요..

저걸 빽이라고..하아..했지만, 그렇게 건너건너 아는 사람을 기어이 찾아낸 아버지 마음만 받았습니다. ^^)


갑자기 분위기를 좀 전환해봅니다.

아래는 제 5대 대통령 선거 지지율입니다.

보시다시피 전남은 박정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중엔 바뀝니다만)

즉, 지지 정당이 바뀌거나 바뀔 수도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1994130950_ndJaVFG0_e3463edca81530cea24bce1f95000065e74cf24e.png


1980년 5월 18일이 광주 민주화 항쟁일 입니다.

이 피해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독재정부가 공식 인정된 직접 사망자 166명 (시민만), 후유증 사망자 376명,

실종자는 65명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실종 신고된 사람의 수는 400명이 넘습니다.)

심지어는 일가족이 죽었거나, 무연고자 등으로 신고되지 않은 사람들의 수도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속 및 고문 피해자는 1589명이구요, 부상자는 3139명이라고 합니다.

그냥 단순하게 잡아도 만명 정도는 피해자이고, 직간접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피해자는 수만명이 이를겁니다.

당시 광주 시민의 숫자는 80만명 가량입니다.

즉 최소 80명 중 한명 혹은 최대 30~40명 중 한 명은 피해자 였다는 이야기 입니다.


위에 언급한 '빽'의 기준을 생각해보시면,

광주민주화항쟁으로 희생된 수만명의 인맥, 지인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저 광주 시민 80만, 전남도 378만명  (1980년 기준).

광주에서 나고 자라서 생활한 수 만명과 엮여있는 인원이 얼마나 될까요?

과연 그게 잊혀질 기억일까요?

정확치는 않지만 그런 통계를 들은 적 있습니다. 

광주 가족 중 4가구 중 한 가구는 희생자 가족(일가 친척 중 피해자가 있는 경우) 이라고요.


1980년 오래되어보이지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생 여전히 사회에서 뛰고 있는 현역들이구요.

국민을 지켜야할 군대가 눈앞에서 총을 쏴대며 시민들을 죽인 광경의 트라우마는,

전쟁의 트라우마보다 못할까요?

최소 1980년대 +/-10년의 세대는 그 트라우마를 직,간접 겪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참고로 저는 부산에만 살았고, 광주는 가보지도 못했습니다만,

소위 뉴스에서 앵커들이나 정치 평론가들이 광주, 전남 이야기를 하면서

저기는 투표 열기나, 민주당 편중이 되는 부분을 뭔가 이상한 일처럼 이야기할 때는 피가 솟는 느낌이 납니다.

일반인들은 모를 수 있습니다. 언론인들 정치 평론가는 저런 상황을 모를 수가 없습니다.


그거 장난질 치는 겁니다. 그러면서 대구와 빚대죠?

대구에 민주당이 총질한 적 없어요.

둘은 동급이 아닙니다. 프레임을 그렇게 짜면 인간의 도리를 버리는 겁니다.

그걸 그렇게 비교하면, 언론이고, 방송이 아닙니다. 짐승들이지요.

사람은 사람의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공감력을 가져야 하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이 아닌 이들이 있고, 그들에게는 철저한 응징만이 그들이 진실을 깨닫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얌전히 대응해줘서는 안되는 이들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걸 미처 생각치 못하는 일반인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에는 이야기를 해줘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오해가 없고, 그래야 공감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래야 광주와 대구를 상응하는 개념으로 생각치 않습니다.

댓글 (15)

  • ㄷㄷㄷ

    ㄷㄷㄷ Lv.1

    24.04.06 · 125.♡.23.70

    다모앙은 사랑입니다. ㄷㄷㄷ
  • 박스엔

    박스엔 Lv.1

    24.04.06 · 180.♡.121.8

    당장 저랑 같이 일하던 분이 5.18 때 부모님이 시키셔서 집 안에서 솜이불 덮어쓰고 숨어 있었습니다.
    말씀처럼 광주에선 엄연한 현실이고 기억입니다.
  • 별명읍슴

    별명읍슴 Lv.1 작성자

    24.04.06 · 118.♡.6.6

    전남, 광주는 민주당 편중이 되는게 당연하거, 그게 아닌게 이상한 건데,
    우리나라 언론매체들이 그걸 남의 일 이야기하듯, 광주민주화항쟁이 없던 일인듯 이야기하는 곳은..그냥 자격이 없는 것으로 보이더라구요

    지금 이스라엘의 저 전쟁에서,
    60년 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스라엘을 자기들 지도층으로 인정하겠냐 투표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말이죠
  • 사열대키맨

    사열대키맨 Lv.1

    24.04.06 · 221.♡.175.83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Vollago
  • P

    paperold Lv.1

    24.04.06 · 39.♡.121.81

    5.18희생자와 가족, 관계자에 공감하고, 그리고 ‘별명읍슴’님의 생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 시슴

    시슴 Lv.1

    24.04.06 · 61.♡.143.245

    경상도와 전라도의 투표성향을 두고 양비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쁘거나 무식한겁니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무식도 죄입니다.
  • L

    loveMom Lv.1

    24.04.06 · 2001:2d8:f122:bbc8::5d2:c875

    광주 민주화 항쟁 이야기 접하면
    여순 10.19사건으로 어린 나이에 부모, 형제 다 잃고 한 순간에 고아가 되버려 글도 못 배우고, 학교도 못 가보고 평생 고생만 하시다 하늘가신 울 어머니 생각나 치가 떨리죠.
  • 별명읍슴

    별명읍슴 Lv.1 → loveMom 작성자

    24.04.06 · 118.♡.6.6

    나라가 광복을 맞고, 전쟁을 겪은지 불과 백년이 되지않은 나라인데,
    그 생존자들이 존재함에도 역사를 잊는 이들, 아니 못본채하는 이들로 인해 너무 짧은 시간에 아픔이 많은 나라이고, 그 국민들입니다.
    그저 위안의 말씀밖에 못 드리겠네요
  • L

    loveMom Lv.1 → 별명읍슴

    24.04.06 · 2001:2d8:f122:bbc8::5d2:c875

    제주 4.3 사건, 여순 10.19 사건, 518 광주 민주화 항쟁 피해자 유가족들이 뼛속깊은 아픔을 갖고 아직도 살아가는데, 왜곡하고 부정하는 사람들 보면 "사람 맞나? 공감할 줄 모르는 게 사람인가?" 싶어 상종도 안해요.
  • 번쩍번쩍아콘

    번쩍번쩍아콘 Lv.1

    24.04.06 · 111.♡.54.155

    얼마전 봤던 영화 1980과 1987이 떠오르면서,
    문득 4.3의 제주가 생각납니다.

    [https://s3.damoang.net/data/editor/2404/comment_1873491611_GdgyCfBe_25859bef150489481757e752ee3d85cac63e495b.jpg]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