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 (106.♡.231.242)
2024년 7월 12일 AM 11:18 · 수정됨(09. 10. 09:46)
* 아래의 글은 그저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놓은 글로 경어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누구를 힐난하거나, 앙님을 대상으로 하는 글은 아닙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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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바둑은 끝났다.
그는 스스로 돌을 내려놓았다.
이제는 의미가 없어졌으니,
이제는 '바둑'이라는 '예술'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그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이세돌처럼
한 분야의 경지에 오른 이들에게,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예술'이라고 부르는 게 적당하다.
생활의 달인에서 출연했던 '달인'들을 보라.
수 십 년을 한 가지에 매진해서,
다른 이들은 도저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 이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건 그냥 돈벌이니까 그렇게 하는 거잖아'
그렇게 폄훼한다고 해서 그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딴지를 걸고 싶은 분들은
그 분처럼 돈을 받고 한 번 그 경지에 이르러보라.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 분야에서 다른 분들은 그 분 만큼 돈을 받지 못해서 그 경지에 이르르지 못한 것인가?
저런 '예술가'들 중에는
'하다 보니 부족하지만 그저 이 정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라고 겸손하게 답하는 이들이 있다.
'누구든지 이렇게 노력을 하고 꾸준하게 하다 보면 그저 이렇게 될 것입니다' 라고 답을 한다.
'일 더하기 일은 이 입니다.'처럼 쉽기 만한 말이지만, 절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그 만큼 온 정성을 쏟아서 꾸준하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랬으면 예술가, 달인이 주위의 넘쳐 나겠지.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세돌의 바둑,
이세돌의 예술은 끝났다.
그를 뛰어 넘는 바둑의 고수가 나타나서가 아니라,
'함께' 바둑을 두는, '함께' 예술을 하는 이가 아니라,
'기능에 능한, 기술에 능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AI'의 등장으로 인한 마침표였다.
'합을 맞춰가며 펼쳐가는 예술'이 아니라, '압도적인 실력자'가 나타나서 그냥 무대를 부셔버린 거다.
그래서, 걱정스럽다.
우리들은 이세돌 만큼 바둑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우리들은 생활의 달인 만큼 그 분야의 경지에 오르기 어렵다.
그냥 평범한, 어쩌면 조금 더 노력하고 있는 그저 일 인의 사람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런데, AI는 이세돌 혹은 생활의 달인의 세계에 발을 올려놓고 하나씩 밀어내고 있다.
이세돌과 생활의 달인들이 그 자리에서 밀려나 떨어지고 있다.
수 십 년을 온 정성을 다 쏟아서 만들어놓은 '예술'들이 망가지고 있다.
그들도 그러한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래서, 참 걱정스럽다.
어쩌면 이 AI가 판도라의 상자가 아닐까.
* 이 글을 소모임 '글쓴당'에 올린 글입니다.
// 소모임 '글쓴당'
https://damoang.net/writing
끝.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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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ugenestyle
24.07.12 · 203.♡.2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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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master
24.07.12 · 1.♡.134.156
ai 가 예술을 하지 못한다는건 편견이라 봅니다 -
EEugenestyle
→ kmaster
24.07.12 · 203.♡.218.34
아마 예술이란 '인간'의 영역에서 할수 있는 가장 한계까지의 '활동' 일겁니다...
작품으로서의 예술이라기 보다는요.. 조금 다른 뉘앙스겠죠 -
곽곽공
→ kmaster
24.07.12 · 121.♡.124.99
예술..의 정의 에 따라 다를듯 하기는 합니다..
AI 나 인간이나 기존의 것을 짜집기 하는거기는 하죠... - 흰
흰돌
→ kmaster
24.07.12 · 211.♡.49.29
ai가 내놓는 것들은 인간의 예술품과 유사한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ai가 의식을 가진다면 예술이 될 수 있겠지요. -
ㅡㅡIUㅡ
24.07.12 · 223.♡.86.197
근데 한편 이런생각이 들어요.
인간이 달리는것보다 더빠른 탈것들이 나와도
인간은 그것과 경주하는것을 오래전에 잠시 해보고는 이후부턴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잖아요.
AI가 두는 바둑은 그들의 바둑으로 제쳐놓고
인간대 인간의 바둑을 계속 해도 될거같은데 굳이 AI 의 바둑에 집착하는걸까요.
만약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최고봉인 바둑을 접수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무너져 자존심이 붕괴된거라면 생각을 잘못한거긴 하죠. -
PPicards
24.07.12 · 218.♡.6.125
ai에게 자의식이 싹트기 전까지는 예술도 그냥 빅데이터 딥러닝에 의한 짜깁기에 불과할겁니다. 진정한 의미의 창조는 일어나지 않을거라 봅니다.
한편으로는 바흐 이후 모든 음악은 바흐의 변주에 불과하다는 소리도 있으니 인간도 참된 의미의 예술을 하는가 싶기도 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현대음악도 어떤면에서는 예술, 아름다움의 추구와는 좀 거리가 있는거 같고 아무튼 그렇네요..ㅎㅎ -
곽곽공
→ Picards
24.07.12 · 121.♡.124.99
진정한 의미의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거라...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야죠...
(인과율을 깨는 걸수도 있고요..)
과학적으로는 빅뱅 이후 정도가 창조..와 비슷한데..
그것도 빅뱅 이전을 모르니. 창조 라고 단언할수 없을듯 합니다... -
PPicards
→ 곽공
24.07.12 · 218.♡.6.125
그것도 맞는 말씀이십니다.
생각해보니 ai의 딥러닝과 인간의 직관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불불확실성
24.07.12 · 211.♡.61.54
오히려 바둑계는 AI가 들어온 이후 자신의 기풍만 고집하며 기력이 정체되었던 노장들이
AI와의 트레이닝으로 기력이 점점 더 상승해 나름의 성과를 낼 정도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어린 훈련생들은 AI로 기력상승을 꾀하기도 하고
AI기풍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바둑 세계가 변화하기도 했습니다
AI로 바둑이 끝났다고 이야기 하는 분들이 많던데,
현실은 바둑인들의 훌륭한 트레이너가 된것이죠
대회에서 AI로 치팅한 '사람'이 적발되어 대회를 망친 사례가 있듯이
AI를 남용 및 악용하는 '사람'이 문제가 될 터이지
AI가 인간을 끝장내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더이상 글을 잘 쓰지 않더군요
그리고 조금만 글을 길게 쓰면 읽지 않고 세줄 요약이요 라는 댓글이 달리고(요즘은 심지어 AI요약기능도 있다죠)
무제한으로 넘길수 있는 페이지 기술이 나오면서 더이상 선택권은 인간에게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쇼츠로 들어가면 그저 무심하게 무한히 손가락으로 넘길뿐이죠
AI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질수 있는 이점은 분명 있을겁니다. 인간이 겪어 보지 못한 쉬지 않는 생각하는 개체거든요..
하지만 분명히 이로인한 문제점이 드러나도
한동안 진통이 있을겁니다. 그런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기 기술은 진보하고 우리의 삶은 나아지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