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계란 (125.♡.225.181)
2024년 7월 7일 PM 11:55 · 수정됨(07. 08. 10:00)
뭐 서로 마흔 넘어서 결혼하기도 했고.. 워낙 서로 경제적으로 준비 안한 상태에서 결혼해서… 결혼하고 나서 아이 가지려는 시도시늉은 해 봤지만 딱히 절실하지는 않았네요.
뭐 주위의 시선… 이 좀 부담되긴 했습니다.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가 있고… 이런게 자연스러운건지 처음 만나서 인사를 하다 보면 이 지점에서 대화가 잠시 끊기는 것도 있고요…
제 경우 본가에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죠. 어쩌다 보니 사촌까지 포함해서 손이 끊겼더군요. 저야 처음부터 막내라고 자라서 결혼이나 자식에 대한 부담을 평생 안갖고 살았는데.. 손위에서 자식이 끊기니 이게 결국 무슨 마지막 희망도 아니고 저에게 모든 집안의 관심이 집중되었죠.
그런데 제가 좀 집에서 관심밖 막내로 자라서 그런가… 예전부터 자식 가질 생각 자체가 크게 없었습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집에서 성인 대접을 못받으니.. 이게 언젠가부터 그런 대접은 나까지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사실 결혼도 안한다고 버티다가.. 제가 마지막 조건이라고 건 게 결혼하고 나선, 저에게 비난할게 있으면 딱 저 있는데서만 하라고 그렇게 당부했는데… 뭐 몇십년동안 익숙한 버릇인지… 제 옆에 와이프가 있건 말건 그냥 말이 막 꽂히더라고요. 그거 확인하고 나서.. 그 전까지 표면적으로라도 아이 가질 시도를 했는데, 그 선에서 딱 멈췄습니다.
뭐 별 말 다 들었죠… 그냥 집안에선 대놓고 공식적으로 고자라고 선언할 정도였고 (아이가 없으니 틀린 말은 아니련가요) ... 뭐 어릴 적부터 책으로만 접해온 관련한 스토리들... 모두 현실로 겪었습니다.
그래도 나쁜것만 있는건 아니더군요.
일단 둘 다 경제생활을 소소하게라도 하는데.. 아이가 없으니 확실히 여유롭긴 합니다. 아마 지금 아이가 처음부터 생겼다면 이제 유치원 본격적으로 갈 나이일텐데.. 제가 학원에서 일한 경험으로 봤을 때 지금부터 들어가는 돈이 장난 아닙니다. 이게 고스란히 두 사람의 생활비로 빠지니 그만큼 여유롭습니다.
일에 묶일 이유도 없습니다. 이번에 퇴사를 결정했는데, 처음에 제가 그랬던것처럼 와이프가 혼자 벌면서 제가 다음 스텝을 준비할 시간을 만들어주기로 했거든요. 만약 아이가 있었다면… 글쎄요.. 뭘 더 생각해볼수 있었을까요… 제 깜냥에 여기서 야간배달을 뛰어볼까... 정도가 선택할 수 있는 최대치였지 싶습니다.
물론 아이가 있었다면 또다른 행복이 있었겠죠. 와이프도 아이를 정말 좋아해서 밖에서 보면 매시간 아이와 떨어지질 않습니다. 저역시 학원에서 일하며 매일 지겨워하면서도 예뻐서 잘해주거든요.
하지만 나이가 이제.. 가지지 못한거에 대해 아쉬워할 시기도 아니고.. 그냥 그러려니… 현재 상황에 충실하며 행복을 찾기로 했습니다.
결론은.. 그냥 그렇다고요..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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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프로귀찮러
24.07.08 · 218.♡.172.173
지금같이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같이 할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인거 같아요. 대를 잇는 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이 살아야 하니 내가 행복한게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화이팅입니다. -
구구운계란
→ 프로귀찮러 작성자
24.07.08 · 125.♡.225.181
몇년간 결혼생활을 생각해보니, 항상 현재 상황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과정이었던거 같아요. 아마 혼자 살았어도 그랬을거고 아이가 생겼다 해도 그랬을거 같습니다. -
타타오름달열여드레
24.07.08 · 61.♡.58.215
아이는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가지길 잘했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냥 뿌듯해요. 저도 가지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이게 아이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은 완전히 다른 노선이라 서로 공감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설득이 안되죠. 겪어보기전까지는요. -
구구운계란
→ 타오름달열여드레 작성자
24.07.08 · 125.♡.225.181
저도 직업적으로 아이들을 매일 접하면서 보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은 참 기쁠것 같습니다. -
꼬꼬꼬마영감
24.07.08 · 211.♡.181.223
구운계란님의 삶을 존중합니다.
행복하세요. -
구구운계란
→ 꼬꼬마영감 작성자
24.07.08 · 125.♡.225.181
굳이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더이상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게 낫겠더라고요. -
쬐쬐깐이
24.07.08 · 220.♡.84.74
아이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다른 삶이 펼쳐진다고 생각해요.
두 길이 겹쳐질 수 없는 길이라 아쉬움은 남겠지만 그건 어떤 삶이든 남는 아쉬움겠죠. -
구구운계란
→ 쬐깐이 작성자
24.07.08 · 125.♡.225.181
신기한게 나이가 마흔 중반을 넘으니.. 이제 굳이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해 아쉬움이 들지 않습니다. 다만 나중에 걱정은 되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려고요. -
Mmeteoros
24.07.08 · 217.♡.19.226
저도 없는데... 맞벌이 때문에 바쁘게 시간을 보냈지만....
나중에 후회 많이 되더군요. 지금 찝찝한 마음이 있다면 아이를 가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질 수 있는 제일 큰 호사라고 생각합니다. -
구구운계란
→ meteoros 작성자
24.07.08 · 125.♡.225.181
아.. 이미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남은건 입양이나 제가 밖에서 만들어오는것밖에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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