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o (175.♡.48.37)
2024년 7월 12일 AM 01:01 · 수정됨(16:59)
저희 할아버지 자랑을 해보려 합니다.. 정확히는 외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 집에는 '국가유공자의 집' 이라는 팻말? 같은게 걸려 있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신 외숙께서 월남전 참전하셔서 돌아오시지 못했다는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할아버지는 시골에 사는 그냥 평범한 할아버지 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긴 한데, 어렸을 때 저는 고기 없으면 밥을 안먹어서, 시골 내려 갈 때 마다 닭잡고 토끼 잡아 주시던 할아버지…
털 뽑아서 토치로 털 그슬리는 모습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시골에 내려 갈 때마다 할아버지 방에 있던 은단을 제가 다 먹고 올라온 기억이 있는데요…
남들은 싫어하는 은단을 저는 그렇게 맛있게 먹었었습니다…
은단이 있던 할아버지 방에는 할아버지의 책들이 있었는데.. 한자, 한글, 일본어가 같이 적혀있는 옥편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던 옥편은 한자, 한글만 있는데 할아버지 옥편은 일본어 까지 있더군요...
제가 고등학교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다음 해에 할아버지께서 독립유공자가 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께서는 자식들에게 범죄자의 자식이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살아생전 교도소에 다녀왔다는걸 숨기셨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군부 독제시절을 다 겪으신 할아버지는 김대중 대통령시절에도 말씀을 안하시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때 한글을 가르치다가 감옥생활을 하셨다고 동네 다른 어르신께 소식을 접한 외숙께서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보훈청에 신청을 했는데. 계속 반려됬다고 합니다. 독립유공자가 될려면 직접 증거를 찾아서 제출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외숙의 몇 년의 노력 끝에 결국 할아버지는 건국포장을 받으셨고.. 그때는 이미 돌아가시고 1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살아계셨을때 소식을 들려 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못듣고 가셨네요….
그렇게 한글을 가르치시다 옥살이를 하셨던 할아버지를.. 저는 애국계몽운동가셨나?? 조선어학회랑 관련이 있으신가?? 이런 생각만 하다가… 할아버지 묘비를 보고…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ㅎㅎ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는 수훈 받기 전이라서 현충원에 모시지 못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현충원으로 함께 모시게 되었습니다…
돌아가시고 10년이 넘어서 현충원에 모시고, 묘비에서 외숙께서 알려주지 않은 부분을 알게 되었을때 저는 한참을 웃었습니다. ㅎㅎ 애국계몽운동이고 실력양성운동이고.. 그런거 상관없이… 할아버지께서는 그냥 일본놈이 싫었고. 한글을 지키려고 하신 평범한 사람중 한명이었을 뿐이구나…. 할아버지 그 때 나이 22~24살이었더군요…
그냥 오밤중에 갑자기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

댓글 (49)
- Y
yoon033
24.07.12 · 115.♡.210.217
참 과묵하셨군요. 도리어 더 존경심이 듭니다. 가족을 지키고싶은 마음에 고독하지는 않았을까싶네요. 국화 한 송이 마음으로 올립니다. -
노노트발리
→ yoon033 작성자
24.07.12 · 175.♡.48.37
감사합니다. ^^
어머니 모시고 대전 한번 들려야 겠네요.. ^^
간김에 성심당도... - S
sdfsdfsdf
24.07.12 · 112.♡.119.26
할아버님의 터프함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
노노트발리
→ sdfsdfsdf 작성자
24.07.12 · 175.♡.48.37
감사합니다.. ^^
터프함 너무 멋있는거 같아요.... ㅋㅋ -
해해방두텁바위
24.07.12 · 121.♡.162.90
할아버님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
노노트발리
→ 해방두텁바위 작성자
24.07.12 · 175.♡.48.37
감사합니다. ^^ -
노노트발리
작성자
24.07.12 · 175.♡.48.37
[https://s3.damoang.net/data/editor/2407/comment_2944282661_tzX2V0kZ_9f0f40dbae0e2cb46a7918f99cda9ab17c89e47c.webp]
문대통령님 직접 뵐 수 있는 기회였는데... 제가 이걸 행사 다음날 우체통에서 발견해서... ㅠㅠ
그냥 기념으로 집에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ㅋㅋ -
55호라
→ 노트발리
24.07.12 · 223.♡.29.36
정권 바뀌면 좀 우체통 챙기세요 ㅋㅋㅋ ㅜ ㅜ -
노노트발리
→ 5호라 작성자
24.07.12 · 175.♡.48.37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ㅠㅠ 저때 잠깐 동작구에 살았을때인데.. 현충원 옆에 살면 초대하나봐요.. -
55호라
24.07.12 · 223.♡.29.36
이런 숨어계신 분들이 계셔서 지금의 한국이 있는건데...
현실은 나베꼬 같은 인물들이 선출직 하면 호위호식하고 있네요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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