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 (223.♡.78.33)
2024년 7월 9일 PM 05:04 · 수정됨(19:35)
// 다모앙 평점 - 피에타(2012, 영화)
https://damoang.net/angtt/4414
김기덕의 영화는 보는 내내 불편합니다.
상업 영화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혹은 되도록 피해가려고 하는 부분들을
김기덕은 영화에서 그대로 영상화를 해버립니다.
이것을 예술의 표현이라고 평할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관객에 대해서는 배려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눈 높이, 자신의 생각을 관객도 같이 바라보라'는 듯이 느껴집니다.
이게 불편합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 불편하니, 그의 얘기가 불편하고, 그의 영상이 불편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보기도 합니다.
'기성 영화인들이 이 불편함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
김기덕 감독은 과감하고 솔직하게 그 불편함을 드러냈기에 가치있는 작품이다?'.
저는 그렇게 읽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불편한 영화,
불편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김기덕의 세계'입니다.
영화 외적으로도 그의 불편한 행적, 그의 초라한 말로를 뒤로 하고도 그렇습니다.
예전에 김기덕 감독이 이나영 주연의 영화를 촬영하다가
촬영 중에 이나영의 숨이 끊겨 버리는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급하게 조치를 취해서 겨우 다시 살려 냈기에 망정이지,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예술 혼, 정말 사람의 목숨이 끊기는 그 절명의 순간을 실감나게 찍고 싶었을까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그래서 나쁜 남자는.. 하.. 말을 줄입니다.
이나영 주연의 영화를 얼마 전에 봤습니다.
저로서는 그 영화에서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인지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습니다.
멀쩡한 정신으로 나오는 인물들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거칠고, 날카롭고, 신경질적이고.
우리 세상은
김기덕 감독이 보는 것처럼 '그렇게 어둡고 비애만 가득한 세상'은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즐겁기만 한 세상도 아니죠.
음과 양, 기쁨과 슬픔, 행복와 좌절.. 모두 공존합니다.
김기덕 영화를 보며 무언가 대단한 걸 얻으리라는 기대는 별로 없습니다.
그의 영상이, 그의 세상에 대한 탐구가 그렇게 가치가 있는 것일까?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그렇게 입증되는 것일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편한 것을 즐겨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김기덕의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차라리 사회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에 더 흥미가 생기고 찾아 볼 수는 있겠지만,
'김기덕 감독의 그 불편한 시선'은 별로 권하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별점은 반 개입니다.
끝.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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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구마맛감자
24.07.09 · 124.♡.8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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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ECK
24.07.09 · 210.♡.183.1
저는 그물을 재밌게 봤습니다 -
한한난나
24.07.09 · 39.♡.24.41
이거 극장에서 봤는데 내내 기분만 나빴던 생각이 나네요. -
EEnlightened
24.07.09 · 222.♡.92.224
우리가 무언가 보기에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거기에는 많은 경우 세상이 감추고 싶어하고 드러내기를 꺼려 하는 삶의 다른 모습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왜 굳이 그걸 건드려야 하는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우리더러 저건 감추는게 좋다고 말하는 것들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 들고 싶어할 수도 있겠지요. 그 추악함 더러움 위선 악. 저는 한국영화사에서 내가 또는 세상이 타부(금기)라고 말하고 지정한 것들에 대해서 가장 끈질기고 집요하게 관찰하고 싶어했던 감독이 김기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영화적 시선이 내재한 폭력성, 특히 약자와 여성을 향해서 가해지는 폭력들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가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기, 한국 영화의 지평을 개척하며 기존의 영화 문법이나 관성을 전혀 따르지 않은 아주 보기 드문 날 것 그대로의 작가였다고 생각합니다.
지젝이라는 사람의 생각을 빌려 표현하면, 김기덕의 영화를 보고 느끼는 불쾌함과 저항감에서 우리는 그 타부의 이데올로기가 내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지요. -
Mmtrz
24.07.09 · 172.♡.95.42
제 깜냥으로는
그의 작품에서는
그 불편함이 작가주의에서 기인한 것인지
정신 상태에서 기인한 것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해를 못하는 걸 넘어서 싫어합니다. -
모모로코
24.07.09 · 211.♡.65.252
김기덕 감독에 대해서 호도 불호도 딱히 없는...달리 말해 크게 관심 없는 입장이지만(본 영화도 아마 2-3개 정도?), 본문의 내용은 그냥 그 사람 영화는(그리고 그 사람은..) 내 취향이 아니야...라는 얘길 그저 길게 쓴 느낌이네요...물론 서로서로 각자의 취향과 시선을 존중해주는 한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시선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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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이 진행 될 수록
거칠디 거친 그리고 날 것을 넘어 비린내가 나는
신경에 직결하는 듯한 원초적인 불편한 자극을 주는 영화들인데
뭐랄까...
유명해진뒤엔 평론가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꿈보다 해몽이 많은 것 같은 느낌도 받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