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상후권 (121.♡.243.99)
2024년 7월 12일 PM 11:42 · 수정됨(07. 13. 08:52)
(영상은 안보셔도 됩니다. 그냥 주제만 파악하셔도 충분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YxgXTm4uFc
요새 축구대회가 한창이어서 축구 영상들을 많이 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프랑스 축구 영상에는 항상 '순수 프랑스인' 운운하며 아프리카 계열 사람들을 따로 구분지어 분류하는 자들이 많이 보입니다. 작년 여자 월드컵 때도 프랑스 팀 경기 영상의 댓글에는 항상 '저건 프랑스가 아니라 아프리카 팀'이라는 댓글들이 나타나고, 거기에 동조하는 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번 유로 2024 영상에도 유럽 팀이 아니라 아프리카 팀, 흑인 팀이라고 멋대로 규정하는 자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러다 개인적으로 자주 보던 유튜브 채널에서까지 결국 이런 영상이 나오네요.
영상 내용은 범위를 조금 더 좁혀서 가까운 조상(부모나 조부모 등) 중 외국인이 있으면 순수 프랑스인이 아닌 걸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즈만이나 에르난데스 형제 등도 포함이 안되지요. 그런데 이런 식이면 진짜 순수 프랑스인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없다는 겁니다. 애초에 그 '순수 프랑스인'은 대체 언제부터 프랑스인일까요?
프랑스라 부를 수 있는 나라가 성립된 건 샤를 마뉴 이후 서프랑크 왕국이겠지만, 그 이전에는 로마 땅이었고, 로마 이전에는 켈트 족의 영역이었지요. 프랑스 왕국 성립 이후로도 주변 나라들과 얽히고 섥히며 영토가 수시로 변하고, 제국주의 역사로 인해 식민지 출신 사람들도 많이 흘러들어왔지요. 이렇게 여러 나라 사람들이 뒤섞이는 마당에 '순수 프랑스인'이라는 게 존재하기나 하나요?
한국 역사조차도 단일민족 신화에 갇혀서 그렇지, 역사적으로는 꾸준히 주변 나라와 접촉하고 교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도 뒤섞였지요. 이런 마당에 단일민족 신화조차 없는 프랑스에 난데없이 '순수 프랑스인' 운운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지를 넘어선 인종주의적이고 차별적인 발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는 문화가 퍼지는 건 한국사회에 큰 불행입니다. 안그래도 출신 지역을 따지고, 성별을 가르고, 인종을 구별지으려 들고, 국적을 따지고, 핏줄을 따지는 이런 못된 관습이 한국 사회의 고질병인데 말입니다.
구분지어 차별하는 버릇이 인류의 못된 버릇이라고는 하지만, 그 못된 버릇을 단순한 유흥거리고 여기고,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 저런 주제의 영상을 접하니 상당히 불쾌하더군요.
그러면서도 나 역시 저런 가벼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져 봅니다. 이슈 많고 끊임없이 바뀌는 세상에 나도 자칫하면 가볍고 못된 분위기에 편승하는 인간이 되지는 않을까 염려하면서요.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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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앤디웜홀
24.07.12 · 221.♡.60.77
그냥 저 유튜버는 안보게 되더군요. 너무 자극적입니다. -
__미련곰탱
24.07.12 · 118.♡.6.76
우습네요..
문맥상 순수 프랑스인이라는건 순혈이라는 의미 같은데 그렇게 주장하는 본인들은 혈통따라 올라가면 과연 순혈이 맞을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솔직히 순혈로만 팀 구성하면 프랑스가 강팀이 맞을까요..? -
패패왕상후권
→ _미련곰탱 작성자
24.07.13 · 121.♡.243.99
순혈이라는 것 자체가 그냥 환상이지요. -
설설중매
24.07.12 · 211.♡.2.238
원래 게임방송 BJ 였는데 축구 유튜브 하나봐요 ㅋ -
RRanomA
24.07.13 · 125.♡.92.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면 알수록 겸손해져야 하는 거 같습니다.
뭐 저도 아키텐의 엘레오노르와 헨리 2세, 그리고 카트린 드 메디치 전기 두 권만 보고서 하는 얘기입니다만... 정말 중세/근세 유럽 왕과 귀족들의 대립은 한동안 쉽게 이해가 안됐죠.
'뭐야? 왜 왕에게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냥 협정만 맺고 끝났어?'
'응? 잉글랜드의 왕이면서 프랑스 왕의 신하라고?'
'오... 스페인과 오스트리아가 같은 왕이 다스리던 때가 있었네? 근데 왜 지금 다른 나라지?'
'빅토리아 여왕이 잉글랜드 그 동네 왕이 되니까, 그 전 선조(조지1세부터)가 다스리던 독일의 하노버 영지는 다른 왕이 들어섰다고?'
'프랑스 왕이자 나바라 왕이었는데... 나바라 왕국이 없어졌는데... 안도라 공국의 영주는 프랑스 대통령...'
아직도 저는 이해 중입니다.
근데... 순수한 프랑스인이라고요? ㅋㅋㅋㅋ.... -
패패왕상후권
→ RanomA 작성자
24.07.13 · 121.♡.243.99
유럽의 봉건제도는 너무 복잡해서 잘 이해가 안되지요.
거기에 왕은 사라졌는데도 귀족은 남아있고요.
그러면서도 저들이 상속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건 확실히 알겠더군요. -
Hhumanitas
24.07.13 · 78.♡.45.236
순혈 따지는 것 자체, 저렇게 순수 프랑스인, 순수 게르만인 등등 따지는 것이 극우화 되는 건데, 인식들을 못하고 따라 하죠. -
패패왕상후권
→ humanitas 작성자
24.07.13 · 121.♡.243.99
그러게 말입니다. 나치가 어디 멀리 있는 게 아니지요. -
가가사라
24.07.13 · 112.♡.211.243
유럽인들이 흰색 피부를 가지게 된 건 불과 8천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검은색 피부가 순혈이고, 흰색 피부는 등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돌연변이인거죠.
과학적 사실을 안다면 바보같은 순혈얘기는 꺼내지 말아야해요. -
요요시
24.07.13 · 211.♡.137.39
히틀.........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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